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사망자 10명 중 8명은 암이나 심장질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한 고령화로 만성질환 진료비는 연간 90조 원을 넘어섰고, 65세 이상 고령층의 1인당 진료비는 551만 원에 달했다.
질병관리청이 29일 발표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271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8.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0.7%포인트(7533명) 증가한 수치다. 만성질환은 발병 후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非)감염성 질환으로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 사망자 중 만성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암이 2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심·뇌혈관 질환 16.3%, 만성호흡계 질환 4.4%, 당뇨병 3.1% 순이었다.
만성질환 진료비는 90조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0.3%를 차지했다. 2021년 75조 원에서 3년 만에 15조 원(20%)이 늘었다. 만성질환별로는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4조 원으로 가장 많았고 암 10조7000억 원, 당뇨병 3조7000억 원 등의 순이었다. 단일 질환으로는 다른 원인이 없는 ‘원발성 고혈압’ 진료비가 4조5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2형 당뇨병’이 3조20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의료기술이 발달한 데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성질환 진료비는 1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올해 기준 전체 인구의 20.3%인 1051만4000명으로,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20%를 넘겼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551만 원으로, 전체 인구 평균 진료비(226만 원)의 2.4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선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은 당뇨부터 심·뇌혈관 질환, 암, 치매까지 모든 만성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식단 관리,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지난해 기준 83.7년으로 2000년 이후 약 7.7년 늘었다. 남성 기대수명은 80.8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8.5년)보다 2.3년 높았고, 여성은 86.6년으로 OECD 평균 대비 2.9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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