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친환경 무탄소 선박’ 시대를 열기 위해 원자력잠수함(원잠) 기술을 그대로 쓴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개발에 세계 최초로 나선다.
9일 HD현대는 최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미국선급협회(ABS)와 ‘원자력 연계 전기 추진 시스템 개념 설계를 위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00MW급 출력의 소형모듈원자로(SMR)를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의 선박 동력원으로 쓸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게 주된 과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핵심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아 크기를 줄인 일체형 원자로다. 탄소 배출 없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니 원전’ SMR이 상선에 적용된 사례는 아직 없다.
HD현대가 2030년까지 개발하려는 이 원자력 추진선은 SMR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저장하고, 이 전력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산소 공급을 받을 수 없는 해저에서 원자력을 활용해 추진하는 원잠과 원리가 같다. HD현대는 앞서 지난해 9월 ABS로부터 이 개념 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았다. 이번 협약은 그 후속 조치로, 실제 시스템 구현 단계에 가깝다.
문제는 규제다. 원잠 기술은 아직 미국, 러시아 등 일부 핵 보유 인정 국가들의 함선에만 쓰이고 있다. HD현대 측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국제 규제 적합성과 운항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이라며 “상선 관련 규정에 대한 논의도 IAEA 등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24년 HD현대와 IAEA, 국제해사기구(IMO), 미국 테라파워·웨스팅하우스 등은 공동으로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Nuclear Energy Maritime Organization)’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기구는 해상 원자력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규정, 표준을 수립하고자 만들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