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상황 만들려 무인기로 北 자극”… 내란죄 이어 외환죄 유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3일 01시 40분


1심, 前대통령 첫 일반이적죄 인정
‘불안정 상황 조성’ 여인형 메모 근거
“정치적 이익 위해 국군통수권 사용”
‘오물풍선 대응작전’ 尹측 주장 일축
尹 ‘30년 선고’때 헛웃음, 즉각 항소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이 12일 ‘평양 무인기 침투’ 관련 일반이적·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1심 재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 중계 화면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이 12일 ‘평양 무인기 침투’ 관련 일반이적·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1심 재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 중계 화면 캡처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군통수권과 계엄선포권 등 권한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작전을 승인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일반이적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평양 무인기 침투 등 작전이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응하기 위한 정당한 군사작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해선 “자위권에 따른 조치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법원 “계엄 상황 조성하려 군사상 이익 침해”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계엄 상황 조성을 위해 북한을 심리적으로 자극하는 군사작전을 활용하여 군사적 도발 등을 유도했다”며 이들에게 적용된 일반이적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통해 계엄 선포 요건인 ‘국가 비상 상황’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 등이 이를 위해 2024년 10, 11월 9차례에 걸쳐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작전을 실행했으며, 오물풍선 원점 타격 등의 추가 계획을 수립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에 공소 제기된 범죄는 모두 유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평양에 침투된 무인기의 추락으로 군 전력이 노출되었으며, 북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해 일반 이적죄 구성 요건인 ‘군사상 이익 침해’가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또 북한을 자극해 향후 군사적 충돌에 따른 국민과 군의 인명 및 재산상 피해 위험을 발생시켰다고도 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무인기 침투 등 작전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10월 11일 북한의 ‘무인기 침투’ 발표 이후에도 진위 확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승인 없이 작전을 감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이중 기소’ 주장에 대해서도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해 내란죄의 폭동과 별개로 군사력을 이용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 尹, ‘30년 선고’ 순간 헛웃음

재판부는 특검이 제출한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를 유죄의 근거로 봤다. 2024년 10월 18일 적힌 메모에는 ‘불안정 상황을 만들거나 만들어진 기회를 잡아야 한다’, ‘체면이 손상되어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타겟팅’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30여 분간 이어진 선고를 들으면서도, 중간중간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지었다. 징역 30년이 선고되는 순간 살짝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곧바로 항소했다.

이날 선고로 윤 전 대통령이 받는 형사 재판 8개 중 4개의 1심 선고는 마무리됐다. 비상계엄 관련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재판의 경우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재판은 윤 전 대통령 측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해 예단을 드러냈다”며 재판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함에 따라 조만간 재판이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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