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후변화 대응하려면 지속가능 제품-브랜드로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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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손,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 공개

기후위기에 대한 세계인의 생각을 잘 보여주는 방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프린터 및 프로젝터 제작업체인 세이코 엡손(이하 엡손)이 세계 28개국 2만6205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 기후현실 바로미터(Climate Reality Barometer)’ 조사가 그것이다. 같은 조사는 지난해에도 실시됐다.

소비자들은 기후위기(20%)를 경제 안정화(22%)나 물가 상승(21%)과 비슷한 수준의 관심사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기후재앙 우려가 비관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2021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6%가 ‘자신은 평생 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답했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같은 답변이 48%로 2%포인트 늘었다.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기후위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주요 7개국(G7) 응답자는 미국(39.4%), 캐나다(36.6%), 영국(28.4%), 이탈리아(25.2%), 독일(23.8%), 프랑스(22.5%), 일본(10.4%) 순으로 세계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거나 개발이 진행 중인 인도(78.3%), 중국(76.2%), 케냐(76%), 필리핀(71.9%), 멕시코(66%), 인도네시아(62.6%)는 낙관적이었다.

이 같은 인식과는 별도로 많은 소비자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사용을 전환했거나 사용을 고려 중이라는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86.4%로 지난해보다 4%포인트 늘었다. 이 중 1년 이상 지속가능한 제품을 사용 중인 소비자는 27%였다. 지속가능성이 없는 브랜드를 불매하거나 피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63%였고, 이 중 16%는 1년 이상 불매 중이라고 답했다.

엡손글로벌이 개발한 사무용 제지 시스템 ‘페이퍼랩’. 헌 종이를 넣으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두께의 새 종이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활용 기기다. 아직은 일본 내에서만 상용화돼 있다. 엡손 제공
엡손글로벌이 개발한 사무용 제지 시스템 ‘페이퍼랩’. 헌 종이를 넣으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두께의 새 종이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활용 기기다. 아직은 일본 내에서만 상용화돼 있다. 엡손 제공
1009명의 한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7월 29일∼8월 4일 온라인)에서는 응답자의 26.9%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기후위기를 꼽았다. 반면 응답자의 33.2%는 자신의 일생 동안에는 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2021년의 24.9%에 비해 8.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특히 25∼34세 응답자의 37.8%가 기후위기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다만 한국 소비자들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걷기 또는 자전거 타기(61.4%), 재활용 습관 개선(59.8%),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55.4%) 등을 실천하고 있었다.

엡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기업의 지속가능한 기술개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 다각적인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다. 엡손 유럽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헤닝 올손은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엡손은 자사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솔루션 마련에 집중할 것이며, 이는 많은 소비자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가와 야스노리(小川恭範) 세이코 엡손 대표는 “엡손의 기업 목표는 더 나은 삶과 지구를 만드는 데 있다”며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 엡손은 2030년까지 친환경 기술 개발에 1조 원을 투입하고 2023년까지는 그룹 전체 RE100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100은 기업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실제로 한국엡손은 문서 출력 시 열을 사용하지 않는 ‘히트프리(Heat-Free)’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프린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 기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엡손 글로벌은 소모품에 의한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 헌 종이를 새 종이로 재활용할 수 있는 사무용 제지 시스템 ‘페이퍼랩(PaperLab)’이 대표적인 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일본에서 상용화돼 약 20개 회사에서 사용 중이다.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엡손#기후위기#지속가능 제품#페이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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