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 “성과급 상한선 폐지” 주장… 오늘까지 교섭, 결렬땐 5월 총파업
삼바 노조, 경영-인사 사전동의 요구
중동 불확실성 속 손실 커질 우려… 재계, 다른 기업 춘투 확산 예의주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 뉴스1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연이은 5월 총파업 예고에 삼성이 창립 이래 초유의 동시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의 교섭 결과가 올해 산업계 노사 관계의 향방을 가를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산업계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 전자·바이오 동시 파업 예고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집중 교섭에 돌입했다.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강경 노선을 고수하다 24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노조 집행부의 면담 이후 교섭 재개로 선회한 상태다.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 폐지 등과 함께 7% 임금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상한선 폐지 대신 자사주 및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임금 인상안도 6.2%로 제시했다. 노조는 집중 교섭이 결렬될 경우 4월 23일 첫 집회를 시작으로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노사 간 교섭이 13차례 결렬되면서 노조가 29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26일 낮 12시 기준 조합원의 88%가 투표를 마쳤으며, 가결되면 5월 1일 파업을 시작한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 △1인당 3000만 원 격려금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당 등과 함께 회사가 주요 경영 및 인사권 행사를 할 때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6.2%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인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특성상 노조의 경영권 개입에 대해선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3월 교섭에 ‘춘투’ 리트머스된 삼성
삼성 노조가 강경 노선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노동권이 한층 강화된 사회 변화 속에 다른 기업의 성과 기준이 실시간으로 공유된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 및 상한선 폐지’를 약속하자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과반 노조 체제가 구축됐다. 쟁의 찬성률 역시 93.1%에 달했다.
문제는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 모두 한 번 공장이 멈추면 손실이 커진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회사가 입을 수 있는 피해 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한 삼성전자로서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4년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파업과 달리 올해에는 중동 전쟁이 발발하며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손실이 더 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나 의약품처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경우 이미 비용과 일정 측면에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고객사 입장에서는 주문 분산이나 공급 재편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삼성발(發) 노사 갈등이 타 기업으로 연쇄 확산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국내 주요 기업들은 양대 노총의 임단협 지침이 내려오는 4, 5월경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한다. 반면 삼성 계열사들은 회계 기준에 맞춰 매년 3월 무렵에 교섭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올해 삼성 관계사들의 이례적인 ‘춘투(春鬪)’ 분위기가 다른 기업들의 ‘하투(夏鬪)’ 투쟁 동력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이달 10일 파업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까지 시행되면서 산업계 전반의 노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만큼 노조 역시 기업의 경쟁력 훼손과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파국으로 가기보다는 노사 간 만남과 소통을 제도화하고 한 발씩 양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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