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틱’ 흉내로 8000달러?…아임뚜렛 “장애 있지만 과장” 사과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월 6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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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장애(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유튜브에 소개해 폭발적 인기를 얻은 유튜버 ‘이임뚜렛’이 거짓방송 논란에 휩싸이자 “증상을 과장한 것은 사실이다”며 6일 공식 사과했다.

논란의 발단은 이랬다. 한달 전인 2019년 12월 5일, 본인을 투렛증후군 환자라고 밝힌 홍모 씨는유튜브에 ‘아임뚜렛’이라는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소개했다.

일명 틱 장애로 불리는 투렛증후군은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동작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일종이다. 눈 깜빡임이나 얼굴 찡그림 등을 비롯해 욕설이나 괴성을 내뱉는 경우도 있다. 증세가 심하면 사회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홍 씨의 첫 방송은 라면을 먹는 방송이었다. 라면을 힘겹게 먹으면서도 유쾌하고 긍정적인 그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했고 폭발적인 응원이 쏟아졌다. 홍 씨는 이후에도 완두콩 옮기기, 젠가 쌓기 등의 방송을 하면서 방송 1개월 만에 약 36만600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특히 라면 영상은 390만뷰를 넘었다. 웬만한 규모의 유튜브 채널도 쉽지 않은 기록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임뚜렛의 실체’를 고발하는 글들이 온라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의 투렛증후군은 가짜이며 그는 원래 ‘욕설 랩’을 하던 사람이었다는 내용들이다. “디지털 앨범도 낸 사람이다”, “10년 전에는 틱 장애가 없었다”, “돈 벌려고 뚜렛인 척 하는 것 같다”, “우연히 동네에서 봤는데 실제로 그런 증상은 없었다”등의 제보가 이어졌다. “영상에서 처음엔 증세가 나타나는 손이 오른손 이었다가 나중에는 왼손으로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었고, “홍 씨의 한 달 수식이 최소 2000~5000만원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자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의 모함이 시작됐다”는 옹호글과 “장애를 가장해 돈을 벌려는 건 최악이다”는 비난이 충돌하며 홍 씨 채널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커지자 홍 씨는 모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저로 인해 다른 투렛증후군 환자들이 상처받고 있다. 인간은 자신보다 못 나면 멸시하고 잘 나면 시기한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더 이상 유튜브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댓글만 막은 상태로 다시 모든 영상을 공개했고, “사실인지 거짓이 증명하라”는 누리꾼들의 요구는 더욱 커졌다.

결국, 홍 씨는 6일 유튜브에 공식 입장 영상을 올렸다. 그는 우선 처방전을 공개했다. 다만 “저의 증상을 과장한 것도 사실이다. 그 점에 있어서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 영상에서도 투렛증후군 증상은 보였지만 이전 영상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래퍼로 활동했었다는 소문에 대해선 “제가 발매한 음원이 맞다. 당시 저는 라운지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틈틈이 녹음해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매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곡으로 래퍼 활동을 하진 않았고 자기만족이었다”고 설명했다.

댓글을 막은 것에 대해선 “부모님이 보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유튜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도 “2000~5000만원을 벌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약 8000달러(약 935만원)가 적혀있는 실제 수익 자료를 공개했다.

홍 씨는 “앞으로는 치료에 집중하겠다”며 모든 영상을 내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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