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호수에 뜬 달그림자 쫓는 느낌” 체포 지시 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5일 03시 00분


[尹 탄핵 재판]
헌재, 尹의 직접 신문 허용 안해
尹, 홍장원 인사하자 고개 돌리고
김용현 때와 달리 증언 중 눈 감아

헌법재판소는 4일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증인에게 신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증인 신문 동안 눈을 감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4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언할 때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직접 질문을 던졌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오후 1시 58분경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으로 들어온 윤 대통령은 이날도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맸다. 5차 변론에는 국회 측이 신청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헌재는 증인들이 윤 대통령 앞에서 증언을 해야 하는 부담을 고려해 윤 대통령의 직접 신문을 제한하고 가림막까지 준비했지만, 신청한 증인이 없어 설치하진 않았다. 국회 측 대리인단이 “가림막을 설치하면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이 전 사령관은 “상관없다. 군인의 직책, 명예심을 갖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2.4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2.4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 대통령도 헌재의 이 같은 조치를 의식한 듯 증인들을 직접적으로 쳐다보거나 접촉하는 걸 최소화하는 모습이었다. 증인 신문 동안 윤 대통령은 눈을 반쯤 감은 채 정면만 바라봤다. 홍 전 차장이 재판정에 들어오면서 윤 대통령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할 때도 잠깐 본 뒤 고개를 돌렸다.

군복을 입고 출석한 두 전 사령관은 “형사재판에서 따질 사안”이라며 대부분의 진술을 거부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국군 통수권자’ ‘국민의 대표’ ‘검찰총장님’ 등의 극존칭으로 표현했다. 이 전 사령관 신문 직후 발언 기회를 얻은 윤 대통령은 “형사재판에선 실제 일어난 일이 얘기가 되는데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를 쫓아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을 전면 부인했다.

반면 홍 전 차장은 양측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국회 측 증인신문 과정에 수차례 끼어들며 이의를 제기했다가 제지를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신문을 증인 1명당 90분 진행하기로 했지만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7시간이나 걸렸다.

※ 5차 변론기일 핵심 총정리 영상은 유튜브 동아일보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ObfZoh0YsU

#헌법재판소#윤석열 대통령#증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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