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립언론 ‘메두자’ 불법화…‘反정부’ 언론·시민단체 탄압 가속화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27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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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 웹사이트 메인화면 갈무리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 웹사이트 메인화면 갈무리
러시아 당국이 26일(현지시간) 독립언론 ‘메두자’(Meduza)를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undesirable organisation)으로 지정했다. 전날 최장수 인권단체 ‘모스크바헬싱키그룹’(MHG) 해산 결정에 이은 조치다. 반(反) 러시아 단체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메두자는 “헌법 체계 기반과 러시아연방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취재 및 기사작성·배포뿐 아니라 소속 언론인과 협력도 전면 금지된다.

메두자는 ‘러시아가 메두자를 불법화했다’는 제하 기사를 통해 당국의 조치를 비판하며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두자는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는 중범죄 기소 위협 하에 자국 내에서 운영이 금지된다”며 “이 같은 단체에 가담하거나 협력하는 누구나 중범죄 기소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기사 보도를 위해 취재원과 대화해야 하는 언론인들에겐 심각한 제한”이라고 보도했다.

2014년 설립된 메두자는 러시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독립언론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옛 소련 전반을 보도한다.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본사를 두고 웹사이트를 통해 영어와 러시아판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반전·반정부 목소리를 내는 언론 및 시민 단체 통제의 일환으로 보인다. 의회는 지난해 3월 자국군에 대한 명예훼손 최대 5년형, 고의적 거짓정보 유포 최대 15년‘을 골자로하는 검열법을 통과시켰다.

특히 메두사에 관해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7월 메두자의 기사들이 엄격한 검열법 위반이라며 해당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메두자 외에도 언론 매체 최소 50곳이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됐다.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즈(iStories)·프로엑트(Proekt) 네덜란드 벨링켓(Bellingcat) 등이 있다.

로이터는 “지난 3월 검열법이 통과되면서 러시아 당국은 메두자를 포함한 수십개 웹사이트 접근 차단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며 “수십개 러시아 및 국제 뉴스 매체들이 조국을 떠나도록 자극했다”고 전했다.

한편 모스크바 법원은 전날 자국 내 가장 오래된 인권단체 MHG에 대해서도 해산 결정을 내렸다. 2021년 12월28일 최대 인권단체 메모리알 해산에 이은 조치다. 메모리알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시민자유센터(CCL)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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