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13만원 vs 中企 307만원… 임금격차 최대폭 벌어져

  • 동아일보

임금근로자 2024년 월평균 소득
내수 부진 中企, 임금 상승폭 줄어… 청년들 외면해 일손 부족 악순환
근로자 월소득 3.3%올라 375만원… 금융-보험업종 평균소득 가장 높아

취업 준비생인 이승규 씨(30)는 지난해 2년간 근무하던 서울 소재 한 중소기업에서 퇴사한 뒤 대기업 입사를 준비 중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과 월급 차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박탈감이 컸다”며 “임금 격차가 벌어질수록 중소기업 구직을 피하거나 그만두는 이들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 근로자들이 월평균 613만 원을 벌 때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은 절반 수준인 307만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진 가운데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대기업 근로자들의 월평균 소득은(세전 기준) 1년 전보다 3.3%(20만 원) 늘어난 613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0%(9만 원) 늘어난 307만 원으로 대기업보다 306만 원 낮았다. 대기업-중소기업 근로자 소득 격차는 2022년(305만 원)을 넘어 역대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대기업 근로자 소득 증가율이 중소기업을 웃돈 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6년 이후 2021년(대기업 6.6%, 중소기업 2.9%)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수출 회복세에 힘입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 등으로 임금 상승 폭이 작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이가 들수록 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 50대 대기업 근로자들의 평균 소득은 797만 원으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50대 근로자(341만 원)보다 2.3배 더 많았다. 이 같은 현실이 청년들로 하여금 중소기업 구직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상대적으로 노동조합 등의 힘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의 여파로 임금 상승 폭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며 “임금 격차가 벌어질수록 청년들이 열악한 처우를 이유로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중소기업은 일손 부족에 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의 소득 상승률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근로자들의 세전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3.3%(12만 원) 오른 375만 원이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을 웃돌며 실질 임금은 상승했지만, 증가율 자체는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2023년(2.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2024년에 최저임금 인상률이 2.5%로 낮았고, 소비자물가도 2.3% 오르는 데 그치면서, 근로자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보험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777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699만 원), 국제·외국기관(538만 원) 순이었다. 반면 숙박·음식업(188만 원)과 협회단체 및 개인서비스업(229만 원) 순서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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