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그룹 美 공장 증설에 ‘건설 로봇’ 투입 검토

  • 동아경제
  • 입력 2026년 1월 21일 15시 27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 공장 증설 사업에 건설 로봇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력 수급 불안과 인건비 상승, 비자 발급 등으로 난항을 겪어온 해외 건설 환경에서 로봇 기반 자동화가 구조적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올 1분기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시찰하고, 현대엔지니어링 및 주요 협력사들과 함께 구체적인 설계·시공·운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은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21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 철강 공장 신설 등이 핵심이다. 여기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입하는 로봇 생산 공장도 준비 중이다.

본보 취재 결과 현대차그룹 미국 플랜트 시공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일부 프로젝트에 자율주행 기반 자재 운반 로봇 도입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로봇은 단순한 경로에서 무거운 건설 자재를 스스로 상하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열로 6단 강마루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근로자가 핸드카트 1회로 운반하는 수량과 같다. 3cm 턱과 10도 경사로 주파가 가능하며 자체 기술을 통해 건설 자재를 손상 없이 안전하게 옮기고 상하차시킨다. 하부 자율주행 로봇이 뒤쪽으로 빠지고 짐을 실은 상부가 바닥까지 내려와 자재를 밀어 내리는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야간 자재 운반 및 적치 △층간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 연동 등 제한된 건설 현장에서도 독립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시공사는 낯선 환경에서 인력 투입이 어려운 야간·고위험 구간을 로봇이 대체함으로써 숙련 인력 의존도와 작업 효율 저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생산성·작업 고도화 향상
인건비·중대재해는 감소 
 

건설 로봇 활용은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중장비, 시공 로봇, 준공 검사 로봇, 철거 로봇까지 전 공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 빌트 로보틱스 에코 시스템은 굴착기·불도저를 무인화해 작업자가 안전한 장소에서 원격으로 공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시스템은 GPS·레이더·360도 카메라·수랭식 컴퓨터를 결합한 자율주행 모듈로, 기존 중장비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시공 분야에서는 패스트 브릭 로보틱스의 하드리안 X가 대표적이다. 시간당 최대 500개의 벽돌을 쌓을 수 있다. 최대 3층 높이까지 자동 시공이 가능하다. 철제 파일 설치에 특화된 RPD35는 하루 최대 300개의 파일을 자율 설치하며 인명 사고 위험이 큰 공정을 완전히 무인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미장 로봇.
현대엔지니어링 미장 로봇.

국내 업체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외벽 도장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을 건설 현장에서 사용한 적이 있다. 또한, 미국 공장에서 보스톤다이나믹스 ‘스팟’ 시범 운영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실제 공정 투입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건설 로봇 도입의 가장 큰 효과는 중대재해 감소다. 24시간 연속 작업과 품질의 일관성 확보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숙련공 고령화와 신규 인력 기피로 인한 노동력 공백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BIM 등 디지털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 시공이 가능해 재시공률을 낮추고 공사 기간 단축에 따른 간접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현장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관리는 향후 스마트 건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반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도 건설 로봇 솔루션이 활용되고 있다”며 “해외 현장에 실전에 투입되는 사례가 앞으로 국내외 건설·제조 자동화 시장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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