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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신부전 부르는 ‘다낭성신장병’… 가족력 의심되면 유전자검사 꼭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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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신부전 부르는 ‘다낭성신장병’… 가족력 의심되면 유전자검사 꼭 받으세요

김윤종 기자 입력 2018-05-10 03:00수정 2018-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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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될 확률 50%로 높은 편… 초기 증상 없어 악화되기 쉬워
회사원 김모 씨(31)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신장의 80%가량이 낭종(혹)으로 뒤덮여 있어서다. 그는 6년 전 병원에서 ‘다낭성신장병’ 진단을 받았다. 병명조차 생소한 이 질환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었다.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다는 말에 아이를 가지는 것조차 두려웠다.

다낭성신장병이란 양쪽 신장에 액체로 채워진 낭종이 생긴 후 점차 커져 신장이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된다. 이 질환은 부모 중 한 명 또는 양쪽 모두에게서 유전됐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 중 한쪽에게서만 물려받는 ‘우성 유전(상염색체우성다낭성신장병·ADPKD)’은 20세 이후 성인기에 발병한다. 유병률은 1000명 중 1명으로 높은 편이다. 더구나 유전될 확률이 50%나 돼 4인 가족의 경우 부모와 자녀 중 최소 2명이 동시에 이 병을 앓을 수 있다. 반면 부모 양쪽에게서 질환을 물려받는 ‘열성 유전’은 소아기에 발병한다. 1만 명 중 1명 정도 발병해 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우성이든 열성이든 상관없이 다낭성신장병을 앓으면 보통 허리나 옆구리에 통증을 느낀다. 또 신장이 커지면서 소화불량, 헛배부름이 생겨 복부가 불편해진다. 잦은 배뇨 현상도 나타난다. 증세가 악화되면 신장합병증으로 인해 고혈압이나 요석, 혈뇨, 신장암, 신부전을 동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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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낭종이 생기기 전까지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장 기능이 나빠진 뒤에야 다낭성신장병임을 알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다낭성신장병 환자 10명 중 7명은 말기 신부전으로 악화해 신장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신장 투석을 받다 보면 사회생활이 힘들어진다.

결국 빠른 발견과 대처가 필수다. 다낭성신장병의 ‘원인’ 유전자는 이미 밝혀져 있다. 가족력이 의심되면 유전자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또 신장 기능은 혈액과 소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 그동안 다낭성신장병은 저염식 등 식이요법 외에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없었다. 또 병의 진행상태를 지켜보면서 합병증 증상을 치료하고 관리했을 뿐이다. 고혈압이 생기면 혈압을 관리하고, 신부전이 오면 투석을 하는 식이다.

다행히 2015년부터 국내에서도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다. 이 약을 복용하면 낭종 세포의 증식(낭종액 분비)을 억제해 낭종이 커지는 것을 막고 신장 기능의 약화를 늦출 수 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 약을 다낭성신장병 치료제로 공식 승인했다. 다만 이 치료제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달 투약 비용만 100만 원이 넘는다.

김용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유전자 검사에서 가족력 판명을 받았다면 꼭 정기적으로 신장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며 “성인 다낭성신장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60세 이전에 투석 혹은 신장 이식을 해야 하는 만큼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더 많은 환자가 비용 부담 없이 사전에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다낭성신장병#말기 신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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