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최근 장세에 나타나는 외국인들의 투자패턴

  • 입력 2001년 2월 13일 11시 41분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이 '모멘텀중시형'과 '실적중시형'으로 확연히 대별되고 있다.

전자는 금리인하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투자의 1차 판단자료로 삼는다.

주로 은행주와 증권주 등 금리인하와 유동성증가 수혜주들을 집중 공략한다. 상대적으로 시장흐름에 맞게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후자는 시장지배력과 현금흐름이 양호한 업종대표주들을 선호한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IT 업종이 단기반등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대안세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실적이 뒷받침되는 이들 종목으로 채워넣으려고 한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들 주로 공략하는 외국인들을 '단기투기성향'이 강하다고 간주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은행의 무수익여신증가 등 펀드메털한 측면보다는 '금리인하'라는 시장 모멘텀을 중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신 정부의 정책의도와 시장의 투자심리에 편승해서 단기차익을 실현한다고 본다.

지난주(6일∼12일) 이들은 국민은행(29만주) 신한은행(24만주) 대우증권(11만주) 현대증권(7만 9000주)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국은행의 콜금리인하를 전후로 은행주와 증권주들을 대량으로 매수한 것이다.

현정환 SK증권 선임연구원은 "금융주를 집중 매수하는 외국인들은 시장 모멘텀을 적극 활용해서 단기차익을 올리려고 한다"며 "최근 증권주와 은행주가 상승하면서 이들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과 달리 한국증시에 대한 중장기 투자세력은 한국전력 삼성중공업 삼성SDI 등 업종대표주와 유틸리티주식을 선호한다. 반도체 등 IT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이들 종목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국인들은 같은기간(6일∼12일) 한국전력(13만주) 삼성중공업(13만주) 현대차(8만 3000주) 삼성SDI(3만 7000주) 등을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들은 1월 29일부터 2월 5일사이에도 한국전력을 64만주 사들였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반도체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전력과 삼성SDI 등 경기방어주와 실적호전주를 주목하고 있다"며 "현가격대는 이들 종목의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보고 매수하는 것같다"고 분석했다.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적호전속도에 주가가 뒤따라오길 기대하는 투자라고 김 선임연구원은 설명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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