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울진 소나무숲' 병충해에 시름시름

  • 입력 2001년 10월 9일 21시 09분


세계 최고의 소나무숲으로 인정받고 있는 ‘울진 불영계곡 소나무숲’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소광리 불영사 계곡 일대 80㎢에 자라고있는 수십만그루의 소나무숲은 곧은데다 재질이 우수해 조선시대부터 궁궐이나 사찰건축의 재료로 활용돼왔다.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는 지난해 울진소나무숲을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할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런 울진소나무숲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과 솔잎혹파리 같은 병해충에 시달리고 활엽수와의 성장경쟁으로 갈수록 성장이 느리고 면적도 줄어드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현지에서 열린 제2회 ‘울진소나무숲 보존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울진소나무숲을 살리기위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자연경관 송이생산 관광상품 목재생산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소나무숲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북대 임학과 홍성천 교수는 “주민 학생 학자들이 참여해 울진소나무숲을 보존하는 프로그램을 빨리 개발해야 한다”며 “경북도와 울진군은 특별조례를 만들고 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소나무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업연구원 산림자원부 김외정 박사는 “울진소나무는 경제적 관점뿐아니라 조선시대부터 목재 문화재의 재료로 사용된 점에서 역사적 문화적 관점도 중요하다”며 “국제경쟁력을 가진 세계최고의 소나무로서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관서종합환경센터 생물환경연구소 이토 타카에시(伊藤 武) 박사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이 소나무숲이 재선충병 등으로 쇠약해지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와 지자체가 보존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울진〓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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