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인터넷 차단 뒤 얻은 일상… 10명 중 7명 “정신건강 좋아져”[박재혁의 데이터로 보는 세상]

  • 동아일보

18~24세 일주일 SNS 디톡스 하니
우울 24.8%, 불안 16.1% 완화돼
성인 대상 2주 모바일 인터넷 차단
73.3% 웰빙, 58.5% 주의력 개선
만남, 운동, 수면 등 선순환 일어나

《‘디지털 디톡스’가 주는 효과

정보기술(IT) 관련 연구를 하다 보니 지인들에게 “평소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란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상대방을 적잖이 놀라게 한다. “사실 약 1년 반 전부터 스마트폰에서 업무용 및 개인용 메신저, 이메일, 그리고 모든 소셜미디어 앱을 지우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해외 출장 같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면, 긴급한 상황을 대비한 문자메시지와 전화 기능만 남겨둔 채 지낸다.》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박재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끊임없이 울려대는 메시지 알람과 자극적인 콘텐츠로 인해 현대인은 퇴근 후에도 온전한 휴식을 얻기 어렵다. 나 역시 가족과의 시간을 겨우 내고도 알림이 울리면 온통 그 내용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눈앞의 소중한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자 스마트폰의 소통 채널을 과감히 닫았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삶은 훨씬 편안해졌다. 최근 발표된 두 연구는 ‘디지털 디톡스’가 정신건강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연구(연구①)는 18∼24세 373명을 대상으로 2주간 스마트폰 내장 센서를 통해 객관적인 앱 사용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그중 295명은 자발적으로 일주일간 주요 소셜미디어(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 틱톡 등)의 사용을 중단하는 ‘디톡스 실험’에 참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단 일주일 동안 소셜미디어를 줄였을 뿐인데 참가자들의 우울감이 24.8% 줄었고, 불안 증상은 16.1%, 불면증은 14.5% 각각 감소했다. 특히 실험 참가 전 우울감이나 불안 증세가 심했던 사람일수록 디톡스로 인한 증상 완화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는 것이 그저 시간 낭비를 줄일 뿐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을 차단해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연구(연구②)는 스마트폰의 핵심인 ‘모바일 인터넷’ 자체를 차단했을 때의 뇌와 심리적 변화를 추적했다. 이 연구는 성인 467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대조군 실험을 진행했다. 두 그룹은 2주의 간격을 두고 전화와 문자는 할 수 있지만 모든 인터넷 접속을 2주간 차단하는 앱을 설치했다. 내 손 안의 최신 스마트폰을 일시적으로 과거의 피처폰으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에서 참가자의 70.5%가 정신건강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삶의 만족도와 긍정적 감정을 포함한 주관적 웰빙이 향상됐다는 참가자는 73.3%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객관적 테스트로 측정한 ‘지속 주의력’의 변화로, 참가자의 58.5%가 개선을 경험했다. 이는 노화로 인해 10년간 쇠퇴하는 인지 기능의 격차를 단숨에 극복하는 수준이었다. 끊임없는 멀티태스킹과 주의 분산을 차단하자, 뇌가 다시 하나의 작업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을 되찾은 것이다.

두 그룹은 세 차례 시점(T1: 그룹1만 접속 차단, T2: 그룹2만 접속 차단, T3: 조치 끝)에 걸쳐 지속 주의력, 정신건강, 주관적 웰빙의 변화를 확인했다. 먼저 인터넷을 차단한 그룹1은 T1∼T2 2주간 세 가지 지표 모두에서 가파르게 개선을 경험했다. 해당 시기에 인터넷을 그대로 사용한 그룹2는 긍정적인 변화가 없다가 다음 2주(T2∼T3) 동안 인터넷을 차단하자 똑같이 지표가 급상승했다.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라는 환경 변화가 개인의 인지 능력과 행복도에 직접적인 인과적 영향을 미쳤음을 증명한 셈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의 빈자리는 무엇으로 채워졌을까? 참가자들은 사람들을 만나고, 운동을 하며,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활동을 크게 늘렸다. 또한 수면 시간이 길어지고 스스로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기 통제력이 상승하면서 정신건강이 개선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다시 필자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스마트폰에서 각종 소통 앱을 지우고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유지하는 과정이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 몇 달간은 중요한 연락을 놓치면 어쩌나 하는 묘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즉각 답해야 할 만큼 급박한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정말 긴급한 일이라면 어떻게든 전화나 문자가 온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만약 넘쳐나는 알림 탓에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나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면, 오늘 당장 메신저 앱부터 지워 보자. 조금 적응이 된다면 소셜미디어 앱도 삭제하기를 권한다. 처음의 짧은 불안감만 견뎌내면, 당신의 하루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길고 충만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연구① Calvert, Elombe, et al. “Social Media Detox and Youth Mental Health.” JAMA Network Open 8.11 (2025): e2545245.

연구② Castelo, Noah, et al. “Blocking mobile internet on smartphones improves sustained attention, mental health, and subjective well-being.” PNAS nexus 4.2 (2025): pgaf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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