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유럽의 아마존 ‘자브카’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의 비밀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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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기업 자브카
B2B-B2C 오가며 생태계 확장
유럽 최대 무인매장으로 확대

폴란드 자브카(Zabka)가 운영하는 편의점. 출처:자브카 홈페이지
폴란드 자브카(Zabka)가 운영하는 편의점. 출처:자브카 홈페이지
무인매장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미국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고(Amazon Go)’는 기술을 통한 고객 경험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2016년 미국 시애틀에 1호점을 개장한 이후 현재 미국 28개, 영국 15개 등 전 세계 4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유럽에는 아마존보다 더 많은 무인매장을 운영 중인 리테일 기업이 있다. 폴란드의 자브카(Zabka)가 그 주인공이다.

자브카는 2021년 6월에 폴란드 포츠난에 최초의 무인 매장 ‘나노(Nano)’를 열었고 현재 유럽에만 50개가 넘는 무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의 개수만 놓고 봤을 때 자브카는 유럽 최대의 무인 매장 운영 기업일 뿐만 아니라 아마존고도 넘어섰다. 1998년 설립된 자브카그룹은 현재 78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고 방문 배송, 문구 소매점 등까지 포함하면 총 9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유럽의 초대형 리테일 기업이다.

자브카는 기술을 활용한 리테일 혁신으로 유명하다. 자브카는 약 7년 전부터 ‘디지털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자브카의 생태계 확장은 B2B와 B2C 양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특징이다. 통상 리테일업계 혁신은 새로운 B2C 부문으로 진입하거나 내부의 기능을 외부화하고 수익화해 B2B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나뉘는데 자브카는 양쪽 모두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먼저 자브카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통해 새로운 B2C 부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의 미니 버전인 자판기를 출시해 제품의 쇼케이스로 사용하거나 패스트푸드 부문 론칭을 통해 맥도널드와 경쟁을 하는가 하면 물류 운송 기업 DHL과 협력해 편의점 기반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의 생태계 확장을 시도했다.

자브카는 내부 기능을 외부화하고 수익화해 B2B 서비스로 제공하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자브카는 폴란드 내 8개 물류센터와 19개의 크로스 도킹(Cross Docking)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크로스 도킹은 입고되는 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 또는 재포장을 거쳐 곧바로 다시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일종의 중개 기지 역할을 한다.

식료품 배달 서비스와 전자상거래를 위한 앱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자체 브랜드인 ‘라이트(Lite)’로 온라인을 통해서만 주문할 수 있는 다크 스토어(배송 전용 매장)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주요 거점으로 설계된 9개의 물류센터와 물류센터 사이를 중개해주는 크로스 도킹 센터, 지역 곳곳에 있는 다크 스토어를 핵심 인프라화하려는 셈이다. 자브카는 이런 거점을 타 사업자를 위한 ‘클릭 앤드 컬렉트(매장 픽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모두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자브카가 산업 경계를 뛰어넘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도록 돕는 요인이다.


이은서 독일 123팩토리 대표 eunseo.yi@123factory.de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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