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동아일보 스포츠부

구독 60

추천

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uni@donga.com

취재분야

2026-05-17~2026-06-16
칼럼47%
생활/가정30%
야구7%
국제일반7%
골프3%
문화 일반3%
각종 경기3%
  • [런던 올림픽 D-8]“주사 자국도 도핑 위반… 슬며시 요구한 감독도”

    1988년 서울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핑이 일어난 사례로 꼽힌다. 캐나다의 벤 존슨은 9초79의 당시 세계기록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하지만 소변 검사에서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실격 처리됐고 금메달은 칼 루이스(미국)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서울 올림픽에서 당시 소련이 가장 많은 도핑을 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주치의인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장(54·사진)은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소련 선수단은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고 인천 앞바다에 띄워 놓은 유람선을 숙소로 썼다. 치외법권 지대나 다름없는 그 안에서 대대적인 ‘혈액 도핑’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이기도 한 박 교수는 수년간 도핑분과위원장을 맡았던 대표적인 도핑 전문가다. 그는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한국 대표 선수단의 주치의로 활동하면서 도핑 방지와 부상 치료 등에 힘썼다. 박 교수에 따르면 ‘혈액 도핑’이 지난 수십 년간 가장 유행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기 피를 뽑아 두었다가 경기 며칠 전 자기 자신에게 수혈을 하는 것이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양이 많아지면서 운동 능력이 월등히 좋아진다. 금지 성분이 포함된 약을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삿바늘 자국을 제외하면 발각될 위험도 없다. 이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혈액 도핑’을 잡아내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해왔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주삿바늘 없음(No needle)’ 정책에 따라 각 팀에서는 주사제를 쓸 수 없다. 모든 주사제를 대회조직위가 보관한다. 이전 대회까지는 각 팀이 주사제를 갖고 있다가 필요에 따라 주사를 놓은 뒤 이후 소명을 하면 됐다. 박 교수는 “2000년대에 동행한 한 종합대회에서 어떤 감독으로부터 ‘선수들에게 영양제를 주사로 놔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놓았다. 영양제에는 금지 약물 성분은 없지만 바늘을 사용한다는 자체가 도핑 위반이었기에 박 교수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그 감독은 “어차피 우리 둘만 비밀로 하면 되는 일 아니냐”며 끈질기게 졸랐다고 한다. 대회가 끝나고 귀국한 직후 박 교수는 경찰이 대표팀의 도핑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핑을 끝까지 막지 않았다면 큰 낭패를 볼 뻔했다. 박 교수는 “도핑은 어떤 식으로든 밝혀지고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선수들에게도 틈나는 대로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IOC가 경기력 강화 물질을 금지하기 시작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도핑이 적발된 사례(승마용 말도 포함)는 모두 99건에 이른다. 박 교수는 “선수들이 복용하는 보약이나 영양제 등을 모두 수거해 일반인들에게 먹여 본 뒤 안정성이 입증된 것만 선수들에게 돌려줬다. 다만 신고되지 않은 영양제를 먹는 선수가 나올까 봐 걱정이다. 도핑 테스트에 걸려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까지 망신당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느림보’ 최동수 발, LG 7연패 끊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2루 쇄도였다. 41세 노장 LG 최동수의 전력 질주는 연패 탈출을 향한 LG 선수들의 강한 열망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LG가 모처럼 공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근 7연패이자 홈구장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SK의 경기. LG가 2-1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8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최동수는 SK의 3번째 투수 이재영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냈다. 걸음이 느린 최동수로서는 2루로 뛸 상황이 아니었다. 더구나 공을 잡은 건 강견으로 유명한 SK 김강민이었다. 하지만 최동수의 발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거침없이 2루로 뛰었다. 당황한 김강민이 뒤늦게 공을 던졌지만 최동수의 발은 이미 2루 베이스를 밟은 뒤였다. 이 주루 플레이 하나가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꿨다. LG는 한 점 차로 리드하고 있긴 했지만 불안한 처지였다. 6회말 1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무산시키는 바람에 역전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한 점이 절실했던 LG로선 무사 2루 상황이 반가웠다. 최동수는 곧바로 발 빠른 주자 김일경으로 교체됐다. 이후 1사 1, 3루 김태군의 타석 때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가 나왔다. 방망이가 약한 김태군이 1루 쪽으로 스퀴즈 번트를 대 한 점을 보탰다. “상황에 따라 에이스 주키치를 중간 계투로 투입할 수도 있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던 LG 김기태 감독은 6회에 정말로 주키치를 등판시켜 2이닝을 막게 했다. 8회와 9회는 각각 유원상과 봉중근이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LG의 3-1 승리. 전직 메이저리거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서재응(KIA)과 김선우(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주 경기는 김선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김선우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두산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5월 22일 SK전 이후 56일 만의 승리. 최근 개인 5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서재응 역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회 김현수에게 결승 2점 홈런을 맞은 게 패인이 됐다. 목동 경기에서는 넥센이 롯데에 6-3으로 역전승했다. 삼성-한화의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2-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공의 북’ LG… 롯데 KIA 삼성 두산 넥센 돌아가며 쌍둥이 울려

    성적이 좋든 나쁘든 프로야구 LG는 화제가 만발한 팀이다. 그래선지 야구판에는 LG와 관련된 신조어가 많다. LG는 또 사방이 라이벌이다. 시즌 초 의외의 선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LG는 6월 말 이후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 공교롭게 LG의 발목을 잡은 팀들은 모두 LG와 오랜 기간 숙적 관계였다. ▽엘꼴라시코=순항하던 LG의 추락은 6월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시작됐다. 이날 LG는 9회까지 4-2로 앞서다 9회초 마무리 봉중근이 강민호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은 뒤 역전패했다. 문제는 봉중근이 홧김에 소화전을 오른 주먹으로 쳐 골절상을 당한 것. 이튿날 LG는 마무리 부재 속에 또다시 9회 이후 역전패했고 다음 날은 완패했다. 롯데와의 3연전을 다 내준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엘꼴라시코(LG와 ‘꼴찌’ 롯데 대결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인 ‘엘클라시코’에 빗대 만든 신조어)에서 승리한 롯데는 이후 급상승세를 탔다. ▽엘롯기 동맹=2000년대 중반 LG는 롯데, KIA와 함께 하위권을 전전했다. 팬들은 암흑기를 맞은 이 세 팀을 묶어 ‘엘롯기 동맹’이라고 불렀다. 롯데전 3연패로 처음 5할 승률이 붕괴된 LG는 6월 26∼28일 KIA와의 잠실 3연전을 고스란히 내줬다. 올해 LG는 KIA와의 맞대결에서 2승 9패(1무)다. ▽모기업 대리전=LG는 상황이 가장 안 좋을 때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던 삼성을 만났다. 모기업 간의 치열한 라이벌 의식은 야구단이라고 다르지 않다. 두 팀은 서로 트레이드도 하지 않는다. LG는 이달 3, 4일 삼성에 연패를 당했다. 일주일 후인 10일과 12일에도 두 경기 내리 한 점 차로 졌다. 비 때문에 2경기가 취소됐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6번 모두 다 질 뻔했다. ▽한 지붕 두 가족과 ‘엘넥라시코’=잠실구장을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도 이번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6월까지 LG는 두산에 7승 1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었지만 7, 8일 경기에서는 연패를 당했다. ‘엘넥라시코’(LG와 넥센의 라이벌전)란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수년째 만나기만 하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넥센에는 13일 2-10으로 완패했다. 시즌 상대 전적은 4승 8패. 이날 패배로 연패는 올해 최다인 ‘7’까지 늘어났다. ▽DTD=현대 시절 김재박 감독이 남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란 한국식 영어에서 유래한 유행어다. LG가 추락하면서 DTD란 말도 자연스럽게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LG는 15일 현재 32승 2무 41패로 6위 KIA에 4.5경기 뒤진 7위에 머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LG의 운명은 DTD로 끝날까, 아니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14, 15일 장맛비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LG는 17일부터 최근 회생의 조짐을 보이는 SK와 3연전을 치른다. 한편 삼성은 15일 대구에서 이승엽의 2점 홈런 등 장단 13안타를 집중시켜 KIA를 11-8로 꺾고 선두를 유지했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500홈런에 1개만을 남겨뒀다. 사직(한화-롯데), 잠실(넥센-LG), 문학(두산-SK)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2-07-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만수-기요하라 한일 거포대결… 레전드매치 양국 명단 확정

    ‘국보’ 선동열(현 KIA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시절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손꼽혔지만 한 번도 세이브 1위를 해 보진 못했다. 요코하마에서 뛰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둘이 10여 년 만에 마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이들을 포함해 한일 프로야구의 전설이 20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판 승부를 겨루는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의 양국 대표팀 명단이 12일 확정됐다. 한국 대표팀에는 선 감독을 비롯해 김시진(넥센) 이만수(SK) 김기태(LG) 한대화(한화) 류중일(삼성) 등 6개 구단의 현역 감독이 포함됐다. 여기에 ‘바람의 아들’ 이종범과 양준혁 박정태 이순철 등 22명의 정예 멤버를 꾸렸다. 일본 대표팀에는 통산 525홈런을 기록한 기요하라 가즈히로, ‘퍼펙트의 사나이’ 마키하라 히로미 등이 출전한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토 쓰토무 두산 수석코치,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코치, 후쿠하라 미네오 한화 수비코치도 18명의 대표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과 한신 감독 출신 후지타 다이라 씨가 양 팀 지휘봉을 잡는다. 13일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입장권을 판매하며 SBS-ESPN이 생중계한다. 입장권 가격은 VIP석 8만 원, 테이블석 6만 원, 블루 2만5000원, 레드 2만 원, 옐로 지정석 1만5000원, 외야 자유석 1만2000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장원삼 10승… LG 울리고 다승 단독선두

    배구에서만 ‘블로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야구에서 포수도 블로킹을 잘해야 한다.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의 승부를 가른 것도 블로킹이었다. 삼성의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선발 투수 장원삼의 원바운드 공을 곧잘 막아냈다. 반면 LG 포수 김태군의 블로킹은 아쉬움이 남았다. 2-2 동점이던 5회 수비. 1사 1루 박한이 타석에서 투수 김광삼이 던진 2구째 원바운드 공이 김태군의 몸을 맞고 뒤로 빠지면서 1사 2루가 됐다.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아내 한숨 돌렸지만 이승엽 타석에서 다시 원바운드 공이 김태군 뒤로 빠졌다. 이 공은 백네트까지 굴러갔고 그 사이 발 빠른 2루 주자 김상수는 홈까지 밟았다.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5이닝 2실점으로 3-2 승리를 이끈 장원삼은 8개 구단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두산은 잠실에서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1, 2루에서 터진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한화에 4-3으로 역전승했다. 광주(KIA-롯데)와 문학(SK-넥센)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12-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뭐지… KIA서 풍기는 승리의 향기

    “우리 팀이 자선사업하는 곳도 아니고….” 5월 테스트를 통과한 뒤 계약을 하러 KIA 구단 사무실을 찾은 최향남(41·사진)에게 구단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최향남을 바라보는 구단의 눈길은 냉정하다 못해 쌀쌀하기까지 했다. 그럴 만도 했다. 최향남은 올해 한국 나이로 42세나 된 베테랑 투수다. 지난해 중반 팔꿈치가 아파 롯데에서 방출된 뒤 1년 넘게 실전 마운드에 서지도 못했다. 다른 구단에 테스트를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인 팀은 한 곳도 없었다. 더구나 KIA는 시즌 직전 프랜차이즈(KIA의 안방인 광주출신을 의미) 스타 이종범(42)을 은퇴시키면서 적지 않은 홍역을 치렀다. 세대 교체를 이유로 이종범을 버렸는데 이종범과 최향남은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빗발치는 팬들의 비난에 구단의 처지도 난처했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단호했다.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최향남의 입단을 관철시켰다. 선 감독은 “투수와 타자는 다르다. 야수인 종범이는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투수는 1이닝만 제대로 던질 수 있어도 제 몫을 할 수 있다.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선 감독이 최향남과 의기투합한 장소는 방문경기 때 숙소에 있던 사우나였다. 아침 일찍 일어난 선 감독과 오전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최향남이 우연히 사우나에서 만난 것이다. 선 감독은 최향남에게 “나도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해 봐서 외국에서 살아남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향남이 너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동안 절실함을 가졌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같은 감독의 신뢰는 최향남에게 큰 힘이 됐다. 최향남의 입단은 KIA의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6월 중순 1군에 합류한 최향남은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그는 부상 중인 한기주와 왼손 타자에게 약점을 보이는 유동훈을 대신해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10일 현재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3세이브와 2홀드를 거뒀다. 8일 넥센전은 최향남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였다. 2-1로 앞선 9회말 등판한 최향남은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속 140km가 안 되는 직구였지만 공격적인 투구와 빠른 투구 템포는 상대 타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최향남이 입단하기 직전까지 하위권에 머물던 KIA는 뒷문이 안정되면서 6월 말 7연승을 거두는 등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어느덧 5할 승률(33승 4무 33패)에도 복귀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선 감독의 ‘한 수’가 쓰러져 가던 KIA를 살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메이저 여왕’된 얼짱 골퍼… “귀하신 몸 모셔라”

    ‘얼짱 골퍼’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최나연(25·SK텔레콤)은 원래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골프도 잘 친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그를 주변에서 가만 놔둘 리 없다. 자연스럽게 그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최나연은 상금을 제외하고 스폰서 계약금으로만 10억 원을 넘게 받았다. 성적까지 좋아 인센티브 금액까지 합치면 20억 원 이상을 벌었다고 한다. 9일 US오픈 우승으로 최나연은 ‘메이저대회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경력까지 추가했다. 세계 랭킹도 5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인기 상한가다. ○ 광고 효과 톡톡최나연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즐긴다. 안 그래도 화려한 옷이 스폰서 로고로 인해 더욱 화려해 보인다. 최나연은 옷과 모자에 무려 5개 회사의 로고를 달고 다닌다. 그가 걷고, 스윙을 할 때마다 스폰서 로고도 같이 움직인다. 모자 중앙과 가슴 왼쪽, 왼팔에는 메인스폰서인 SK텔레콤의 로고가 있다. 모자 왼쪽에는 KDB대우증권의 로고를 달았고, 오른팔에는 스카이72(골프장)와 스릭슨(골프용품 제조업체)의 로고를 부착했다. 가슴 오른쪽에는 의류회사 헤지스의 로고인 왕관 쓴 개가 자리 잡고 있다.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도 스폰서들이 숨어 있다. 최나연은 공과 장갑, 골프화는 타이틀리스트 제품을 사용하기로 계약했다. 한국과 미국의 자생한방병원에서는 무료로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고, 한국팜비오가 제공하는 건강보조식품을 먹는다. 많이 걸어야 하는 골프 선수의 특성상 깔창 전문회사인 피제이튠의 도움도 받는다. 재작년에는 수입차 업체인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와 계약해 한국에 머물 때는 이 회사가 제공하는 차를 이용한다. 그 대신 경기 중에는 이 자동차 업체의 로고가 박힌 캐디백을 사용한다. 최나연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의 한 관계자는 “최나연의 캐디백이 미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LPGA 선수 가운데는 이런 대우를 받는 선수가 거의 없어 최나연이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 최나연 모시기 전쟁이전부터 최나연을 후원하고 싶어 하는 업체는 상당히 많았다. 한 화장품 업체와 골프용품 업체는 TV 광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나연은 매니지먼트사와 상의해 대부분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세마 관계자는 “들어오는 대로 후원을 받고, CF를 찍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연예인이 아니라 운동선수라는 생각이 강하다. 자신의 이미지에 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거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이번 US오픈 우승으로 최나연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이름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최나연을 모시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당’ 중앙지정석 티켓 품귀… ‘야구 접대’

    프로야구 경기를 앞둔 오후 6시. 서울 잠실야구장 주변은 요즘 인산인해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양복 차림의 회사원들이다. 이들은 맥주와 먹을거리를 챙긴 채 삼삼오오 경기장에 입장한다. ‘구도(球都)’ 부산 사직구장이나 인천 문학야구장 역시 가족, 연인이 즐기는 문화공간이자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자리 잡았다. 두산 팬인 이상현 씨(47·서울 청담동)에게 잠실구장은 비즈니스 무대다. 중견 사업체를 경영하는 이 씨는 지난해 겨울 잠실구장 중앙 지정석에 앉을 수 있는 연간권 2장을 장당 250만 원을 주고 어렵게 구입했다. 중앙 지정석은 포수 뒤쪽에 위치해 야구장이 한눈에 보이는 ‘명당’이다. 이 씨는 “좋은 자리에서 야구를 보고 싶어 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술이나 골프로 접대를 했지만 요즘은 야구장으로 모시고 온다. 3∼4시간 동안 함께 ‘치맥(치킨+맥주)’을 먹으며 응원을 하다 보면 쉽게 이야기가 풀린다”고 했다. 스포츠 마케팅 업체인 IB스포츠도 잠실구장 연간권을 구입했다. 송재우 이사는 “회사 특성상 표 청탁이 워낙 많아 연간 티켓을 구입했다.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 입장권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백순길 LG 스포츠단 단장은 요즘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귀한 손님 모시고 가니 좋은 좌석 좀 챙겨 달라”는 청탁을 받을 때마다 이를 정중히 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잠실구장 중앙 지정석, 일명 프리미엄석은 약 200석이다.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이를 원하는 사람들은 급증하는 추세여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LG는 지난해까지 좌석당 280만 원을 받던 프리미엄석 연간권 가격을 올해부터 450만 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그럼에도 연간권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모두 팔렸다.잠실구장을 함께 홈으로 쓰는 두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두산은 1990년대 초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중앙 지정석을 연간권으로 판매했다. 2006년 80만 원이었던 좌석 가격은 올해 250만 원까지 올랐다. 두산은 120명 남짓한 기존 회원에서 결원이 생길 때만 연간권을 판매하는데 대기자 수가 200명이 넘는다. ○ “한번 앉아보면 못 떠난다” 중앙 지정석에 특별한 편의시설이 있는 건 아니다. 음식물을 놓는 테이블이 있고 늦게 입장해도 편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는 정도다. 그럼에도 지정석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회사원 한상균 씨(38)는 “포수 바로 뒷자리다 보니 투수가 던지는 구질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또 남들과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는 기분도 들었다”고 했다. LG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벤처회사 사장 등 연간권 구입자 가운데 젊은층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는 SK는 8∼16명을 수용하는 스카이박스 36개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 대형 병원, 제약회사들이 접대를 위해 1300만∼3100만 원에 이르는 연간권을 아낌없이 구입했다.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바비큐존 역시 인기가 높다.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의 중앙 지정석 연간권 500개(좌석당 161만7000원)는 판매 시작과 함께 모두 동이 났다. 700만 관중 시대를 앞둔 프로야구는 이제 단순히 경기를 즐기는 곳을 넘어 사교와 접대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녀양궁대표 결승 가정해 원주 군부대서 실전훈련

    2012 런던 올림픽 공식 엠블럼이 새겨진 과녁과 경기 상황을 생중계하는 대형 스크린, 그리고 변화무쌍한 바람까지. 3일 강원 원주시 제1군수지원사령부 연병장은 런던 올림픽 양궁 경기장인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했다. 사로 양편에는 관중 역할을 맡은 장병 700여 명이 나란히 앉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첫 4개 전 종목(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 석권을 노리는 양궁 대표팀이 이곳에서 열린 최종 리허설에서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성진(27·전북도청)-최현주(28·창원시청)-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과 임동현(26·청주시청)-김법민(21·배재대)-오진혁(31·현대제철)이 짝을 이룬 남자 대표팀은 각각 실업팀인 현대백화점과 현대제철을 상대로 올림픽 결승전을 상정한 단체전 경기를 치렀다. 실업팀이라고는 해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현대백화점에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등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윤미진이 버티고 있었다. 여자 대표팀은 2엔드까지 112-103으로 크게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3엔드 들어 이성진과 최현주가 연달아 7점과 5점을 쏘더니, 4엔드에서는 나란히 5점과 6점을 쏘며 무너졌다. 국가대표 선수에게선 좀처럼 보기 힘든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최종 스코어 206-209의 패배.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성진은 “군인들의 함성과 야유에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 비록 지긴 했지만 남은 기간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6회 연속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노다지 종목이다. 장영술 총감독은 “선수들이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지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현대제철을 223-217로 꺾기는 했어도 평소 연습 때 기록하던 228∼230점 기록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오선택 남자 대표팀 감독은 “남자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고 할 만하다. 연습 때 기록을 실전에서도 쏘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궁 대표팀은 4일 실업팀들과의 경기를 더 치른 뒤 19일 런던으로 출국한다.원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연아, 은퇴설 일축 기자회견… “다시 출발선으로” 피겨 퀸의 귀환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입니다.”이 한마디에 모든 뜻이 담겨 있었다. 2일 오후 기자회견장인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 들어선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는 이 같은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점(228.56점)으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지난해 4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을 마지막으로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와 아이스쇼 등 대외활동과 그동안 밀렸던 학업에 충실했다. 그러나 1년 넘게 대회에 나서지 않으면서 은퇴설이 불거졌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에 김연아가 자신의 진로를 밝힐 것이라고 했을 때만 해도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예상이 반반으로 갈렸다. 김연아의 최종 선택은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태릉선수촌에서 어린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자극을 받고 새로운 동기를 갖게 된 결과였다. 그는 “최고에 대한 부담감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포기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고 인생의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았다”며 현역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젠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 출발을 하겠다. 팬 여러분도 후배 선수들과 똑같은 국가대표 김연아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는 이어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 그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치 올림픽에서의 은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김연아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소치 겨울올림픽 전망도 밝아졌다. 그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10위 안에만 들면 한국은 2장의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다. 김연아는 “밴쿠버 때 (곽)민정이랑 함께 나갔던 것처럼 소치에도 후배와 함께 출전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출전에 필요한 ‘기준기록’을 통과하기 위해 이르면 올해 가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남녀 골퍼들 “日그린은 우리 땅”

    《 ‘일본 골프, 홈에서 굴욕.’ 1일 끝난 한일 프로골프 대항전 밀리언야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하자 일본의 한 골프 전문 사이트는 이 같은 제목으로 일본의 패배를 전했다. 이날 한국 남녀 골퍼들의 맹활약은 일본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한국 남자 골퍼들은 2년 연속 대항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니치이코 오픈에서는 전미정(30·진로저팬)이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 한국 남자 골프의 양대 산맥 최경주(42·SK텔레콤)와 양용은(40·KB금융그룹)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 투어 상금왕 배상문(26·캘러웨이)과 2010년 상금왕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도 출전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같은 기간 미국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내셔널에 참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빈자리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10명의 한국 대표팀은 한일 프로골프 대항전 밀리언야드컵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일 일본 나가사키 현 패시지 긴카이 아일랜드GC(파71·706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홍순상(31·SK텔레콤)과 류현우(31)가 승점 2점을 추가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3일간 열린 대회에서 한국은 11승 2무 7패를 기록해 종합점수 12 대 8로 일본을 꺾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으로 통산 전적에서도 3승 1패로 앞섰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의 우승은 예정돼 있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에서 한국은 4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30일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에서도 4승 1무를 기록하며 전날까지 중간 점수 8.5 대 1.5로 앞섰다. 이날 일대일로 맞붙는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 두 번째 경기에서 홍순상이 5언더파로 다니하라 히데토를 5타 차로 따돌렸고, 류현우가 5번째 경기에서 1언더파로 다카야마 다다히로를 2타 차로 누르면서 한국은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은 이날 3승 1무 6패를 기록했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기엔 충분했다. 일본은 PGA에서 뛰는 이시카와 료를 팀에 합류시키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한국의 벽을 넘진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끝판왕, 야구역사 새판왕… 오승환 통산 최다 228세이브

    지난달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경기. 삼성이 4-1로 앞선 8회초 2사 후 등판한 마무리 오승환은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개인 통산 227세이브째로 김용수(전 LG)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와 타이를 이루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의외의 해프닝은 9회초 넥센의 마지막 타자 유한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벌어졌다. 공을 잡은 중견수 정형식이 습관적으로 이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뒤늦게 사태를 알아차린 정형식은 공을 받은 관중에게 요청해 간신히 이 공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역사적인 공을 오승환 본인이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넥센전. 3-1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6번째이자 개인 통산 228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김용수를 넘어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오승환은 김용수가 609경기 동안 이뤘던 기록을 240경기나 단축하며 369경기 만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번에는 역사적 기록을 세운 공을 얻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었다. 9회초 마지막 타자 유한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하면서 포수 진갑용이 손수 오승환에게 이 공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 첫해이던 2005년 후반부터 마무리 투수가 된 오승환은 이듬해인 2006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47세이브를 달성하며 당대 최고 마무리로 올라섰다. 순항하던 오승환은 팔꿈치 부상이 재발한 2010년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 다시 47세이브를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오승환은 “세이브는 내 혼자 힘으로 한 게 아니다. 포수의 좋은 리드와 수비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단한 기록이긴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미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는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가 보유하고 있는 608세이브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주니치의 이와세 히토키가 1일 현재 33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날 넥센을 3-1로 꺾은 삼성은 올 시즌 처음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달 말까지 7위로 처져 있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6월 들어 15승 1무 9패의 급상승세를 타더니 7월 첫날 1위에까지 등극했다. 두산은 롯데를 7-2로 꺾고 4연승을 달렸고, KIA는 한화에 2-1로 승리하며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LG는 SK를 5-2로 눌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비 믿고 던질 뿐… 난 강심장 아니다” ‘돌부처’ 오승환 일문일답

    오승환은 표정이 다양한 선수가 아니다. 이길 때나 질 때나 한결같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희미한 웃음만 지었다. 그래서 별명도 ‘돌부처’다.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를 달성한 1일에도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을 뿐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오늘 팀이 이겨 1위가 됐다고 들었다. 내가 세이브 기록을 세우고 팀이 1위를 해 기분이 좋다.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기록은 의식하지 않았다. 올라가서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강심장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솔직히 강심장은 아니다.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포수 진갑용 선배의 리드를 따르고 수비수를 믿고 던지는 것뿐이다. 내가 나오면 수비수들이 더 신경을 쓴다. 그래서 안심하고 던질 수 있는 것이다.”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원래 모자를 벗고 진갑용 선배한테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리려고 했다. 갑용 선배가 먼저 안아주듯 등을 두드려 주시더라. 중요한 경기가 끝나면 어떤 세리머니를 할까 준비를 하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진 않더라. 항상 어색하다.” ―앞으로 목표는…. “세이브는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블론 세이브를 안 하는 건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게 목표다. (스포츠통계회사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오승환이 기록한 블론 세이브는 16차례에 불과하다.) 2009년과 2010년엔 아파서 많이 나오지 못했다. 앞으로는 부상 당하지 않고 오래 뛰는 게 목표다. 어떤 기록을 남길진 모르겠지만 하는 데까지 해보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7개 대회중 9승… 공포의 태극낭자

    딱 1주간이었다. 일본 여자 골퍼들이 안방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주인공이었던 것은. 한 주를 쉬었던 한국 낭자들의 일본 공습이 다시 시작됐다. 베테랑 전미정(30·진로저팬·사진)이 1일 끝난 니치이코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전미정은 이날 일본 도야마 현 야쓰오CC(파72·650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하라 에리나(7언더파 209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5월 열린 리조트 트러스트 레이디스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째이자 일본 투어 통산 19승째. 우승 상금 1080만 엔(약 1억5600만 원)을 더한 전미정은 올해 7050만6832엔(약 10억1800만 원)을 벌어들여 상금 랭킹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날 전미정의 우승으로 한국 낭자들은 올해 일본 여자 투어에서 열린 17개 대회 가운데 9승을 합작했다. 일본 선수들의 우승 횟수(7번)보다 2번이나 많다. 나머지 1번은 한국 업체인 코오롱의 후원을 받는 펑샨샨(중국)이 차지했다. 5월 이후 한국 낭자들의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5월 초 안선주가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박인비와 이지희가 3주 연속 우승을 합작했다. 5월 말 요넥스 레이디스에서 펑샨샨의 우승으로 연속 우승이 끊겼지만 6월 초부터 다시 전미정-김효주-신현주가 3주 연속 우승했다. 지난주 일본 선수인 하토리 마유가 우승하면서 4주 연속 우승이 물 건너갔지만 일주일 만에 전미정이 우승컵을 가져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7-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림야구… LG-KIA 까까머리 대결

    LG 주장 이병규(등번호 9번)는 28일 KIA와의 안방경기를 앞두고 머리를 빡빡 밀고 잠실구장에 나타났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동료 선수들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전날까지 팀은 속절없이 5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시즌 후 줄곧 상위권이던 성적도 6위로 곤두박질쳤다. 이 모습을 본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삭발 대열에 동참했다. 훈련을 일찍 끝낸 몇몇은 구장 인근 이발소로 가 머리를 밀었다. 시간이 모자란 선수들은 정성훈의 라커룸에 비치돼 있던 전동 트리머(일명 바리캉)로 손수 머리를 깎았다. 입단 11년 차인 한 선수는 “모든 선수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삭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LG 선수들이 이처럼 모두 빡빡머리가 되면서 경기 직전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 때 프로야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KIA 선수들 역시 까까머리 일색이었던 것이다. KIA 선수들은 22일 SK와의 안방경기를 앞두고 단체로 삭발을 했다. “짧은 머리로 분위기를 일신해 보자”는 고참 포수 김상훈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이날 경기는 LG 대 KIA의 대결이었지만 헤어스타일로 보면 ‘서울고’와 ‘광주일고’의 대결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연패 탈출을 위한 LG 선수들의 결의는 높이 살 만했지만 결과는 뜻처럼 되지 않았다. 이진영과 정성훈, 마무리 투수 봉중근 등 부상으로 결장한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정신력으로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날까지 4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KIA 타선은 초반부터 LG 선발 우규민을 두들겼다. 1회와 2회에 각각 2점을 뽑는 등 5회까지 7점을 얻었다. 7-3으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는 이적생 조영훈이 LG의 두 번째 투수 이성진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13으로 패하면서 6연패의 늪에 빠진 LG는 KIA에 6위 자리를 내주고 7위로 내려앉았다. 롯데는 선발 사도스키의 7이닝 2실점 호투와 강민호의 쐐기 2점 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5-2로 꺾고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은 SK에 6-0 영봉승을 거뒀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수확하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넥센을 6-4로 눌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2-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발 8000m서 정체사태 ‘예고된 에베레스트 人災’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50m) 등정은 모든 산악인의 꿈이다. 하지만 좀처럼 품을 허락하지 않는 지구의 지붕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이젠 사고가 예견되는 ‘죽음의 지대’가 될 가능성이 커져 버렸다.”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67)의 말처럼 네팔 에베레스트에선 요즘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5월 19일에는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각국 등반대 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996년 5월 14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사건 이후 최악의 인명 사고였다. 희생자 가운데는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등정에 나선 대전 충남고 OB산악회 소속의 송원빈 씨(44)도 있었다. ○ 에베레스트의 불편한 진실국내외 산악계는 이번 사고를 ‘예견된 인재(人災)’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등반대와 빈도가 잦아지는 히말라야 기상이변으로 인해 잠재된 사고라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당시 정상 등정에 성공했던 오영훈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OB산악회 대장(34)에게서 단독 입수한 사진을 보면 이날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는 셰르파를 포함해 수백 명이 몰렸다. 사고 며칠 전까지 기상 악화로 정상 부근에 대기하고 있던 팀들이 날씨가 좋아지자 한꺼번에 정상 정복에 나선 것이다. 오 대장은 “우리 팀은 18일 저녁에 출발해 19일 새벽에 정상을 밟았다. 같은 날 200명 정도가 함께 정상 정복에 나선 것 같다. 이 정도 인원은 전례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네팔 관광성이 10만 달러의 입산료만 내면 무제한적으로 입산을 허가해 준 게 가장 큰 사고 원인이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고(故) 고상돈이 197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 8번째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할 때만 해도 그해 입산 허가를 받은 팀은 한국밖에 없었다. 1980년대 들어 루트당 한 팀에만 허가를 내주더니 1990년 중반부터는 무제한으로 허가를 내주기 시작했다. 여기에 돈을 받고 등반을 도와주는 상업 등반대까지 난립하면서 에베레스트는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산이 되어 버렸다. 한 산악인은 “8000m 이상 루트는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힘든 난코스가 이어진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기다리는 동안 산소가 떨어지고 체력도 급격히 바닥나면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했다. 고 송원빈 대원도 해발 8600m 부근의 정체지역에서 산소 부족으로 정신을 잃은 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자연 훼손도 심각하다. 사람들의 배설물에다 산소통 등이 버려져 있고 사고를 당한 시신도 곳곳에 방치되어 있다는 게 산악인들의 증언이다. ○ “에베레스트 입산 허가 제한해야”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 회장은 최근 이란 타브리즈에서 열린 아시아산악연맹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 회장은 회의에 참가한 8개 이사국 대표단과 함께 네팔등산협회 대표단에게 “한 시즌 입산 허가 원정대 수를 제한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네팔 측도 이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문제는 입산 허가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버는 네팔 정부가 태도를 바꿀지 여부다. 아시아산악연맹은 국제산악연맹과 공조해 네팔 정부에 시즌별 원정대 수 제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많은 사람이 에베레스트를 오르려고 할수록 사고의 잠재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등산은 집에서 출발해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THANK YOU,MOM!]장미란을 키운 이현자씨

    《이용대(24·삼성전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깜짝 윙크’를 날렸다. 헌신적으로 자신을 뒷바라지한 어머니 이애자 씨(50)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7월 27일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뒤에도 음으로 양으로 이들을 도운 ‘엄마’들이 있다. 본보는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이들을 키운 엄마들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THANK YOU, MOM!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은 역도 선수 장미란(29·고양시청)을 키운 이현자 씨(54)다.》 딸은 일주일째 말을 하지 않았다. 밥상을 차려놔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식구들이 밥을 다 먹고 난 뒤 동생이 새로 상을 차려주면 그제야 겨우 숟가락을 들었다. “엄마가 억지로 역도를 시켰기 때문”이라는 게 냉전의 이유였다.엄마도 처음엔 딸을 평범하게 키우고 싶었다. 여느 여자아이처럼 예쁜 옷을 입히고 피아노 학원을 보냈다.역도를 시키려고 마음먹은 건 중학교 2학년이던 1997년 여름 방학 때였다. 딸은 아마추어 역도 선수 출신인 아빠의 힘과 뜀박질을 잘했던 엄마의 순발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덩치가 컸지만 학교 체력 테스트에서 달리기와 멀리뛰기를 했다 하면 1등이었다. ‘역도를 하면 잘할 것 같다’고 확신했다. 싫다는 딸의 손을 억지로 끌다시피 역도부에 데려갔다. 그런데 역도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어디선가 “쟤는 남자보다 덩치가 크다”는 말이 들렸다. 놀림을 당했다고 생각한 딸은 곧바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공부를 잘했다면 딸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 때 원하던 고교에 갈 성적이 되지 않자 엄마는 다시 딸을 강제로 역도부로 보냈다. 세계에서 가장 힘 센 여자가 된 역사(力士) 장미란의 탄생이었다.○ 세계 챔피언을 키운 칭찬의 힘출생 당시 몸무게가 4.00kg으로 다소 큰 편이었지만 장미란은 어린 시절 그저 통통한 정도였다. 그림 그리기와 소꿉놀이를 좋아하는 보통 여자 아이였다.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에 들어서면서 먹성이 좋아지더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어머니 이 씨의 고민이 시작된 게 이 즈음부터다. “더 먹겠다”는 딸과 “그만 먹어라”는 엄마의 신경전이 매일같이 벌어졌다. 최근 강원 원주의 집에서 만난 이 씨는 “2년 넘게 체중 조절하라며 잔소리를 많이 했다. 딸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계모’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장미란이 역도를 시작하면서 더이상 ‘먹성’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쓰기 위해선 잘 먹어야 했다. 처음엔 싫다며 울고불고하기 일쑤였지만 장미란은 곧장 역도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바벨을 잡은 지 열흘가량 지났을 때 시험 삼아 출전한 강원도내 중학생 대회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당시 출전 선수는 장미란을 포함해 2명뿐이었다. 하지만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던 그에겐 인생 역전의 계기가 된 소중한 우승이었다.이후 장미란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역도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성인 무대를 제패했고,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엄마도 덩달아 신이 났다.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안다” “천부적으로 타고났다”는 칭찬 속에 장미란은 매년 자신의 기록을 경신해 나갔다.○ 베풂과 배려를 가르치다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서 세계기록(326kg)으로 금메달을 따며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최고 스타가 된 뒤에도 그는 여전히 겸손하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항상 베풀기 위해 노력한다.장미란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는 일화 한 토막. 고양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2009년 겨울. 역도 선수를 꿈꾸는 형제가 장미란을 만나기 위해 서울 태릉선수촌에 찾아왔다. 장미란은 이들의 고민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더니 옷을 갈아입고 오겠다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10여 분 후 장미란은 두 손에 역도화와 잠바를 들고 나타났다. 대화 도중에 형의 역도화 사이즈가 자신과 같다는 걸 들은 장미란이 숙소에 가서 이를 챙겨온 것이다. 그는 “내가 신으려고 사놓은 역도화인데 새 거야. 잠바는 몇 번 입은 건데 미안하다”며 형에게는 역도화를, 동생에겐 잠바를 선물했다.▼엄마는 딸의 재능을 들어올렸고, 딸은 세상을 들었다▼이 같은 나눔과 배려의 정신은 어릴 적 어머니 이 씨로부터 배운 것이다. 장미란이 다니던 초등학교 근처에는 어려운 소년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시설이 있었다. 딸의 생일날이 되면 이 씨는 장미란에게 “생일잔치에는 엄마, 아빠 없는 애들만 초대해”라고 했다. 시설의 아이들이 오면 이 씨는 잔칫상을 차리고, 목욕을 시키고, 저녁까지 먹여서 보냈다. 이 씨는 또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를 싸게 대량으로 구입해 살림이 어려운 집에 보내곤 했다. 이때의 심부름은 장미란과 두 동생이 했다. 이 씨는 “우리도 넉넉한 살림이 아니었지만 주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남에게 베풀면 이상하리만치 주위에서 생기는 게 많더라. 미란이도 어릴 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고 했다.○ 고맙다, 사랑한다 딸장미란은 “엄마가 없었다면 내가 지금처럼 행복하게 역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어머니 이 씨는 장미란을 “그냥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딸”이란다. 장미란이 원주에 있는 집에 들를 때면 아직도 엄마와 함께 잠을 잘 정도로 모녀 관계는 각별하다. 모녀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이 씨는 “가세가 기울었던 1990년대 말 몇 년간 곰탕집을 했다. 당시 다섯 식구가 식당에 딸린 단칸방에서 함께 생활했는데 그때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당시는 장미란이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고교생이던 장미란은 힘든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곰탕 그릇부터 날랐다. 두 동생과 함께 설거지와 청소도 도맡아 했다.식당은 오전 6시에 문을 열어 다음 날 오전 2시에나 닫았다. 집에는 목욕탕이 없어 장미란은 손님이 다 빠져나간 뒤에야 주방에서 몸을 씻었다. 샤워를 하다가 손님이 들어오면 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온 날도 있었다. 그래도 장미란은 불평 한번 하지 않았다. 이 씨는 “다섯 식구가 사는 그 좁은 방에 피아노가 있었다. 가끔씩 미란이가 피아노를 쳐 줬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렸다”고 했다.장미란은 7월 27일 시작되는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엄마는 마음으로 장미란과 함께한다. 이 씨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란이가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 꺼칠해진 손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고생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하는 역사적인 인물이 되게 해 달라고 아침저녁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이 씨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힌 듯했다. “힘내, 우리 딸. 고맙고 사랑한다.”원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야구 퍼펙트 무산 잔혹사… 닿을듯 말듯 31년… ‘신기루’ 퍼펙트

    ▷영화 ‘퍼펙트게임’은 롯데 투수 최동원과 해태 선동열이 1987년에 펼친 15회 연장 혈투를 다룬 영화다. 제목과는 달리 두 투수는 퍼펙트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 한국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둘이 못해 봤으니 31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에서 퍼펙트게임이 안 나온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아니, 한 명이 있긴 하다. 롯데 투수 이용훈이다. 그는 지난해 9월 17일 한화와의 2군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유일의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바로 그 이용훈이 24일 LG전에서 또 한 번 대형 사고를 칠 뻔했다. 8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5개를 남기고 최동수에게 왼쪽 안타를 내주며 대기록을 날려 버렸다. 경기 후 그는 “퍼펙트게임은 천운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훈의 말처럼 퍼펙트게임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투수 혼자 잘 던진다고 되는 게 아니다. 포수는 물론이고 수비수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날 최동수를 상대할 때 포수 강민호는 커브 사인을 냈지만 이용훈은 슬라이더를 던졌다. 안타를 맞은 후 이용훈은 강민호를 향해 허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과거에도 퍼펙트게임에 근접했던 경우는 있었다. LG 주키치는 지난해 한화전에서 8회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했고, 2007년 두산 리오스는 9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하다가 안타를 맞았다. 가장 아쉬웠던 퍼펙트 실패는 1997년의 정민철(한화 코치)이다. 그는 현역 시절인 1997년 5월 23일 OB(현 두산)전에서 8회 1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했다. 23번째 타자 심정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그 순간 포수 강인권이 공을 뒤로 빠뜨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5명을 모두 범타 처리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렇지만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의 하비 해딕스에 비하면 이 정도는 불운도 아니다. 그는 1959년 5월 27일 밀워키전에서 9이닝을 퍼펙트로 막았지만 팀이 득점에 실패해 연장전에 돌입했다. 해딕스는 3이닝을 더 퍼펙트로 막았다. 하지만 연장 13회 야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한 뒤 홈런을 맞아 패전 투수가 됐다. 당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의 기록을 퍼펙트게임(9이닝 무실점)으로 인정했다가 1991년 규칙을 개정하면서 취소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5일 현재까지 22번의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흥미롭게도 최근 퍼펙트게임이 잦다. 올해에만 필립 험버(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맷 케인(샌프란시스코)이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5명이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명의 투수가 2번 퍼펙트게임을 거둔 적은 없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15명이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퍼펙트게임을 거둔 주인공은 1994년의 마키하라 히로미(요미우리)였다. 한국 프로야구는 퍼펙트게임은 물론이고 노히트노런도 가물가물하다. 2000년 5월 18일 한화 송진우가 해태를 상대로 기록한 노히트노런이 마지막이다. 공을 끝까지 보고 맞히는 능력까지 뛰어난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8회 1사까진 퍼펙트였는데… LG 꽁꽁 묶은 롯데 이용훈

    LG로선 이기고 지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단 한 명의 선수라도 1루 베이스를 밟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24일 LG와 롯데의 잠실 경기. 롯데 선발 이용훈의 투구는 눈부셨다. 7회까지 21타자를 상대로 7개의 삼진을 잡으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첫 1군 경기 퍼펙트게임이 나올지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용훈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퍼펙트게임을 거둔 유일한 선수다. 그는 지난해 9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2군과의 경기에서 111개의 공으로 27타자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7회까지 투구 수는 86개밖에 되지 않았다. 3-0으로 앞선 8회 선두 타자 정성훈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퍼펙트게임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LG 베테랑 최동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초구에 포수 강민호가 요구한 공은 커브. 그렇지만 이용훈은 슬라이더를 고집했다. 최동수는 초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가볍게 잡아 당겨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대기록이 깨진 허탈함에 이용훈은 오지환과 윤요섭에게 각각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까지 했다. 그렇지만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대타 이병규(등번호 9번)를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직전 LG와의 2경기에서 모두 9회 이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롯데는 이날 이용훈의 호투를 발판 삼아 LG를 7-1로 꺾고 최근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에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준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30승 2무 31패)로 떨어졌다. 두산은 대전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친 윤석민(3회 2점, 5회 1점, 연장 10회 1점)의 맹타에 힘입어 한화에 8-7로 이겼다. 부상에서 복귀한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5안타 4실점한 뒤 강판됐다. KIA는 광주에서 9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SK 최윤석의 끝내기 실책을 틈타 2-1로 역전승했다. 넥센은 목동에서 4-5로 뒤진 연장 10회말 1사 1, 3루에서 정수성의 끝내기 2타점 2루타로 삼성에 6-5로 승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2-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 보약, 장원삼 시즌 8승 씽씽… 다승 공동선두

    요즘 한국 프로야구에 ‘삭발 열풍’이 거세다. 머리를 빡빡 민 선수가 하도 많아 고교야구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삼성 베테랑 포수 진갑용이 스타트를 끊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히던 팀이 개막 후 두 달 가까이 하위권에 머물자 5월 말 머리를 빡빡 깎고 나타났다. 6월 초에는 중심 타자 이승엽과 투수 배영수도 삭발 대열에 동참했다. 분위기를 일신한 삼성은 6월 들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다운 위용을 뽐내고 있다.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삼성은 2회초 박석민이 상대 선발 한현희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바로 이 한 점으로 충분했다. 선발 투수 장원삼은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8회 1사 2루에서는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해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장원삼은 시즌 8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5월 26일까지 7위에 머물던 삼성은 베테랑들이 삭발 대열에 합류한 6월 들어 11승 1무 7패의 상승세를 보이며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롯데와는 불과 1리 차다. 삭발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한화다. 지난해까지 주장이던 신경현과 올해 주장 한상훈, 중심타자 김태균과 최진행 등이 이달 중순 모두 머리를 빡빡 깎고 나타났다. 심지어 한대화 감독조차 머리를 짧게 잘랐다. 이날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박찬호(한화)와 김선우(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둘은 모두 이날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박찬호는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부진했고, 김선우는 5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승패와는 모두 관계가 없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삭발 군단의 일원인 최진행이었다. 최진행은 4-4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마무리 프록터를 상대로 우전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9회초까지 2-4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프록터의 제구 난조를 틈타 극적인 5-4 역전승을 일궜다. 삭발이 꼭 승리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니다. 7위로 처져 있는 KIA는 주축 선수인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훈 서재응 등이 이날 모두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났지만 SK와의 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하며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롯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LG에 6-5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2-06-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