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스온, 남중국해 원유 생산 시작… 탐사-개발-생산 첫 사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선전서 300km… 여의도 15배 크기
전 과정에 축적된 자체 기술 적용
일일 생산량 최대 2만9500배럴
국내 하루 석유소비량의 1% 넘어

SK어스온이 남중국해 17/03 광구에 설치해 이달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플랫폼의 모습. SK어스온 제공
SK어스온이 남중국해 17/03 광구에 설치해 이달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플랫폼의 모습. SK어스온 제공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이 2015년부터 참여해 온 남중국해 해상 광구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SK그룹으로서는 운영권을 확보한 광구에서 원유 탐사부터 실제 생산까지 성공한 첫 사례다.

SK어스온은 25일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 내 ‘LF12-3’ 유전에서 이달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7/03 광구는 중국 선전시에서 약 300km 떨어져 있으며 크기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일일 생산량은 석유 생산 정점을 기준으로 약 2만9500배럴이다.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1%가 넘는 규모다. 상업 생산 초기 물량은 중국으로 일단 들어가게 되며 향후 국내를 포함해 공급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통상 광구 한 곳당 원유 생산기간은 10년 안팎이다.

SK어스온은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CNOOC)와 광구 운영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남중국해 해상 광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질 조사, 물리 탐사 등 기초 탐사 작업을 통해 2018년 탐사정 시추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했다. 생산 준비를 위한 유전 평가와 생산시설 건설 등의 개발 단계를 거쳐 마침내 원유 생산에 이르게 됐다.

SK그룹 내에서 독자적인 운영권을 가진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한 뒤 개발을 거쳐 생산까지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SK어스온은 밝혔다. 특히 전 과정에 SK어스온의 자체 기술력이 적용됐다. 원유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공장 설계 시점부터 발전기 배기가스 폐열 재활용, 설비 전동화 기술 등을 도입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선박 도입, 신재생에너지 동력 사용 등도 검토하고 있다.

17/03 광구는 정부 에너지 융자 지원사업의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1984년부터 자원개발 사업 대상의 융자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17/03 광구의 생산이 시작되면서 SK어스온은 정부로부터 받은 융자 원금 및 이자를 상환하게 된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어스온은 석유개발 사업과 그린 사업의 두 개 축을 기반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지분 참여를 통해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해외 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SK어스온은 8개 국가에서 10개 광구 및 4개의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10개 광구의 생산량은 일일 약 5만2000배럴(석유 환산 기준)이다. 그린 사업 영역에서는 석유 개발을 통해 축적한 탐사 기술을 기반으로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1983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래 40년간 축적해 온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원유 생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석유 개발 사업과 함께 CCS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탄소 중립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어스온#남중국해#원유 생산 시작#탐사#개발#생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