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저임금 차등적용 또 무산… 음식-숙박-편의점 감당 못 한다

  • 동아일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용자위원들과 근로자위원들이 각자의 주장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6.6.18/뉴스1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용자위원들과 근로자위원들이 각자의 주장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6.6.18/뉴스1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이 또다시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8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하는 안을 놓고 표결했는데, 출석 위원 26명 중 찬성이 11표에 그쳐 부결됐다.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는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업종별 구분은 최저임금 도입 첫해였던 1988년 딱 한 차례 적용됐을 뿐 1989년부터는 지금처럼 단일 임금 체계가 유지돼 왔다. 경영계에서는 일부 취약 업종의 경우 최저임금 상승 속도를 감당할 수 없어 차등 적용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그러나 “업종 간 차별의 제도화”라는 노동계 반대에 막혀 논의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사용자위원들이 일부 음식업종에만 시범 적용해 보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했다.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업종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업종별 차등화를 두지 않으면 생산성이 높은 업종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최저임금을 생산성이 낮은 업종에서도 똑같이 지불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특히 내수 경기 침체로 음식점, 숙박업소,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 능력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실제 법정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위반 비율이 제조업에서는 4% 미만이지만, 숙박·음식점업은 30%가 넘는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최저임금 차등 운용과 관련한 해법을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이유다. 업종별로는 물론이고 지역별로도 최저임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미국과 일본 등의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무산된 만큼 최임위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최대한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2018년 이후 60%나 오른 상태다. 그런데도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1만2000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고물가, 고환율로 고전 중인 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과도한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 ‘나 홀로 사장’이 늘거나 줄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취약 계층 일자리 소멸을 불렀던 2018년과 2019년의 뼈아픈 실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최저임금#업종별 차등#최저임금위원회#내수 경기 침체#인건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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