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박정훈 해병 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2025.10.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육군 소장 이하 장성 진급자 가운데 비(非)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역대 최대 규모로 발탁됐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VIP 격노설’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해병대 수사단장)은 준장으로 진급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특수전사령부 병력이 탄 헬기의 서울 진입을 지연시킨 김문상 육군 대령도 준장 진급자에 포함됐다. 국방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장 이하 장성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13일 중장 31명 중 20명을 교체한 역대급 ‘물갈이 인사’ 이후 두달 만의 후속 장성 인사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발표된 이번 인사에서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한 인원은 총 41명(육군 27명, 해군 7명, 해병대 1명, 공군 6명)이다. 대령에서 준장 진급자는 총 77명(육군 53명, 해군 10명, 해병대 3명, 공군 11명)이다. 육군의 소장과 준장 진급자 중 비육사 출신은 각각 11명(41%)과 23명(45%)으로 나타났다. 바로 직전의 2024년 인사 때 소장과 준장 진급자의 비육사 비율은 각각 20%, 25%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비육사 출신 비율은 관련 기록이 있는 10년 내 최고 수준”이라며 “역대 소장 이하 육군 장성 인사에서 비육사 출신이 가장 많이 진급한 걸로 봐도 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장 인사때 육군 중장 진급자 14명 중 비육사 출신은 5명으로 최근 10년내 가장 많이 배출됐다. 군 관계자는 “준장과 소장 인사에서도 육사 출신 중심에서 벗어나 비육사 출신 인재를 최대한 기용한 것”이라고 했다. 중장 인사때처럼 이번에도 비상계엄 당시 이른바 ‘계엄버스’에 올랐던 간부는 한명도 진급하지 못했다.
박정훈 대령이 지난해 6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상관명예훼손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6.27/뉴스1이번에 진급한 박정훈 해병 준장은 국방부 조사본부장(소장 직위) 대리로 보직된다. 해병대 군사경찰 병과에서 장성이 배출된 것은 최초이고, 국방부 조사본부장을 해병대 출신 장성이 맡는 것도 처음이다. 해병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준4군 체제 개편 추진과 맞물려 해병대의 위상 강화 의미로 해석된다. 비상계엄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작전처장이었던 김문상 대령은 준장으로 진급해 합동참모본부 민군작전부장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국방부는 “‘국민의 군대’ 재건 기반 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일하는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출신, 병과, 특기에 구애됨 없이 다양한 영역에서 인재들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군 준장 진급자 중 비조종 병과 비율도 예년의 25%에서 45%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군은 설명했다. 여군도 2002년 최초 장군 진급 이후 이번에 소장 1명, 준장 4명 등 총 5명이 선발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육군 공병병과 출신 예민철 소장은 수십 년간 보병·포병·기갑·정보 장교만 기용됐던 사단장에 보직될 예정이다. 공군 전투기 후방석 조종사 출신 김헌중 소장은 전투기 무장·항법·비행 임무를 수행하는 후방석 지속요원 가운데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소장으로 진급했다. 해병대에선 박성순 소장이 기갑병과 출신 첫 사단장에 보직됐다. 병이나 부사관 신분에서 장교로 임관하는 간부사관 출신인 이충희 대령은 해당 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준장 진급자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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