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에 하청노조 교섭 요구 1161곳… 노동위, 원청 10곳중 9곳꼴 ‘사용자성’ 인정

  • 동아일보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경영계 “기울어진 운동장” 반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 100일을 넘긴 가운데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 판단을 받은 원청 기업 10곳 중 9곳은 하청 노조와 교섭해야 하는 ‘진짜 사장’으로 인정됐다. 경영계는 이를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반발하지만, 정부는 구내식당·경비 등 지원 업무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면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월 10일 법 시행 이후 이달 19일까지 439개 원청 사업장이 1161개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 원청 기업 1곳당 평균 2.6건의 교섭 요구를 받은 것이다.

이 가운데 원청이 ‘진짜 사장’인지를 놓고 노동위 판단이 내려진 사업장은 113곳이며, 이 중 103곳(91.2%)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사실상 원청 사업장 10곳 중 9곳에 대해 노동위가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설명회에서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나 무분별한 쪼개기 교섭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경영계는 노동위원회 판단이 내려진 경우 법원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평가와는 달리 산업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노동위원회가 예상보다 훨씬 넓은 범위까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앙노동위가 구내식당 도급업체 노조(웰리브)에 대한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결에 대해 노동부는 재차 “기존 해석 지침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석 지침은 원청이 급식 하청업체를 상대로 식사 시간에 맞춰 조리, 배식하게 하는 것은 ‘일반적 지시’에 해당돼 사용자성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한화오션에 대한 중노위 판단은 원청이 ‘산업안전과 작업환경’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지 본 것”이라며 “해석 지침 사례와 다르다”고 했다.

경영계는 급식 하청업체까지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는 노동위 판정에 대해 “산업 전반의 혼란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실제 본교섭에 들어간 사업장이 10곳밖에 안 된다는 건 개정 노조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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