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팀 모두 2승2패 죽음의 조… 伊, 에스프레소 향기로 생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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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에 커피머신 두고 즐겨
“피아자처럼… ” 콧수염 팀워크도
실점률 적은 쿠바-伊 8강 진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에 오른 이탈리아 선수들은 마이크 피아자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을 함께 기르며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타이중=AP 뉴시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에 오른 이탈리아 선수들은 마이크 피아자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을 함께 기르며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타이중=AP 뉴시스
0.029 차가 희비를 갈랐다.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이야기다. 결국 살아 남은 건 이탈리아였다.

이탈리아는 12일 대만 타이중의 저우지 구장에서 열린 A조 최종전에서 네덜란드를 7-1로 물리쳤다. 그러면서 A조에 속한 네덜란드 대만 이탈리아 파나마 쿠바가 모두 2승 2패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대회 규칙에 따라 승률이 같을 때는 먼저 팀 간 승자승 원칙에 따라 상위 팀을 가린다. A조는 모든 팀이 물고 물리는 바람에 이 기준은 의미가 없었다. 다음 기준은 실점을 수비에서 잡아낸 아웃카운트로 나눈 ‘최소 실점률’이다. 쿠바가 아웃카운트 108개를 잡아내는 동안 15실점에 그쳐 실점률 0.139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탈리아가 0.157로 네덜란드(0.186)에 0.029 앞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나마가 0.200으로 4위, 대만이 0.295로 5위였다.

이탈리아 대표팀 더그아웃에 마련된 에스프레소 머신. 이탈리아 선수들은 ‘커피의 나라’라는 자부심을 보이고 있다. MLB 화면 캡처
이탈리아 대표팀 더그아웃에 마련된 에스프레소 머신. 이탈리아 선수들은 ‘커피의 나라’라는 자부심을 보이고 있다. MLB 화면 캡처
만약 실점률까지 같았다면 자책점을 아웃카운트로 나눈 ‘자책점률’로 순위를 가렸을 거다. 이탈리아는 자책점률(0.139)에서도 쿠바(0.120)에 이어 2위였다. 자책점률도 같을 때는 팀 타율이 순위 기준이다.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팀 타율은 0.283으로 쿠바(0.319)와 대만(0.317)에 이어 조 3위였다. 만약 팀 타율까지 똑같을 때는 추첨을 통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현재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박찬호(50), 서재응(46)과 함께 배터리를 이뤘던 마이크 피아자(55)가 잡고 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2006년 초대 WBC 때 이탈리아 대표로 참가했던 피아자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 요청으로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회원인 피아자 감독이 MLB 전성기 시절처럼 콧수염을 기르면 팀에 좋은 에너지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대회 기간 이탈리아 더그아웃에 놓인 에스프레소 머신도 주목을 받았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종이컵과 설탕까지 갖춰 선수단이 경기 도중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피아자 감독은 “이탈리아 사람에게 커피는 물과 같다”며 “에스프레소를 종이컵에 마시는 건 신성모독과 같지만 대회 여건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16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안방팀 일본과 8강전을 치른다. 쿠바는 하루 앞선 15일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호주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승2패#커피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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