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취업 보장보다 의대 진학… 작년 계약학과 정시 등록포기, 정원 1.8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0일 03시 00분


반도체 인력 키우려 장학금 등 지원
올해 의대정원 늘어 이탈 더 늘수도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삼성전자 등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5개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에 정원의 1.8배에 달하는 수험생이 합격한 뒤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열풍’ 영향으로 합격자들이 의약학계열 등에도 합격해 이탈한 것으로 보이며 올해는 의대 모집이 크게 늘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연세대, 성균관대), 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고려대, 한양대, 서강대)의 정시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77명 모집에 138명이 추가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포기율은 179.2%로 최초 합격자 등 모집 인원의 2배에 가까운 합격생이 포기한 것이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는 모집 인원 25명에 65명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엔 모집 인원 22명에 13명이 추가 합격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정시 정원(10명)의 3.6배인 36명이 등록을 포기해 가장 큰 이탈률을 보였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와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모두 모집 인원이 10명이었고 각각 10명과 14명이 추가 합격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가 개설된 곳은 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도 있는데 정시 경쟁률과 추가 합격을 공개하지 않아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됐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해 인력을 양성한다. 취업이 보장되고 장학금, 학업장려금, 기숙사비 지원 등 혜택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 상위권 대학에 개설돼 서울대 이공계열이나 의대 등에 동시 합격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 반도체 계약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입학 정원 확대와 맞물려 기업의 경기 상황도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이탈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시모집 추가 합격자 발표는 13∼19일 진행된다. 2025학년도 정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5개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경쟁률은 7.30 대 1이었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13.89 대 1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가 8.20 대 1로 뒤를 이었다.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등록 포기#의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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