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추락 이어 벤틀리 ‘비틀비틀’… 도로 질주하는 약물운전

  • 동아일보

“차선 이탈, 가다서다 반복” 신고… 30대男 車에서 약물키트 발견
약물운전 면허취소, 5년새 4배로… 최고 징역5년으로 내달 처벌 강화
경찰 “의료용 마약유통 수사 확대”

서울 용산구에서 벤틀리 차량을 몰던 30대 남성이 약물 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차량 안에선 액상 담배와 유사한 형태의 약물 키트가 발견됐다. 약물 운전으로 논란이 됐던 ‘반포대교 포르쉐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 이처럼 약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례가 5년 새 4.4배로 증가하는 등 ‘환각 주행’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자 경찰도 강력한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 잇단 약물 운전… 면허 취소 5년 새 4배로

8일 용산경찰서는 약물을 복용하고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한 30대 남성을 지난달 28일 오전 3시 14분경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정체불명의 약물을 복용한 채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시 ‘차선을 제대로 못 맞춘 채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차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남성은 음주 상태는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약물 검사를 거부해 긴급 체포됐다. 이 남성의 차 안에서는 액상 담배와 유사한 형태인 불상의 약물 키트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약물이 금지된 마약류 등인지, 이 남성이 실제로 투약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런 약물 운전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약물 운전으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237건으로, 전년(163건) 대비 약 45.4% 늘었다. 5년 전인 2020년(54건)보다는 4.4배로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5일엔 향정신성 약물을 투약한 상태로 반포대교에서 포르쉐 차량을 몰다 추락 사고를 낸 30대 여성이 검거됐다. 이 여성의 차에서는 프로포폴 빈 병과 약물이 채워진 주사기, 의료용 관 등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약물 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단속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경찰청은 “약물 운전 등 의료용 마약류를 이용한 2차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약물 사용자가 방문한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입수·투약 경로를 전방위로 수사해 불법 유통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2일부터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에 따라 약물 운전 적발 시 처벌도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해진다. 또, ‘측정 불응죄’가 신설돼 약물 운전 의심 시 경찰의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된다.

● 온라인-병의원 통한 젊은 마약 사범 증가

최근 잇단 약물 운전 사건의 공통점은 피의자가 젊은 층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 1만3353명 중 39세 이하가 8492명으로 전체의 63.6%에 달했다. 2022년 전체 1만2387명 중 39세 이하가 7314명(59.0%)이었던 데 비해 그 규모와 비중이 모두 늘었다.

이는 젊은 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을 통한 마약 유통의 비중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온라인 마약 사범은 지난해 5341명으로 전체의 40.0%이었다. 그 비중이 2022년(25.0%)보다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해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베트남에서 케타민을 숨겨 와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통한 일당 40명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년층에는 마약 유통 추적이 까다로운 보안 메신저와 다크웹 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병원 등에서 약물을 빼돌리는 의료용 마약류 무단 유통·투약 사범도 늘고 있다. 지난해 1089명이 검거돼 2022년(316명)의 3.4배로 늘었다. ‘포르쉐 약물 운전’의 피의자도 검거 직후 병원에서 수면 마취를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사고 직후 병원 직원이 “약물을 제공했다”며 자수하기도 했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협업해 의료용 마약류의 취급 내용을 점검하고 마약류 미지정 약물에 대해서도 오남용 첩보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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