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6% “교권침해 당했거나 목격”…폭행·상해 경험도 절반 육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5일 18시 45분


뉴스1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1학년 남학생이 50대 여교사를 넘어뜨려 뇌진탕을 입게 한 사실이 늦게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30년 경력의 담임교사는 쉬는 시간 해당 남학생을 교무실로 불러 복장과 태도 등을 지적했다.

실랑이를 벌이던 학생은 교사를 밀쳤고, 바닥에 쓰러진 교사는 의식을 잃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뇌진탕 의심 증세로 치료를 받은 교사는 현재 퇴원 후 휴가를 냈으며 정신적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계룡에서도 고등학생이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사 절반 가까이가 실제 학생에게 폭행이나 상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학교폭력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처럼 교권 침해도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으로 ‘교권 추락’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교사 86% “교권 침해 직접 당하거나 목격해”


1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 86.0%가 최근 1년간 교권 침해를 직접 당하거나 동료의 피해를 목격했다고 답했다. 교총은 9~14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의 교원 및 전문직 3551명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실태 조사를 벌었다.

교권 침해의 종류로는 ‘의도적 수업 방해와 지시 불이행’이 9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신공격·욕설 등 언어폭력’(87.5%), ‘손가락 욕·비웃음 등 비언어적 폭력’(83.8%), ‘침 뱉기·때리는 시늉 등 위협’(80.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학생에게 폭행이나 상해를 당한 교사도 48.7%에 달했다.

교사들이 전한 사례는 광주, 계룡시 못지 않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화장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4학년 학생을 지도하다가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해당 학생은 벽돌을 들고 교사를 협박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생에게 전치 4주의 폭행을 당했지만 오히려 학부모에게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지난해 한 남고에서는 학생이 여교사 치마 안을 촬영해 메신저로 공유했지만 별다른 처벌 없이 대학에 진학했다.

● “교권 보호 대책 더 강화해야”


정부는 올 1월 교권 보호 대책을 내놓고 교권을 크게 침해한 학생을 대상으로 교권보호위원회의 처벌 결정이 나오기 전에 학교장 재량으로 출석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교사들은 신고조차 망설이는 실정이다.

교총 설문조사에서 교권 침해를 당한 후 신고한 교사는 13.9%에 불과했다. ‘실질적 해결이나 도움이 되지 않아서’(26.9%),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 등 법적 분쟁 부담’(23.8%) 때문에 신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학생 간 폭력은 기록되는데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실은 기록되지 않는 것은 정상적 교육 환경이 아니다”라며 “중대한 교권 침해 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월 발표된 교권 보호 대책에서도 학생부 기재 방안은 제외됐다. 교육부는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 여전히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어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미국에서는 학생의 욕설, 협박 등으로 수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경우 ‘즉각 출동’ 제도를 통해 문제 학생을 교사와 즉시 격리시킨다”며 “한국도 위급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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