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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십자가의 길’ 걸으며 예수의 고난 떠올려

입력 2022-12-06 03:00업데이트 2022-12-0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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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지를 가다]〈하〉예수의 탄생에서 마지막까지
유대교 국가지만 크리스마스트리도
이슬람 신자도 “선지자 예수 공부”
예루살렘 예수무덤교회를 찾은 순례객들이 예수의 시신을 아마포로 감싼 것으로 알려진 곳에서 그 흔적을 어루만지고 있다. 예루살렘=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예루살렘 예수무덤교회를 찾은 순례객들이 예수의 시신을 아마포로 감싼 것으로 알려진 곳에서 그 흔적을 어루만지고 있다. 예루살렘=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 옆 광장에서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열렸다. 매년 200만 명 이상의 순례객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이스라엘에서 지낸다. 예수를 메시아로 여기지 않는 유대교의 나라에서 대형 트리의 화려한 불빛이 켜지는 이유다.

현지에서 만난 이스라엘 관광부 피니 샤니 수석차관보는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이스라엘은 주변 강대국에 영향을 받은 역사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종교에 관계없이 이스라엘을 찾는 순례객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성지순례는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에서 성장기를 보낸 나사렛,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였다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사역이 이뤄진 갈릴리 호수, 요단강 세례 터, 죽음과 부활로 이어지는 예루살렘의 행적을 따라 이어졌다.

순례에 동행한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는 “예수님은 우리를 용서하고 구원하기 위해 베들레헴의 가장 낮은 말구유에 몸을 뉘셨다”며 “예수님을 다시 만나기 위해 한국 교회는 더욱 낮추고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예수가 가까운 갈릴리가 아니라 며칠 거리에 있는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전은 세속화, 제사장의 서열화가 극심해 타락의 온상이었다. 이를 비판한 세례 요한 등 여러 선지자는 광야로 나와 기도하며 메시아를 갈망했다.

1일 여리고 평지를 지나 도착한 요단강 세례 터는 요르단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다. 국경 감시소에 이어 지뢰가 묻혀 있어 휴전선을 연상시키는 철책 길이 나왔다. 이곳의 요단강은 10여 m 거리의 요르단 쪽 순례객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강폭이 좁고 수심은 낮다. 마침 하얀색 옷으로 갈아입은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의 세례 의식이 진행됐다. 몸 전체를 강물에 담그고 나온 이들의 얼굴에서는 편안하고 행복한 미소가 감돌았다. 이강근 유대학연구소장은 “세례 요한은 예수를 광야의 선지자들에게 소개하고 다시 함께 이곳 세례 터를 찾았을 것”이라고 했다.



2일 찾은 예루살렘에는 예수의 죽음과 고난, 부활을 알리는 여러 공간이 존재했다. 그 흔적을 찾은 이들의 눈물과 놀라움, 기쁨의 감탄사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미국인 제임스 조지프 씨는 예수가 고난의 십자가를 멘 ‘십자가의 길’에서 14년째 옛날 옷에 맨발로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 그는 “예수가 보여준 헌신과 사랑의 삶을 기억하며 매일 걸을 뿐”이라고 말했다.

감람산 기슭 예수승천교회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신자 모두 찾는 곳이다. 이 교회의 천장은 원래 예수의 승천을 기념하기 위해 건축됐기 때문에 열려 있었지만 나중에 이슬람식 둥그런 지붕이 덮였다. 이곳에서 만난 이슬람교 순례객의 말은 종교 갈등이 극심한 요즘, 의미심장하게 와닿았다. “예수는 이슬람교의 선지자 중 한 분이기도 하다.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베들레헴·예루살렘=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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