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북’ LG… 롯데 KIA 삼성 두산 넥센 돌아가며 쌍둥이 울려

  • Array
  • 입력 2012년 7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어느덧 7연패, 어느새 7위

더그아웃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는 LG 선수들. LG는 6월 이후 하향세를 타면서 주장 이병규(왼쪽)를 필두로 단체 삭발까지 했지만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더그아웃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는 LG 선수들. LG는 6월 이후 하향세를 타면서 주장 이병규(왼쪽)를 필두로 단체 삭발까지 했지만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성적이 좋든 나쁘든 프로야구 LG는 화제가 만발한 팀이다. 그래선지 야구판에는 LG와 관련된 신조어가 많다. LG는 또 사방이 라이벌이다. 시즌 초 의외의 선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LG는 6월 말 이후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 공교롭게 LG의 발목을 잡은 팀들은 모두 LG와 오랜 기간 숙적 관계였다.

▽엘꼴라시코=순항하던 LG의 추락은 6월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시작됐다. 이날 LG는 9회까지 4-2로 앞서다 9회초 마무리 봉중근이 강민호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은 뒤 역전패했다. 문제는 봉중근이 홧김에 소화전을 오른 주먹으로 쳐 골절상을 당한 것. 이튿날 LG는 마무리 부재 속에 또다시 9회 이후 역전패했고 다음 날은 완패했다. 롯데와의 3연전을 다 내준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엘꼴라시코(LG와 ‘꼴찌’ 롯데 대결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인 ‘엘클라시코’에 빗대 만든 신조어)에서 승리한 롯데는 이후 급상승세를 탔다.

▽엘롯기 동맹=2000년대 중반 LG는 롯데, KIA와 함께 하위권을 전전했다. 팬들은 암흑기를 맞은 이 세 팀을 묶어 ‘엘롯기 동맹’이라고 불렀다. 롯데전 3연패로 처음 5할 승률이 붕괴된 LG는 6월 26∼28일 KIA와의 잠실 3연전을 고스란히 내줬다. 올해 LG는 KIA와의 맞대결에서 2승 9패(1무)다.

▽모기업 대리전=LG는 상황이 가장 안 좋을 때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던 삼성을 만났다. 모기업 간의 치열한 라이벌 의식은 야구단이라고 다르지 않다. 두 팀은 서로 트레이드도 하지 않는다.

LG는 이달 3, 4일 삼성에 연패를 당했다. 일주일 후인 10일과 12일에도 두 경기 내리 한 점 차로 졌다. 비 때문에 2경기가 취소됐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6번 모두 다 질 뻔했다.

▽한 지붕 두 가족과 ‘엘넥라시코’=잠실구장을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도 이번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6월까지 LG는 두산에 7승 1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었지만 7, 8일 경기에서는 연패를 당했다.

‘엘넥라시코’(LG와 넥센의 라이벌전)란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수년째 만나기만 하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넥센에는 13일 2-10으로 완패했다. 시즌 상대 전적은 4승 8패. 이날 패배로 연패는 올해 최다인 ‘7’까지 늘어났다.

▽DTD=현대 시절 김재박 감독이 남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란 한국식 영어에서 유래한 유행어다. LG가 추락하면서 DTD란 말도 자연스럽게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LG는 15일 현재 32승 2무 41패로 6위 KIA에 4.5경기 뒤진 7위에 머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LG의 운명은 DTD로 끝날까, 아니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14, 15일 장맛비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LG는 17일부터 최근 회생의 조짐을 보이는 SK와 3연전을 치른다.

한편 삼성은 15일 대구에서 이승엽의 2점 홈런 등 장단 13안타를 집중시켜 KIA를 11-8로 꺾고 선두를 유지했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500홈런에 1개만을 남겨뒀다. 사직(한화-롯데), 잠실(넥센-LG), 문학(두산-SK)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