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취업자수 9년새 최저
신용융자 투자로 18% 손실 기록
은행 연체율도 평균의 1.4배 달해
전문가 “좋은 일자리가 근본 해법”
20대 청년들이 취업난 속에 ‘빚투(빚내서 투자)’에서도 큰 손실을 보고, 은행에서 빌린 돈을 연체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문턱에서부터 취업난, 투자 손실, 빚 연체라는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다. 청년층에 대한 고용 장려금이나 빚 탕감 등 단기적인 대책보다 질 좋은 일자리 창출 등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 계좌 약 46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이달 1∼9일 신용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의 계좌별 평균 수익률은 -19%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8.2%)의 2.3배 수준이다.
신용융자를 사용한 투자자와 미사용 투자자의 손실률 격차는 20대에서 두드러졌다. 20대의 신용융자 사용자 수익률은 -17.8%로, 신용융자 미사용자 수익률(-6.7%)의 2.7배에 달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주식을 담보로 단기간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주가가 많이 내려가면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이용자들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투자금 1000만 원 미만인 소액 투자의 경우 빚투와 일반 투자 사이의 손실률 격차는 더 컸다. 소액 신용융자 사용 계좌 수익률은 -20.7%로, 미사용(-7.5%) 대비 2.8배였다.
이 가운데 20대 소액 투자자는 신용융자 사용 시 손실률이 일반 투자자의 3.2배로 커져 가장 큰 손실률 격차를 보였다. 이는 20대 투자자들이 빚내서 일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몰빵 투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20대들은 빚내서 투자해 손실을 보거나, 학자금이나 생계비를 충당하지만 결국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지난해 말 20대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은 0.42%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평균(0.3%)의 1.4배다.
빌린 돈을 갚아야 하지만 취업은 녹록지 않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는 234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만2000명 감소했다. 2월 기준으로 2017년(224만5000명)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다. 청년층 인구 감소 영향도 있지만 고용률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20대 후반 고용률은 70.4%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낮아졌다. 2022년(70.4%) 이후 동월 기준 4년 만에 최저치다.
집값과 물가는 뛰고 있는데 청년들은 취업이 안 돼 경제적 어려움이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큰 수익을 챙긴 사람들을 지켜보는 20대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가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구직활동 장려금과 같은 고용 대책이나 채무조정 같은 금융 지원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인세, 상속세 완화나 신산업 육성을 통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결국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질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취업난이 줄어 빚 연체나 빚투가 줄어들 여지가 커질 것”이라면서 “세금으로 확보한 재원 우선순위를 복지 확대보다 일자리 창출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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