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담합 과징금 하한 20배 상향…반복 적발시 최대 100% 가중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9일 16시 59분


김근성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6.3.9 ⓒ뉴스1
김근성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6.3.9 ⓒ뉴스1
앞으로 담합이 적발되면 과징금으로 관련 매출액의 10% 이상을 부과한다. 지금까지는 과징금 액수가 매출액의 0.5%부터 시작했지만, 부과 하한선이 20배로 높아지는 것이다. 10년 안에 담합으로 2번 이상 적발될 경우 산정된 과징금의 최대 100%가 가중돼, 담합한 기업의 과징금이 지금보다 무거워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30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과징금이 법 위반으로 얻게 되는 부당이득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해 제재 실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지적하고 나서자 공정위가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 모든 법 위반에 과징금 하한선 높여


우선 과징금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부과기준율 하한이 높아진다. 과징금은 법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과 중대성 정도에 따라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하지만 지금은 하한선이 낮다 보니 과징금이 적게 매겨지고, 기업이 법을 어겨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공정위는 모든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최소 부과기준율을 높이기로 했다. 담합의 경우 지금은 중대성이 약한 위반에는 0.5%, 중대한 위반은 3.0%, 매우 중대하면 10.5% 등의 하한이 적용된다. 앞으로는 이를 각각 10%, 15%, 18%로 높인다. 매우 중대한 위반으로 결정된다면 법정 상한(20%)에 맞먹는 과징금을 내야 한다. 관련 매출액을 계산하기 어려울 때 부과하는 정액과징금 하한은 1000만 원에서 20억 원으로 오른다.

부당 지원,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사익편취) 제재도 강화된다. 지금은 최소 부과기준율이 20%에 불과해 부당하게 지원된 금액조차 환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공정위는 하한을 100%로 높이고, 최대 부과율을 160%에서 300%로 상향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자진 시정했다고 깎아주는 감경 줄여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아진다. 과거 5년간 한 번이라도 같은 법을 어긴 적이 있다면 과징금을 최대 50% 가중해서 부과할 수 있다. 그동안 제재를 한 번 받았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비율은 10% 이상~20% 미만 정도였다. 반복해서 법을 어길수록 가중 비율은 최대 100%까지 높아진다.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간 한 번이라도 적발된 적이 있다면 최대 100%까지 가중하도록 했다.

과징금을 깎아주는 감경 요소는 줄인다. 현재는 공정위가 조사, 심의할 때 협조하면 단계별 10%씩 총 20%를 감경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단계에 협조한 경우에 한해 과징금을 10%까지만 줄여줄 수 있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기업들이 감경 혜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었다”며 “과징금 부과 실효성을 높이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률은 최대 30%에서 10%로 축소하고 가벼운 과실에 의한 감경(10%)은 삭제한다. 특히 공정위 조사에 협조해 과징금을 덜 낸 사업자가 향후 소송 과정에서 진술 내용을 뒤집으면 감경 혜택을 직권 취소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됐다. 공정위는 4월 중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법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엄중한 제재가 따를 것이고 불법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 그 이상을 반환하게 될 것”이라며 “담합 같은 불법행위를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산정 시 기업 규모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앞으로도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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