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반도체 규제’에 네덜란드-日 동참… 中 “태양광 기술 수출 제한” 맞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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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반도체 장비 中수출 제한 조치 강화
中, 태양광 웨이퍼 생산 97% 장악
기술수출 막아 美 공급망 타격 노려

중국이 자국 우위인 태양광발전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응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이 반도체, 태양광 등 미래 유망 산업의 공급망 구축을 놓고 서로 규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기술 수출입 관리 강화를 위한 ‘수출 제한·금지 기술 리스트’ 잠정 수정안을 발표하고 28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잠정 수정안에는 대형 태양광 웨이퍼를 비롯한 태양광발전용 웨이퍼 제조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웨이퍼는 폴리실리콘 기둥을 잘라 만든 얇은 판으로, 태양전지의 기초 소재다. 전 세계 태양광 웨이퍼의 9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이 태양광 웨이퍼 및 기술 수출을 막을 경우 미국 등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이 태양광 산업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IRA를 통해 태양광·풍력 부문에 300억 달러(약 36조8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업체 트리비움 차이나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태양광발전 업계는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의 성장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경쟁자들의 공급망 구축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하고, 조만간 미국과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관한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합의에 따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니콘에 수출 제한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 주요 생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가 대중 규제에 동참해야 수출 통제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 국가에 참여를 요구해 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미국#중국 반도체 규제#태양광 기술 수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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