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내달 총파업땐 최대 30조 손실”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7일 14시 26분


첫 과반노조 탄생…이재용 회장과 직접 협상 요구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법적 대응으로 번지며 극에 달한 상황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가 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초기업노조는 5월 예고한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회사가 최대 30조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초기업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 노조로서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초기업 노조는 이날까지 7만5000여 명의 노조원을 모아 과반 기준선인 6만4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은 초기업노조는 단체교섭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고 사측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과반 노조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업노조는 과반 노조 선언 이후 첫 행동으로 23일 궐기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궐기대회에는 3만~4만 명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도 나선다. 최 위원장은 “18일간 파업할 경우 최소 20조 원에서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한 추정치다.

삼성전자는 집회와 파업을 예고한 노조의 쟁의행위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를 동원한 쟁의행의가 예상되며, 사업장 점거 시 반도체 공장의 화학물질 유출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위법한 쟁의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무법인 검토에 따라 정당한 파업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사내 시스템을 이용해 임직원 다수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자사 직원에 대한 수사도 의뢰했다. 회사는 이 직원의 행위가 노조 미가입자 불이익 조치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최 위원장은 “일부 조합원들이 부서원들의 조합 가입 여부를 체크하는 등 사례를 확인했다”며 “이런 부분은 분명 잘못됐고 회사가 수사를 의뢰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는 의사를 사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벌이고 있는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의 상한선 폐지 여부다.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당해 실적이 목표치를 넘어서면 초과이익의 20% 내에서 개별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다. 노조는 성과급의 상한선을 두지 않는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들며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와 노조는 수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 하고 있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회장님에게 고한다”며 “과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파행적 노사 관계의 책임은 회장에게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노조와의 대화의 자리를 한 적이 없다”며 “진정한 노사관계정립을 위해 회장님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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