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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선원 북송, 국정원-통일부 주저하자 靑안보실이 직권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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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선원 북송, 국정원-통일부 주저하자 靑안보실이 직권결정”

조동주 기자 입력 2019-11-11 03:00수정 2019-11-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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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통일부 의견 일절 안 내놔… 조사본부내에서 ‘강제수사’ 논쟁도
北선원들 안대 쓰고 판문점으로… 추방되기 전까지 북송 사실 몰라
북한군 있는 것 보고 털썩 주저앉아… ‘문자 논란’ 중령, 송환과정 전화보고

북한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남한에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7일 강제 북송은 관할 기관인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이 자체 의견을 내지 않아 국가안보실이 직권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2명은 판문점에 도착할 때까지도 자신들이 북송될 거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을 나포한 지 닷새 만에 추방한 정부 결정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주민 2명의 강제 북송은 통일부와 국정원이 북송 관련 의견을 내길 주저하자 안보실이 직권으로 결정했다”며 “6월 강원 삼척항으로 입항한 북한 목선 사건 당시 북한인 2명을 사흘 만에 북송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걸 의식한 통일부와 국정원이 몸을 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장 임모 중령이 7일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이번 송환과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간 입장 정리가 안 됐다’고 보고한 것도 결과적으로 두 기관이 송환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2명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던 중앙합동조사본부도 송환 전날인 6일 저녁에야 이들의 추방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오모 씨(22)와 김모 씨(23) 북한 주민 2명은 7일 모처의 중앙합동조사본부에서 안대를 쓰고 포박된 채 차에 태워져 판문점 자유의 집으로 직행했다. 이들이 강제 북송 사실을 알게 되면 자해 등 돌발 행동을 할 수 있어 목적지를 말해 주지 않았고 경찰특공대가 차량을 에스코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의 저항에 대비해 입에 물릴 재갈도 준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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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판문점 자유의 집 군사분계선에 도달해 안대를 벗고 나서야 자신들이 북한으로 추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송환은 오 씨가 먼저 군사분계선에서 북한군에 인계된 뒤 대기실에 격리돼 있던 김 씨가 뒤이어 넘겨지는 식으로 진행됐다. 안대를 벗은 오 씨는 분계선 건너편에 북한군 3명이 서있는 걸 보고 털썩 주저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나온 김 씨는 북한군을 보자 역시 허탈해하며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한다.

당시 송환 현장에서는 김 차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직보해 논란이 됐던 JSA 경비대대장 임 중령이 전화 통화로 북송 과정을 일일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중령이 누구에게 전화로 보고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주민 2명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지만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정부가 본인들에게 사전 고지 없이 체포 닷새 만에 강제 추방한 결정을 두고 ‘북한 눈치 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 송환은 북한 당국이 살인을 저지른 이들을 다급히 찾고 있다는 첩보를 사전 입수한 정부가 북한에 먼저 제안하면서 이뤄졌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 주민 2명이 체포 당시 입었던 옷에는 혈흔이 없었다고 한다. 사건이 그보다 며칠 전 벌어진 만큼 중간에 갈아입었을 거라고 조사본부는 판단했다. 이들은 조사 이틀째인 3일 오전 자신들의 범죄 사실을 먼저 털어놓아 조사관들이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오 씨는 이번에 처음 배를 탔고, 김 씨는 경력 6개월 된 갑판장이었다. 둘 다 군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었다. 조사본부에서는 사건을 두고 ‘강제 수사해야 한다’ ‘시체 흉기 등 증거가 없어 무죄가 날 가능성이 크다’며 치열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북한 오징어잡이 배#국가안보실#직권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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