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장순식/산골 면장의 물분배 눈물겨워

  • 입력 2001년 6월 14일 18시 27분


비가 조금 내렸지만 아직도 물 부족으로 논밭이 타들어가고 있다. 태백산 자락에 있는 경북 봉화군도 예외가 아니다. 농민들은 수십리 떨어진 강바닥에 웅덩이를 파고 물을 끌어오기에 바쁘고 면사무소 직원들은 거의 모두 들에 나가 비상 근무를 하고 있다. 민관이 힘을 합쳐 높은 곳에 있는 논부터 물을 대며 모심기를 거의 끝냈다. 그런데 며칠 전 어느 욕심 많은 농민이 도랑을 막아 자기 논에만 물을 댔다. 그 바람에 아래쪽에 있는 논바닥은 점차 말라서 갈라졌다. 면장님은 “여보시오, 그러면 안됩니다”라고 말하며 그 농민을 설득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물 때문에 그토록 애를 태운 산골 면장이야말로 목민심서의 참 목민관이 아닌가 한다.

장 순 식(경북 봉화군 춘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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