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욱

변영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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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변영욱 기자입니다.

cut@donga.com

취재분야

2026-02-22~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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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공생하는 삶

    민들레꽃에 벌과 나비가 나란히 앉았습니다. 꽃은 꿀과 꽃가루를 내주고, 벌과 나비는 번식을 돕습니다. 자연의 공생이 이뤄지는 순간입니다. ―인천 소래습지공원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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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카’ 없는 北 열병식…웃지 못하는 인민의 얼굴[청계천 옆 사진관]

    ● 세찬 빗속 펼쳐진 북한의 열병식지난 10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열렸습니다. 인공기와 꽃을 든 수십만 명의 군중 앞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20형’이 지나갔습니다.행진하는 군인들과 트럭뿐 아니라 관중들 역시 질서정연하게 서서 박수를 치고, 카메라가 움직이면 그에 맞춰 발을 굴렀습니다. 세찬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 조명이 켜진 광장은 더욱 비장하고 엄숙하게 보였습니다. 이번 주 백년사진은 같은 시대, 같은 문화의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남북한의 ‘사진 문화’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현장은 촬영용 로봇과 드론, 그리고 수십 명의 카메라맨이 포진한 가운데 촬영되었고, 곧바로 17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재편집되어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영상에는 현장음과 웅장한 배경음악이 덧입혀졌습니다. 필자도 생중계 대신 그렇게 편집된 영상을 보았습니다.연단 위 김정은과 중국·러시아 대표단, 연단 아래 환호하는 주민과 군인들, 그리고 대형 무기들이 교차 편집된 화면은 철저히 연출된 뮤직비디오에 가까웠습니다. 볼거리가 많지 않은 북한 내부에서는 자의반 타의반 이 영상을 여러 번 반복해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지난달 중국의 열병식이 ‘절제의 미학’을 강조했다면, 북한의 열병식은 ‘감정의 연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밤이라는 시간적 조건과 격정적인 나레이션이 그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었습니다.그렇게 열정의 밤이 끝난 다음날, 김정은은 참가자들을 위한 일종의 ‘위문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12일 대형 실내 체육관에 경축행사 참가자들과 진행 요원들을 모아 대집단체조와 공연을 보게 했습니다. 검은 가죽 점퍼 차림으로 등장한 김정은은 준비된 A4 용지를 펼쳐 들고 “우리 국가의 응력과 저력, 위력이 아쉬운 점 하나 없이 훌륭히 과시됐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인 북한 주민들화면을 보며 가장 오래 시선이 머문 곳은 인민들의 얼굴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여주는 주민들의 표정이었습니다. 김정은 역시 연설에서 “가을비에 찬바람까지 싸늘한 날씨였다”면서 “그런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모두가 너무도 훌륭히 자기 몫을 수행했다”고 언급했습니다.비를 피할 우비도, 우산도 없이 서서 환호하는 사람들.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발로 땅을 굴러 만들어낸 소리는 세계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북한식 현장음’이 되었습니다.평양 시민들이 대부분 동원된다고 볼 때, 이런 국가 행사는 일종의 ‘특별한 무대 경험’이기도 합니다.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조연으로 참여하는 ‘배우’로서의 인민들—실제 열병식 영상 곳곳에는 클로즈업된 주민들의 얼굴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북한 열병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북한 주민들이었습니다.● 주민들의 셀카는 언제 가능할까?그렇다면 이런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위문공연 하나로 충분히 보상을 받는다고 느낄까요? 사진 한 장이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북한은 과거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행사가 끝나면 참가자들을 그룹별로 나누어 ‘1호 사진’을 촬영해 선물하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물질적 보상이 부족한 사회에서 ‘사진’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 선물이었습니다.하지만 최근 김정은 시대 들어 행사의 규모가 커지고, 참가자 수가 수만 명에 이르면서 이런 단체사진 촬영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참가자들은 어떻게 자신의 참여를 기록으로 남길까요.이번 열병식과 위문공연에서도 셀카를 찍는 주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식 카메라가 철수한 뒤 일부가 기념 촬영을 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행사 도중 스마트폰을 꺼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그 이유는 두 가지로 짐작됩니다. 하나는 행사장 입장 전 스마트폰을 일괄 제출했다가 종료 후 돌려받는 방식일 가능성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카메라에 비칠지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민 스스로 행사가 국가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집단의 일원으로 남는 길을 택하는 것입니다.물론 북한 신문에는 스마트폰을 든 주민들의 모습이 가끔 등장합니다. 백두산 불꽃놀이, 유원지 등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장면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가 등장하는 공식 행사에서는 스마트폰을 드는 이가 없습니다. 지난 10월 13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김일성·김정일 기금총회 2025’ 친선모임 사진에서는,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남성들과 응원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그들은 북한 주민이 아닌 외국인 방문객이었습니다.이번 열병식에서도 마찬가지로, 카메라를 든 이들은 대부분 외신 기자들이었습니다.● 셀카가 사회의 개방성을 보여준다서울 광화문 청계천에는 가을이 내려앉았습니다. 다리 아래로 노란 불빛이 흐르고, 벤치마다 연인들이 웃으며 셀카를 찍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나누는 웃음이 카메라 속에 담깁니다.2018년 6월,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 시내를 잠시 순회했습니다. 그때 싱가포르 외교장관 비비안 발락리쉬난이 김정은과 함께 셀카를 찍어 트위터에 올리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진 속 김정은은 스마트폰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셀카는 이제 현대인의 본능입니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 그들이 국가 행사에서 스스로 셀카를 찍을 수 있을 때, 그때가 북한 사회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이번 주 백년사진은, 100년 전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사진’이라는 도구가 분단을 거치며 남과 북에서 얼마나 다르게 자라왔는지를 되돌아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도 댓글로 함께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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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기다림

    버려진 노란 소국 한 다발, 누군가 다시 품어주길 바라는 듯 쓰레기통 위에 놓여 있네요. ‘희망’이란 꽃말을 지닌 꽃, 따뜻한 주인과 함께하기를.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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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으로 보는 ‘가왕’ 조용필의 시간 [청계천 옆 사진관]

    추석 연휴, ‘광복 80주년 특집쇼’라는 이름의 무대에 온 세대가 함께 들썩였습니다. 고척돔의 함성, TV 앞의 떨림까지 더해지며 50년 넘게 축적된 한 가수의 시간은 또 한 번 현재형이 되었습니다. 그의 인생이, 그의 노래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인생을 관통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60대의 장노년층의 남성들이 응원봉을 들고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는 흔치 않은 모습들이었습니다. 그의 노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왔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백년사진은 동아일보 아카이브에 잠들어 있던 조용필의 장면들을 꺼내, 그의 반세기 궤적을 더듬습니다. 아카이비스트들과 기자들이 지난 50여 년간 엄선해 놓은 이미지들입니다. 가사와 리듬으로 우리의 인생을 함께 걸어온 가왕의 또 다른 흔적으로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입니다. ● 세상에 첫 등장 ─ 1972년, TV ‘영 사운드’밤 7시, 즉흥 놀이를 곁들인 젊은이 프로그램에 무명 신예가 서 있었습니다. 사회 분위기는 급변했고, TV는 시대의 신경망이었습니다. 아카이브 속 흑백 사진에서 그는 아직 ‘가왕’이 아니라, 무대의 질감을 배우는 연주자이자 보컬입니다. 이 첫 진입의 사진은 훗날 팔색조 창법으로 확장될 원형을 암시합니다.● 금지와 비상 ─ 1977~1980년, 침잠과 컴백대마초 파동으로 멈춘 인기(1977)의 기사 사진은, 굳은 입술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여줍니다. 그 멈춤은 곧 수련이었습니다. 1980년, ‘창밖의 여자’로의 컴백.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는 무대 사진 속 그는 한 옥타브 위에서 다시 내려와 관객의 심장에 닿습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도시 변방의 그리움을 불렀다면, ‘창밖의 여자’는 시대의 상흔에 대한 위로였습니다.● 밀리언셀러의 손 ─ 1981~1982년, ‘창밖의 여자’와 국제무대제작 라인을 풀가동하게 만들었다는 앨범 백만 장의 신화를 다룬 기사 옆 사진에서 그의 손은 마이크를 감싸 쥔 채 위로 당깁니다. 소리를 ‘내뿜는’ 손이 아니라 ‘끌어올리는’ 손. 1982년 도쿄 무대 사진에서는 정갈한 수트, 단정한 미소, 그리고 판소리에서 길어 올린 변성의 궤적이 빛납니다. 국경을 넘은 건 멜로디보다 태도였습니다. ● 왕관을 거부한 가왕 ─ 1986년, ‘상 사양’ 선언연말 시상식의 플래시가 그에게만 집중되자 그는 미소를 띠되, 상패를 한걸음 뒤로 밀어 둡니다. “후배들의 길을 위해.” 기록은 이 순간을 “식상함의 거부”로 남깁니다. 사진 속 거절의 제스처는 조용필식 영광의 사용법이었습니다. 무대를 위해, 노래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그는 더이상 상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서울, 북경, 모스크바 ─ 1988~1989년, 회색 도시에 새긴 노래베이징 호텔 무대 사진 한 장은 공연장의 조도보다 관객의 눈동자를 더 밝게 담습니다. 같은 해 서울, 이듬해 모스크바·사할린 기사에는 ‘서울 서울 서울’과 ‘한오백년’이 공존합니다. 전인미답의 길을 그는 누구보다 먼저 지나갔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대도시 공연을 만들어냈습니다.● 신바람 이후의 정조 ─ 1993년, ‘서울…’의 승리올림픽의 낙엽이 굴러가던 시절, 우울을 노래한 발라드가 뒤늦게 도시의 주제가가 됩니다. 무대 뒤 스탠드에 잠시 기댄 채 먼 곳을 보는 표정의 사진. “신바람보다 항심.” 노랫말의 낮은 파동이 사진의 정적과 겹칩니다. 소란이 지나간 자리에서 남는 건 목소리의 내구성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습니다. 음악과 집 밖에 모른다는 노력하는 가수의 간조로운 삶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것은 아닐까요.● 콘서트의 문법을 바꾸다 ─ 1994~1999년, 장기공연과 오페라극장호암아트홀 장기공연 포스터와 리허설 컷,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방 기사 사진은 대중가요와 클래식 공연장의 경계를 허무는 사건의 기록입니다. ‘대형’이 곧 ‘과장’이 되지 않도록, 그는 음향 체크에 집요한 시선을 보냅니다. 사진의 포커스는 늘 관객석까지 닿아 있습니다. 무대의 중앙에 서 있으면서도, 그는 늘 관객 쪽을 본다는 뜻입니다.● 분단의 섬을 노래로 건너다 ─ 2005년, 평양 공연6·25 50주년 특별 콘서트, 그리고 평양 유경 체육관. 한반도기가 내려오는 장면에서 관객의 눈물과 기립이 사진의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꿈의 아리랑’의 합창은 플래시보다 밝았다고 누군가 말했습니다. 무대 위 조용필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관객을 바라봅니다. 이때 사진은 기록을 넘어 사건이 됩니다. 같은 노래가 두 사회를 잇는 다리였다는 사실을, 사진이 증명합니다. 2011년에는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 “과거의 조용필은 잊어달라” ─ 2013년, ‘헬로’의 혁신작업실 스탠드 조명 아래, 모니터 앞에 앉은 사진. 수십 년의 습관을 덜어내고 해외 작곡가들과 협업한 19집. ‘바운스’는 박자의 경쾌함보다 표정의 가벼움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선글라스 안쪽 눈빛이 웃고 있습니다. 스스로 틀을 깨기 위해, 그는 먼저 자신의 초상을 비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시 현재형 ─ 2024~2025년, 20집과 고척돔2024년 발매된 정규 20집 ‘그래도 돼’가 이번 고척돔 컨서트에서도 포함되었습니다. 시대를 버텨나가는 청춘에 대한 응원인것 같기도 하고, 세파를 뚫고 살아온 중장년에 대한 손짓 같기도 합니다. “이제는 믿어, 믿어봐.” 고척돔 콘서트에서 흰 정장과 검은 선글라스의 대비는 여전하되, 관객의 연령대가 넓어졌습니다. 할머니가 “용필 오빠”를 외치고, 20대가 눈물을 훔칩니다. 한 무대에 공유된 서로 다른 시간들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그만큼 조용필의 존재는 특별합니다. 조용필의 가사를 맹자 철학으로 해석한 논문을 발표한 홍호표 박사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우주와 인간 본성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이 발현된 노래라고 했습니다. 송호근 교수는 “대중가요이기엔 너무 추상적인 그의 노래가 대중의 가슴에 절절한 울림을 일으키는 것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는 뭇사람의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성직자 같은 가수다. 그가 한때 흠모했다는 스페인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세상 풍경을 경쾌하고 애절하게 바꾼다. 우리의 조용필은 마음이 따뜻한 신부(神父)처럼 비련의 주인공들에게 슬픔을 대면하라고 이른다”고 2008년 10월 28일자 신문에 찬가를 남겼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조용필은 어떤 가사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으신가요? 좋은 댓글로 기억을 나눠주세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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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한 잔의 기다림”

    불 꺼진 고속도로 휴게소 한 카페, 바리스타 로봇 한 대가 묵묵히 손님을 기다립니다. 찬 공기 속 도로 위 쉼터에서 따뜻한 커피 한 모금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 보는 건 어떨까요. ―괴산 휴게소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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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싶소, 보고싶소” 수화기 너머 피맺힌 오누이 울음[청계천 옆 사진관]

    ● 법정 기념일인 음력 8월 13일 ‘이산가족의 날’혹시 여러분 주변에 이산가족이나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이 계신가요? 달력을 보니 2025년 10월 4일, 음력 8월 13일은 이산가족의 날입니다. 명절에 고향에 갈 수 없는 이산가족들의 의견을 받아 정부가 재작년부터 음력 8월 13일을 법정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문제로 정든 고향과 가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한국 전쟁, 근대화 과정에서 많은 헤어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흔적들이 각 가정마다 하나 정도는 남아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이산가족의 여러 형태이번 주 백년사진에서는 ‘이산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선정해 보았습니다. 동아일보 데이터베이스에서 이산가족을 검색해보니, 처음 그 용어가 기사에 언급된 것은 일본에 있는 한국인의 지위에 관한 한국과 일본 정부 간의 협상에서였습니다. 1964년 한일회담에서 한국 측은 재일 한국인의 법적 지위에 관해 주장하며 소위 ‘이산가족’의 영주권 보장 문제를 새롭게 제기했습니다. 당시 이 기사의 필자는 나중에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의 역할을 하게 된 권오기 기자였습니다. 여기서 ‘이산가족(離散家族)’이라는 용어가 신문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산가족의 이미지는 지난 100년 간 신문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1920년대 신문 곳곳에는, 미국 하와이 사탕수수밭으로 노동이민을 떠났던 동포들이 한국을 방문해 전국을 돌며 교육과 체육 등 선진문화를 알린 후 다시 서울역과 부산항을 통해 미국으로 가는 장면이 게재되어 있었습니다. 1970년대 월남 파병과 2000년대 평화유지군 파병 뉴스에도 어김없이 가족들의 이별과 상봉 장면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많은 이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 헤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부가 지정한 ‘이산가족의 날’에서 말하는 가족은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가족을 말합니다. ●1971년. 전화선 너머의 울음 ― 한필성‧한필화 남매 동아일보 DB에서 ‘남북 이산가족’ 이미지를 찾아 보았습니다. 사진 속에 남아 있는 현대사의 아픔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1971년 2월 동아일보는 서울의 오빠 한필성 씨와 북한에서 도쿄로 와 있던 동생 한필화 씨의 전화 상봉 현장을 실었습니다. 국제 전화를 위해 수화기를 붙잡고 ‘피맺힌 대화’를 이어가는 남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었습니다. 분단으로 끊어진 20여 년의 세월이 짧은 통화에서 터져나왔습니다.● 카메라에 담긴 첫 남북 판문점 접촉1971년 8월 판문점에서는 남북적십자회담 파견원들의 첫 접촉이 이뤄졌습니다. 송호창 당시 동아일보 사진기자의 사진은 양측 경비병이 경계하는 가운데 남북 대표단이 회담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새 역사가 숨쉰 8월 20일”이라는 기사 제목처럼, 기자와 카메라들은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터진 새로운 물꼬를 기록하려 애썼습니다. 당시 사진은 긴장된 공기와 취재진의 열망을 동시에 드러내며, 이산가족 상봉의 제도적 출발점을 보여줍니다.● 1983년 KBS 광장,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눈물1983년 여름, KBS는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하루치 방송으로 계획했다 너무 많은 이산가족들이 방송국으로 연락을 해오면서 4개월짜리 특별 방송으로 편성되었습니다. 무명가수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이 그 시절 하루 종일 방송에서 나왔습니다. 동아일보 기자가 촬영한 사진에는 20년 만에 만난 남매가 뜨겁게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흑백사진에서 눈물이 이렇게 보인다는 것은 눈물의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시 KBS 본관 앞 광장은 벽보로 빼곡했고, 수천 명의 시민들이 가족의 이름을 찾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방송은 4개월 동안 이어졌고, 1만 명이 넘는 가족이 다시 만났습니다. ● 68세 아들에게 밥 먹여주는 88세 노모1985년 9월, 남북 고향방문단 교환이 성사되었습니다. 사진 속에서는 짧은 만남이후 남북 형제가 차창 너머로 한명은 웃으며 손을 흔들고, 한명은 차 밖에서는 오열하는 모습이 대비되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사진에는항상 만남의 기쁨과 곧 닥칠 이별의 아픔이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2000년 8월 서울 삼원가든 만찬장에서는 88세 어머니가 북에서 내려온 아들에게 직접 고기쌈을 먹여주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 흑백의 어린시절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이 열린 2018년 8월 금강산 호텔에서는 86세 양순옥 씨와 북측 동생 량차옥 씨의 작별 상봉 장면이 찍혔습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꺼내 들며 흐느꼈습니다.또 다른 사진에는 77세 박춘자 씨와 북측 언니 박봉렬 씨가 작별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만남의 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연장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2018년 8월 이후 정부 차원의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는 북한의 거부로 중단되어 있습니다. ● 디지털로 준비된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그동안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의 만남이 온라인으로 가능하도록 준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을 만들어 상봉 신청과 취소, 영상편지, 유전자 정보 등록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행정 창구를 넘어 기억의 디지털 박물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손편지, 사진, 기증 자료, 연표는 한 개인의 아픔을 넘어 민족 전체의 상처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만 있다면 이산가족의 아픔을 어느 정도 해결할 만반의 준비가 된 셈입니다. 여지껏 북한은 우리와 달리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공식 채널을 통해 인민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을 만큼 한국과의 접촉에 소극적이었습니다. 2025년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 4천여 명, 이 중 생존자는 불과 3만 5천 명입니다. 이미 9만 9천여 명이 세상을 떠났으며, 생존자의 3분의 2는 80세 이상 고령층입니다. 상봉의 기회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이제 눈물까지 말라버린 이산가족들에게는 이번 추석 역시 고통스러운 시간일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다시 만났던 이산가족 중에는 ‘만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좋았겠다’는 고통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달 말 경주에서 APEC 회의가 열립니다. 이산가족들은 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만나고 남북 관계에도 변화가 생기는 0. 1%의 가능성을 믿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 속의 멍한 표정과 눈물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아직 살아 있는 남북의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사진에서 어떤 점이 느껴지셨나요? 그리고 혹시 여러분 주변에 이산가족이 있으시다면, 잔인한 세월을 견뎌 오신 그분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추석이 가족의 명절이라면, 이산가족의 날은 부재한 가족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시간이니까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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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357주년 개천절 경축식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4357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앞줄 왼쪽)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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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찾아온 손님

    잠시 정차한 사이, 곤줄박이 한 마리가 사이드미러 위에 앉았습니다. 차에서 내려야 하지만 작은 손님이 놀라지 않도록 잠시 기다려볼까 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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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들의 낡은 소통 방식-피켓 시위는 언제 국회에 들어왔을까[청계천 옆 사진관]

    ● 국민의힘 의원들 노트북에 붙은 피켓 “가짜 뉴스 공장 민주당”이번 주 초였던 9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공방전으로 난장판이었습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종이의 문구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을 문제 삼으며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냐”고 비꼬았고, 이에 나경원 의원이 “여기서 윤석열 얘기가 왜 나오냐”고 맞섰습니다. 원래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트북에 나란히 붙은 피켓 문구가 화면과 사진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랬을지 모르지만 실제 보도된 것은 서로 고함을 치고 있는 추미애 의원과 나경원 의원의 투샷이었습니다. 국회 풍경에 한숨을 내쉬는 국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의원들이 노트북 겉에 구호를 써 붙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에 말할 기회도 많고 채널도 많은 국회의원들이 굳이 피켓으로 항의하는 모습은, 한 발 떨어져 보면 어색하기 짝이 없는 장면입니다. ● 피켓과 피케팅의 기원‘피켓(picket)’은 원래 경계병을 의미하는 군사용 용어에서 시작됐습니다. 전투 중인 군대 앞에 배치되어 적의 접근을 막는 병력이라는 의미에서 시작되어 ‘다른 사람들이 공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배치된 파업 중인 노동자’라는 의미로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피케팅은 피켓을 들고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1970~80년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 속에서 피켓 시위가 널리 쓰였습니다. 대규모 집회가 제한되던 시절, 피켓은 소수 인원이 위험을 줄이면서도 의사를 드러낼 수 있는 장치였으니까요. ‘OO노동자 단결투쟁’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은 집단의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2000년대 들어 헌법재판소가 1인 시위를 합법으로 인정하면서, 피켓은 시민들의 일상적인 정치 표현 수단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국회 앞이나 정부청사 앞에서 교대로 피켓을 들고 선 이들의 모습은 서울의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 국회 안으로 들어온 피켓그러면 피켓이 국회 안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언제일까요? 동아일보 데이터베이스의 기록을 중심으로 유추해보았습니다. 1992년 제14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탈락설이 나돌던 정웅 의원 지역구민들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습니다. 정치인보다는 지역민들이 의사를 드러내는 방식이었습니다.2001년에는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 이남주 사무총장이 국회 앞에서 ‘빈껍데기 부패방지법 속빈강정 돈세탁 방조법’이라 적힌 피켓으로 48시간 철야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정치권 바깥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피켓으로 표현된 사례였습니다.피켓이 국회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 온 것은 2004년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이후 2009년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이 ‘세종시 특별법 제정하라’는 피켓을 들며 항의하는 등, 피켓은 국회 내 익숙한 장면이 됐습니다.● 급기야 국회의원 노트북에 붙기 시작한 피켓국회의원들이 노트북에 문구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즈음입니다. 당시 국회 교과위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반값 등록금 약속 지켜라’라는 문구를,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 정권 10년 동안 등록금 2배 인상 사과하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붙였습니다. 서로 다른 문구를 맞붙이며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은 여야간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기자들에겐 쉬운 취재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관행이 국회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후 2015년 교육부 종합국감, 2017년 김상곤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 등에서도 피켓과 문구 붙이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피켓 시위 그런데 이런 관행이 지금도 적절한 방식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켓은 원래 발언권이 없고 힘이 약한 사람들이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발언권을 가진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습니다. 피켓은 한때 시민들에게 필요한 도구였지만, 국회 안에서는 그저 식상한 장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진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의 개념으로 ‘포토제닉’하다고 해서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관심을 얻으려면, 이제 피켓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과거 흑백 프린터로 뽑아 붙이던 문구는 이제 정교하게 인쇄된 인쇄물로 바뀌었지만, 이를 정치 발전으로 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피켓이나 소품을 활용해 벌이는 시선 끌기 경쟁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아닐까요. 기자들은 왜 그런 장면 만을 보도하냐는 비판도 많습니다. 저 스스로 항상 갈등하는 지점입니다. 자극적인 장면에 카메라가 가는 이유는 ‘그림이 되는 게 뉴스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혼자서 육하원칙에 따라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것보다는 여러명이 통일된 소품을 준비해 시각을 끄는 게 노출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국회의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를 의식한 일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요즘에는 의원실에서 자체 제작하는 ‘짤’을 염두에 둔 행동도 많다는게 현장의 해석입니다.●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을 못 따라오는 정치 문화 시대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은, 낡은 시위 방식은 이제 역사 속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 이번 주였습니다. 물론, 상임위 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6선의 여당 국회의원이 상대방 당을 향해 모멸감을 주는 표현을 하는 것이 국민들 다수의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중진 의원들의 막말과 구태는 조용히 지지율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슈의 중심이 되었다고 해서 그게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무거운 경고를 하면서 누가 먼저 선진화된 정치를 할지 지켜보고 있는 것 아닐까요? 여러분은 사진에서 어떤 점이 보이셨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보태 주세요.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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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을린 듯 까만 지구…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도시에서 버려진 사물을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작업 방식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이번 전시는 2026년 1월 25일까지 이어진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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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빈틈없는 방위태세

    철조망이 금단의 땅을 넘는 사람을 경계하고, 거미줄이 틈새를 노려 공중낙하하는 벌레를 붙잡습니다. 물샐틈없는 콤비 수비력을 자랑하네요. ―경기 파주시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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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배려가 필요한 순간

    ‘신생아 이동 중’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앞 차량에 붙어 있네요. 빛을 본 지 며칠 안 된 아기를 놀라게 할 순 없지요. 아기의 안전을 지켜 주세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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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10주기 특별전

    23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 천경자 작고 10주기 특별기획전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 전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있다. 이 전시는 천경자 작가 생애 마지막 전시 ‘내 생애 아름다운 82페이지’ 이후 최대 규모 기획으로, 작가의 대표 채색화 80여 점이 집대성돼 내년 1월 25일까지 이어진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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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목적지는, 종점입니다”

    종점까지 간다며 자신의 목적지를 전하는 안내판. 혹시 앉을 자리가 필요한 승객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작은 배려에 웃음이 납니다. ―서울 지하철 7호선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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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경 사진 속 시민과 자율주행 로봇이 찍은 거리의 시민 얼굴 [청계천 옆 사진관]

    ● 100년 전 가을 풍경 사진 몇 장…이번 주 ‘백년사진’은 100년 전 신문 지면에 실린 가을 풍경 사진 다섯 장을 골랐습니다.계절의 변화는 지금이나 그때나 사람들의 관심사였습니다. 카메라도, 이동 수단도, 인쇄의 수고로움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던 시절에 정성껏 찍고, 엄선해 지면에 실은 사진들이라 더 소중합니다.사진들을 보면 첫 사진은 고즈넉한 기와집 지붕 위로 뻗은 나뭇가지와 맑은 하늘을 담았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곡식이 익어가는 가을의 석양 풍경입니다. 세번째 사진 (아래)는 들판에 선 인물이 곡식을 지키기 위해 새를 쫒느라 허공을 향해 손을 치켜들고 있고 저 멀리 야트막한 산들이 보입니다. 네 번째 사진(아래)은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풀을 뜯는 말과 뒤편 양옥집을 보여주면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사진은 장대비 속 우산을 쓴 사람들이 젖은 도로 위를 걷는 풍경을 전했습니다.그런데 이 다섯 장의 풍경 사진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있어도 풍경 속의 작은 점처럼 스쳐 지나가듯 담겼습니다. 오늘날 신문 사진이나 작가들의 풍경 사진이 사람을 풍경의 일부로 반드시 포함하려 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풍경 사진에 얼굴은 언제부터 들어왔을까사진기자인 제 눈에는, 100년 전 풍경사진은 자연 자체에 집중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당시 시민의 초상권이 지금처럼 문제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진가들이 굳이 사람의 얼굴을 넣으려 하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합니다.그렇다면 한국의 풍경 사진 속에 사람의 얼굴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건 언제였을까요? 정확한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이미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1980년대 후반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사람들의 얼굴이 풍경 사진에서 다시 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서울 프레스센터에 있는 언론중재위원회에는 초상권 관련 다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다들 알아서 모자이크를 하기 때문입니다.● 거리 지도에 찍힌 시민 얼굴, 어떻게 할 것인가최근 한국 사회는 개인정보 유출로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KT의 고객 정보가 해킹당했고, 롯데카드 고객 정보도 새어나간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이 와중에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AI) 학습용 거리 지도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AI가 거리에서 사람 얼굴 좀 보면 어떠냐”며 규제 혁파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현행 규정상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촬영한 영상에서 얼굴 등 개인 식별 정보는 모자이크 처리해야 하고, 원본 영상은 원칙적으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작년 2월부터 카카오모빌리티 등 일부 기업에 한해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돼 원본 영상 활용이 허용되고 있을 뿐입니다.신문과 방송에서도 거의 모든 얼굴이 모자이크되는 현실. 정부와 사회가 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초상권의 대안은 무엇일까100년 전 사진은 해상도가 낮아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었고, 사진기자들 역시 사람의 얼굴을 풍경 속에 의도적으로 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문에 시민의 얼굴이 실리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오늘날은 과도한 얼굴 노출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무분별한 모자이크 역시 어색합니다. 지금 신문과 방송에서 얼굴이 온전히 드러나는 직업군은 정치인과 연예인뿐입니다.100년 전 자연에 집중했던 풍경 사진을 통해, 오늘날 개인정보와 초상권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여러분은 풍경 사진 속에 사람의 얼굴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지금처럼 모든 얼굴을 모자이크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필요할까요?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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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조명으로 ‘한줄기 빛’ 얼굴에…유명 패션사진가 솜씨[청계천 옆 사진관]

    건물 천장을 뚫고 바닥으로 쏟아지는 빛 아래 한 인물이 앉아 있다. 18일 대통령실이 공개한 미국 타임(TIME) 매거진에 실린 이재명 대통령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3일 타임 아시아지역 상임편집장 찰리 캠벨과 특집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히며, 표지와 기사 원본을 함께 공개했다.표지 사진의 제목은 ‘가교(The Bridge)’다. 표지 문구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리부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마음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 타임이 선택한 패션 사진가, 홍장현이번 표지 사진은 타임지가 패션 사진가 홍장현 씨에게 의뢰해 촬영한 것이다. 홍 작가는 세계적 패션 잡지와 글로벌 브랜드 화보를 맡아온 인물로, 독창적인 조명과 연출을 통해 피사체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BTS 멤버들의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며 타임지의 의뢰를 받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도 촬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지는 한국의 정치인과 사회현상을 보도하면서 한국 내 사진가를 상황에 맞춰 고용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확보한다. ●사진 속 빛의 연출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빛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공 조명을 ‘단절’시켜 촬영한 사진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에 사용된 조명을 두고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김대욱 교수는 “영상과 사진에 변화를 줄 때 사용하는 줌 스팟(Zoom Spot) 조명으로 얼굴에 일자 형태의 빛을 준 것 같다”며 “배경에도 창문 모양 줌 스팟 조명을 쓰고, 필라이트로 얼굴 기본 조명을 더한 것 같아 총 3개의 조명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 프로필 사진에서 유행한 방식으로, 필요에 따라 컬러 필터나 LED 조명으로 색감을 입히기도 한다는 것이다.또 다른 전문가들은 “촬영할 때 빛의 방향을 의도적으로 끊어 얼굴을 가로지르게 했다”며 “패션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즉, 자연광이든 인공조명이든 양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차단시켜 일직선의 강렬한 빛을 만들어낸 연출이라는 설명이다.●정형을 벗어난 새로운 이미지김대중 대통령의 청와대 전속 사진가로 활동했던 홍성규 작가는 이번 사진에 대해 “저런 사진을 찍도록 허락하고 받아들이는 대통령실 사람들, 그리고 대통령 자신이 과거 정부와 차별된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대통령 사진이 권위와 무게감을 강조하는 정형화된 구도였다면, 이번 타임 표지는 상징적 조명을 통해 대통령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는데 일조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빛이 만들어낸 단절과 연결의 선. 타임지의 표지 속 이재명 대통령은 ‘가교’라는 제목과 절묘하게 어울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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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누르고 시간 선택하고… 키오스크 쉽네

    15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일 리버스트 경로당에서 열린 ‘찾아가는 어르신 안심 디지털 교육’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이용법을 배우고 있다. 서울시와 강동구는 6월부터 관내 경로당을 순회해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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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 승무원 꿈꾸며…

    16일 서울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홀에서 열린 제8회 항공산업 잡페어를 찾은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았고 2018년부터 매년 열려 온 대표적인 항공산업 취업 행사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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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가을이 왔어요.”

    화물차에 한 장의 단풍잎이 달라붙었습니다. 잠깐 내린 비가 접착제 역할을 했나 보네요. 이들이 빚어낸 가을 풍경에 계절의 변화를 실감합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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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비행기 타고 싶어요!”

    참새 한 마리가 인천공항 출국장 카운터 앞에 두 발을 딛고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마치 “여기 서 있으면, 저도 외국에 갈 수 있나요”라고 묻는 것 같네요.―인천국제공항에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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