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운전자 ‘페달 블박’ 설치비 드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6일 04시 30분


서울시, 고령 운전자 대상 안전 대책
페달 블박-오조작 방치 장치 지원
고령운전자 사고 4년 새 36% 늘어
면허 반납하면 자치구서 추가 지원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서울시의 노인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서울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도 지난달 기준 20.6%로 초고령사회 기준을 넘겼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어르신 운전자 사고를 줄이고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 면허 반납 유도 등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페달 블박·오조작 방지장치 지원

15일 서울시는 ‘택시 고령 운전자 페달 블랙박스 설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까지 신청을 받아 택시 페달 블랙박스 구매·설치 비용으로 최대 25만 원씩 총 400대에 지원할 예정이다.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의 가속 페달 및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을 영상이나 데이터로 기록하는 장치다. 고령 운전자는 급발진에 의한 사고를 주장하는 일이 잦아서 사고 원인을 찾는데 이런 블랙박스가 큰 도움이 된다.

시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실증 특례 시범사업’도 70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17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장치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 발생하는 급가속을 억제하는 장치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해 밟아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차량이 정지 상태이거나 시속 15km 이하로 저속 주행을 하다 갑자기 급가속하면 해당 장치가 제어한다.

서울시는 65세 이상 고령 버스 운전기사가 장거리 노선에 배치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운행 시간이 240분 이상이거나 거리 60km 이상인 노선에 고령 운전자가 배치될 경우 해당 버스회사에 대한 서울시 평가에서 감점 요인이 된다. 평가 점수가 낮아지면 버스회사가 준공영제를 통해 서울시로부터 받는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

●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사고


자치구들도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는 6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어르신 운전 중’ 표시판을 무료로 제공한다. ‘어르신 운전 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자석형 표지로 차량 후면에 부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고령 운전자 안전 대책을 강화 하고 나선 건 관련 사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4년 4만2369건으로 36.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20만9654건에서 19만6349건으로 줄었다. 운전면허 반납 사업의 경우 서울시에서 2019년부터 대중교통비를 지원했지만 아직 70세 이상 어르신의 자진반납률이 지난해 기준 6%대에 그쳤다.

이에 추가 지원을 하는 자치구도 늘고 있다. 용산구의 경우 70세 이상 어르신이 면허를 반납할 경우 48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추가 지원한다. 서울시 지원금까지 합치면 최대 68만 원 상당의 대중교통비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고령자 중에 생계형 운전자가 많기 때문에 지원금 현실화나 대체 일자리 주선 등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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