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 세계 1위’ 이끈 한종희 부회장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26일 03시 00분


37년 삼성맨… ‘코뿔소 사장’ 별명
브라운관부터 QLED까지 개발 담당
中출장 이재용 회장 “유족에 깊은 위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25일 심정지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한 부회장은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별세할 때까지 37년 동안 ‘삼성맨’으로 재직했다. 재직 기간 동안 삼성 TV의 2006∼2024년 19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이끌었다.

한 부회장은 입사 후 브라운관 TV에서 시작해 액정표시장치(LCD)와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에 이르기까지 삼성이 내놓은 주요 TV 개발을 담당했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부회장이 되면서 신규 출범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을 맡아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완제품) 부문을 총괄했다. 202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3년에는 한국공학한림원 대상을 수상했다.

한 부회장은 특유의 우직함과 성실함, 강한 리더십으로 회사 내에서 ‘코뿔소 사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표 취임 후 인터뷰에서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문제를 완벽히 이해하고 해결할 때까지 철저히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을 꼽았다. 그는 사내게시판에 “안녕하세요 JH입니다”로 시작하는 ‘JH노트’라는 댓글로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한 부회장은 19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로봇과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고인의 공식석상에서의 마지막 발언이 됐다.

이날 빈소를 찾은 삼성 및 재계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부고에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정말 슬픈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 현지 일정으로 인해 직접 조문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유가족들에게 멀리서나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녀 1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7시 15분.

#한종희 부회장#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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