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이동노동자 등 위한 쉼터
서울시 10곳-자치구 20곳 설치
겨울엔 서초 등 5곳 ‘주말 운영’
교통사고 상담에 운동 치료도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휴서울 이동노동자 북창쉼터’에서 이동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이런 이동노동자 쉼터가 30곳 있다. 쉼터 위치와 운영 시간 등은 서울노동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렇게 좋은 데가 어딨어. 일하다가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중구 북창 이동노동자 쉼터에서 책을 읽던 ‘실버택배원’ 임택규 씨(82)가 활짝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실버택배원은 지하철 등을 이용해 소형 화물을 배송하는 고령층 택배 노동자를 일컫는다. 2년째 택배 일을 하고 있다는 임 씨는 “쉼터를 알기 전에는 일하다가 지하철역에서 쉬곤 했는데, 지금은 근무하는 날이면 꼭 들른다”며 “지하철역 의자보다 훨씬 쾌적하고 좋아하는 책도 읽을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 도심 곳곳에 이동노동자 쉼터
북창쉼터 내부는 외투를 벗고 쉬어도 될 만큼 따뜻했다. 핫팩과 충전기, 책도 비치되어 있었다. 헬멧과 넥워머를 착용한 배달·퀵서비스 노동자, 실버택배원,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이동노동자들은 소파와 안마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북창쉼터 관계자는 “봄·가을에는 하루 평균 80명, 혹한기·혹서기에는 120명 이상이 찾는다”며 “특히 점심시간 전후로 이용자가 몰린다”고 설명했다. 쉼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서울시는 배달·대리운전 등 플랫폼 기반 노동이 확대되고, 혹한기·혹서기마다 야외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현실을 반영해 이동노동자 쉼터를 도심 생활권 곳곳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금천구 ‘수출의 다리 밑’과 구로구 ‘대림역 2번 출구 앞’에 컨테이너형 이동노동자 간이쉼터 2곳을 새로 조성했다.
새로 문을 연 두 쉼터는 도로변에 설치돼 콜 대기 시간이 짧은 배달 라이더와 대리운전 기사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또 야간 근무가 잦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을 고려해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겨울철 한파에 대비해 일부 쉼터는 운영 시간도 한동안 확대했다. 서초·북창·합정·종각역·사당역 쉼터 5곳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2월 초까지 주말에도 한시적으로 문을 열었다. 야외 활동이 잦은 이동노동자들이 주말에도 안정적으로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잠깐 쉬는 곳’ 넘어 상담까지
2017년 2월 문을 연 북창 이동노동자 쉼터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이동노동자들의 ‘버팀목 공간’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이 쉼터에서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 국가공인 손해사정사가 교통사고 피해보상과 손해배상 상담을 진행한다. 둘째 주 수요일에는 서울근로자건강센터 소속 간호사와 운동사가 방문해 직업병 상담과 운동 치료 지도를 한다. 30년째 퀵서비스 일을 해온 강명원 씨(55)는 “예전엔 사고가 나면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도 몰랐는데, 여기서는 전문가에게 바로 상담을 받을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시와 자치구가 각각 운영하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총 30곳 마련돼 있다. 시 운영 쉼터는 10곳, 자치구 운영 쉼터는 20곳이다. 쉼터 위치와 운영 시간 등은 서울노동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자치구는 혹한기를 맞아 이동노동자 쉼터 2곳의 운영일을 기존 평일에서 토요일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6200명이 쉼터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현장 수요를 반영해 접근성이 높은 쉼터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휴식·상담·정보 제공 기능을 함께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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