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윤상 - 작사 박창학 콤비 이젠 2세들이 합창으로 이었죠”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윤상은 모든 곡의 가사를 고교 동창인 박창학에게 아무 말 없이 맡긴다. 박창학은 “친구 뒤에 숨어서 좋아하는 일만 하면 되니 편하지만 나 때문에 대중 취향과 멀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 가끔 미안해진다”며 웃었다. 사진 제공 오드뮤직
윤상은 모든 곡의 가사를 고교 동창인 박창학에게 아무 말 없이 맡긴다. 박창학은 “친구 뒤에 숨어서 좋아하는 일만 하면 되니 편하지만 나 때문에 대중 취향과 멀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 가끔 미안해진다”며 웃었다. 사진 제공 오드뮤직
6집앨범 ‘그땐 몰랐던 일들’ 낸 윤상

“아빠가 들려준 노래 이제는 나도 따라 부를 수 있죠…. 어제는 몰랐던 일들 이제는 나도 다 알게 됐는데…. 아빠도 모르는 게 있나요.”

윤상(41)이 이달 초 발표한 6집 타이틀곡 ‘그땐 몰랐던 일들’의 ‘아이들 버전’ 가사 일부다. 윤상이 부른 노래, 그의 첫째아들 찬영(5)이 작사가 박창학의 두 딸 새미(8) 나미(5)와 함께 부른 노래의 가사를 조금 달리해 대구의 재미를 살렸다. 2003년 5집을 낸 직후 미국 유학을 떠났던 윤상은 그동안 결혼을 하고 두 아들을 얻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원래 밝은 성격이 아닌데 결혼하고 나서는 외로움을 덜고 마음 편히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물세 살 때 발표한 1집이 잘되고 나서 부모가 이혼한 얘기 등 가정사가 알려졌습니다. 가수 활동 시작한 것을 많이 후회했죠. 노래에도 그런 정서가 묻어났고요. 그런데 이제 큰애가 제 말을 알아들을 만큼 커서 그런지, 듣는 이에게 힘이 될 만한 노래를 하고 싶어요.”

6년 만에 발표한 이번 앨범에는 ‘이별의 그늘’ ‘배반’ ‘마지막 거짓말’ 등 예전 노래들에 배어 있던 우울함이 옅어졌다. 경쾌한 리듬의 첫 트랙 ‘떠나자’ 가사에 나오는 “새벽 바다 위로 떠나는 돛단배”처럼 밝고 힘찬 느낌을 주는 곡이 많다.

보스턴 버클리음대에서 음악합성(Music Synthesis)을 전공한 윤상은 다시 뉴욕대 대학원에 들어가 음악기술(Music Technology)을 공부하고 있다. 4집부터 일본 삼바밴드 등과 교류하며 낯설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던 그에게 유학 뒤 한층 풍성하고 정교해진 음악을 기대한 팬이 적잖았다. 하지만 새 앨범의 노래들은 예상과 달리 대체로 쉽고 편안하다.

“작곡가로서 갖고 있는 음악적 성취의 열망은 3년 전에 결성한 프로젝트그룹 ‘모테트’를 통해 해소하고 있어요. 6집은 데뷔 때의 ‘가수 윤상’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앨범입니다.”

멜로디가 담긴 데모테이프를 서울 충암고 동창 박창학에게 ‘아무 설명 없이 건네는’ 콤비플레이는 여전하다. 1998년 발표한 싱글 ‘인센서블’부터 윤상의 모든 노래는 박창학이 가사를 쓰고 제목을 붙였다.

“제가 괜히 어설픈 설명을 달 때보다 곡만 툭 내밀 때 훨씬 더 놀라운 가사가 나와요. 엘턴 존도 작사 파트너 버니 토핀과 완전히 개별적으로 작업한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대중음악 가사에서 성실한 고민으로 채워진 단어를 찾기 어려워졌죠. 마음 놓고 언어를 맡길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정말 행운이에요.”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손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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