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동원/'와자유치 특공대' 中공무원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19분


“중국 공항에 내리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두번 정도 전화와 팩스를 교환했던 중국 관리가 공항까지 영접을 나왔던 거죠.”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만난 한국 중견기업인은 투자를 위한 사전 조사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의 경험을 ‘감동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공무원은 이 업체의 공장이 본격 가동된 이후에도 계속 관심을 나타냈다는 것. “이게 바로 원스톱 서비스 아닐까요”라고 그는 덧붙였다.

광저우시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순더(順德)시에 자리잡은 포항제철 투자회사 ‘순더포항도신강판’의 최기영 사장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여기서 3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중국 공무원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게 되더군요. 관리들 때문에 속앓이를 한 적이 없습니다.”

상하이(上海)는 아예 외자유치 ‘특공대’를 가동하고 있다. 200명 정도의 엘리트 공무원들로 구성된 이 특공대는 유창한 영어실력까지 갖추고 외국인투자자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우리측의 한 경제단체 회장은 중국을 둘러본 후 “중국 공무원들의 서비스자세가 너무나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실상은 어떤가. ‘원스톱 서비스’를 오래 전에 도입하긴 했다. 외환위기 후 98년 4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원스톱 서비스센터’가 세워지고 대대적인 홍보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 한해 동안 공장설립 승인 등 외국인투자 일괄처리를 대행한 실적은 고작 2건에 불과하다.

주한 외국기업 단체 관계자는 “이곳을 거쳐 투자업무를 처리할 경우 오히려 절차가 복잡해지는 사례가 종종 생겨 직접 알아서 처리하는 분위기”라고 털어놓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SK텔레콤 지분매각분 제외)는 지난해에 비해 44.8%가 줄어든 25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최근 AT커니란 컨설팅회사가 세계 1000대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외국인 투자매력’에서 중국은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7위에 그쳤다. 관계자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상하이에서>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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