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송사리 17일이면 다 크는데 슬로베니아 도롱뇽은 15년이나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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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환경 따라 생존방식-수명 큰 차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척추동물은 아프리카 남부 모잠비크의 사바나 지역 물웅덩이에서 사는 송사리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B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노토브란키우스 카들레치(Nothobranchius kadleci)’로 명명된 길이 약 3.1cm인 이 송사리는 약 15일간 부화기를 거쳐 깨어난 뒤 매일 자기 몸길이의 23%씩 자라 17일 뒤엔 알을 낳는다. 알로 태어나 2세를 남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한 달 남짓한 32일인 셈이다.

체코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송사리의 생애가 이처럼 짧은 것은 극단적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송사리가 사는 물웅덩이는 우기에 생겨났다가 3, 4주 뒤에 말라버린다. 이 기간에만 살 수 있는 송사리는 죽기 전 후대를 남겨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초단기간에 알을 낳는 특별한 생존방식을 갖게 된 것. 말라버린 물웅덩이 속에서 1년 넘게 잠들어 있던 알은 다음 해 비가 내리면 부화한다.

이 송사리와 비교되는 종은 슬로베니아의 깊은 동굴 지하수에서 사는 도롱뇽 ‘올름(olm)’이다. 밤도 낮도 없는 영원한 어둠 속에서 생을 재촉할 필요가 전혀 없는 올름의 수명은 무려 100년. 알에서 성체로 자라는 기간만 15년이다. 송사리와 올름은 “천천히 자라는 동물이 오래 산다”는 과학적 상식을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인 셈이다. 다만 올름도 오래 살기 위한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개발했다. 먹이가 극단적으로 부족한 동굴에서 올름은 한 번 먹이를 먹은 뒤 10년 동안 굶어도 생존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그 이상 굶주릴 때는 자신의 내장을 흡수해서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아프리카 송사리#슬로베니아 도롱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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