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이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전과 같은 2%로 유지했다. 다만 길어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한국의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2024년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에서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달 17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의 영향이 본격화한 후에도 같은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성장률 전망(1.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견조한 수출과 민간 소비, 투자의 완만한 회복이 이 같은 성장률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IMF는 한국 경제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국 신정부 정책 변화가 본격화하면 2%대 성장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약세인 점, 중국 등 한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의 경기가 부진한 점 역시 올해 한국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되는 요인이라고 IMF는 짚었다. 이어 IMF는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는 투자와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국의 정국 혼란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IMF가 신중히 주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IMF 측은 경제 관련 데이터들이 좀 더 나오면 4월 이후에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IMF는 한국이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권하면서도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해 성장이 둔화하면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 재정 지원이 고려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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