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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학생부에 ‘교권침해’ 기록, 무차별 낙인찍기는 자제해야

입력 2022-11-30 00:00업데이트 2022-11-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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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대한 교권 침해를 한 학생의 징계 기록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담은 교권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전학이나 퇴학 처분을 받은 정도의 교권 침해 기록은 학생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대대적인 교권 보호대책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초중고교 현장에서는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학생이 교사에게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가하거나 교사를 몰래 촬영하다 걸려 교권보호위원회에 불려 가는 일이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2500건이 넘는다. 수업 중에 교단 위에 드러눕는 등 소란을 피우는 경우도 있다. 교권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는 행위지만 학생 인권을 중시하는 분위기여서 엄격히 제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해 학생부에 징계 기록까지 남겨야 하는지는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는 초중고교 생활 전반에 관한 기록으로 진학은 물론이고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어린 시절의 잘못을 장래의 걸림돌로 남겨두는 일은 배움과 성장의 가능성을 외면하는 비교육적 낙인찍기가 될 수 있다. 학생부 기재라는 벌칙이 교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학교폭력 이력을 학생부에 기재토록 한 후로도 학교폭력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권 보호를 위한 다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의 대책에는 문제 학생을 즉시 분리하거나 출석을 못 하게 하고, 특별교육을 받게 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국회에는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문제 학생을 교실에서 퇴장시키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학생의 인권침해 소지가 적은 방법부터 적용해 가는 것이 맞는 순서다.

교권을 경시하는 풍조는 학교보다 학원을 중시하는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 쉬운 처벌에 의존하기보다 어렵지만 공교육 정상화에 힘써야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교사의 권위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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