[보험]자동차보험 대전…"15% 저렴"- "싼게 비지떡"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45분


“보험료가 15%나 싸다는 내용의 비교광고를 대대적으로 펼치겠다.”(교보자동차보험)

“‘싼게 비지떡’이란 광고를 손해보험협회 차원에서 내는 방안을 타사들과 논의하고 있다.”(현대해상 관계자)

지난 8일 교보자동차보험이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대신 보험료가 싼 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면서 국내 자동차보험시장이 일촉즉발의 전시상태로 치닫고 있다.

많은 손보사들이 “교보자동차보험이 저가보험료 전략을 내놓았지만 보상조직이 빈약해 고객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에서도 이 전략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쳤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시장에 미칠 충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

대형사와 소형사마다 각기 다른 대응 전략을 짜놓고 있어 국내 자동차보험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감도는 전운(戰雲)〓 교보자동차보험 관계자는 영업현황에 대해 “너무 잘 팔리고 있다”는 한마디로 설명했다. 이번 달은 시험기간으로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예상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 “11월부터 광고비 10억원을 들여 비교광고를 대대적으로 펼치면 시장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이 싸움의 승패는 교보의 보상시스템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보상을 안 해주더라’는 소문이 돌면 인식이 보험료가 아무리 싸더라도 고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기 때문. 이 때문에 교보측은 이 때문에 일단 보상조직이 잘 갖춰진 서울 부산 등 전국 10곳에서만 현재 접수를 받고 있으며 기타지역은 손해율이 낮은 우량 물건만 받고 있다.

교보는 “전국 교보생명 지역 거점에 보상조직을 열었으며 SK의 스피트메이트와 제휴, 긴급출동서비스를 시작한데다 보상직원의 전문성도 뛰어나 타사보다 나은 보상서비스를 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손보사들은 “서울 차가 서울에서만 사고가 나겠냐”며 “보상조직은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게 아니다”며 의미를 폄하하고 있다.

▽변화는 시작됐다〓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

이에따라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은 최근 들어 ‘보장 강화’와 ‘차별화된 보상 서비스’를 위해 인력과 조직을 크게 확충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교보자동차보험의 타켓 고객층이 우리와는 다르다”면서 “보험료 인하 싸움은 절대 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이들 대형사들은 심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보상조직을 확충하고 같은 보험료로 보장을 더욱 강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반면 소형사들은 교보자동차보험이 자신의 텃밭을 집중 잠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교보자동차보험처럼 인터넷이나 전화로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크게 할인하는 상품을 조심스레 준비하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저가보험료 전략이 시장에 먹힐 경우 소형사들은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동반자살이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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