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이용후생(利用厚生) 정신의 의료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할 것” 정성문 경북대병원 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6일 14시 23분


정성문 경북대병원 의료인공지능연구센터 교수는 14일 “질병의 치료보다 예방을 강조했던 허준 선생(1539~1615)의 교훈을 요즘 되새기고 있다. 기구를 편리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누구나 손쉽게 의료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열고 싶습니다.”

정성문 경북대병원 의료인공지능연구센터 교수(43)는 14일 연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를 융합한 의료 기술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편리하면서 정확하게 질병을 예방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교수는 이 병원에서 의료 AI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정 교수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의료 AI 확산을 위한 디지털 헬스 성과보고회’에서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보고회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추진한 디지털 헬스케어(건강관리) 연구개발(R&D)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관련 산업 유공자를 포상하기 위해 열렸다.

정 교수는 의료 빅데이터를 연계, 분석해 뇌혈관 및 피부질환에 특화된 AI 의료기기 개발 및 임상 실증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2023년 투자전문가 황은아 대표(CEO)와 함께 건강종합솔루션 스타트업(신생 벤처) ㈜에이아이씨유를 설립했다. 경북대병원이 축적한 임상 자료와 AI 딥러닝(심층학습)을 활용해 염증성 장 질환과 퇴행성 뇌 질환을 미리 진단하는 의료 신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모았다. 경북대병원의 박재찬 뇌혈관외과 교수와 김은수 소화기내과 교수, 강경훈 칠곡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임상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이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발한 의료 AI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대변 사진 한 장으로 염증성 장 질환을 진단, 예측, 관리하는 ‘피칼스캐너’와 사람의 걸음걸이 동영상을 분석해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진단, 예측하는 ‘게이트스캐너’이다.”

―진단 정확도가 중요할 것 같은데…
“피칼스캐너는 국내 5개 대학병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환자 7000명의 대변 사진으로 성능을 시험해 우수성을 검증했다. 기존 분변검사보다 훨씬 높은 93%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게이트스캐너는 스마트폰 카메라나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앞을 5m 정도 걷는 것으로 측정하는데, 기존 의료기기보다 높은 98.7%의 진단 정확도를 나타냈다. 2만 개 이상 걸음걸이 임상 자료를 AI 딥러닝으로 분석한 것이 성능을 높인 것 같다.”

―두 기술 관련해 향후 계획은?
“피칼스캐너는 우선 헬스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것도 목표다. 현재 스마트폰 데모(시연) 앱을 홈페이지(aicu.life)에서 다운받아 사용해 볼 수 있다. 게이트스캐너는 환자 또는 고객이 장소 구애를 받지 않고 신속하게 뇌 질환을 확인한다. 머리를 많이 쓰는 회사 혹은 건설 현장 등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두 기기 모두 쿠폰 또는 월 구독료를 받는 방식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새로 개발 중인 기술이 있는지?
“칠곡경북대병원 신경과, 대구가톨릭대 의공학과와 협업해 환자 3000명 이상의 자기공명영상(MRI) 영상 및 임상 자료를 기반으로 ‘정상압 수두증’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만들어지면 약 1분 정도의 시간 안에 4개 영역을 분석해 정확도 높은 진단을 한다. 이 질환의 환자는 치매와 비슷한 언어 및 행동 장애를 보이는데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 뇌척수액이 머리에서 복막 쪽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관을 연결해 주는 수술을 해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의료진에게는 신속한 진단 정보를,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추가 검사나 치료 지연을 막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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