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1000개의 스타트업 키워 상위 10대 대학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내 최초 ‘창업대학’ 출범 가천대… 이길여 총장-장대익 학장 공동인터뷰
구글, 애플 등 창업주 20대에 일궈… 일론 머스크 되고 싶다면 지원할 것
‘창업학기제’ 통해 학점으로 인정… 최대 1억5000만원 창업지원금
업계 전문가와 직접 교류해 협업… 기업가 정신 가르쳐 리더로 키울 것

이길여 가천대 총장(왼쪽 사진)과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장이 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가천대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가천대는 9월 국내 최초로 창업대학을 별도의 단과대로 신설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1000개의 스타트업을 새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길여 가천대 총장(왼쪽 사진)과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장이 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가천대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가천대는 9월 국내 최초로 창업대학을 별도의 단과대로 신설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1000개의 스타트업을 새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가천대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1000개의 스타트업이 태어날 겁니다. 창업대학을 필두로 어느 대학도 실험해보지 못한 길을 가겠습니다.”

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가천대에서 만난 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이 총장은 “창업대학 설립을 계기로 가천대를 한국의 상위 10대 대학으로 만들 것”이라며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가면 1등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9월 국내 처음으로 창업대학을 만든 이 총장과 창업대학 초대 학장으로 부임한 장대익 석좌교수를 함께 만났다.

―창업대학을 신설한 배경이 궁금하다.

“지금 세상을 바꾸고 있는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의 기업은 창업주가 대부분 20대 때 기업을 세웠다. 20대의 총명과 영감을 살리면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고, 나라와 인류의 진로까지 바꿀 수 있다. 창업대학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틀에 박힌 삶을 선호하지 않는 MZ세대 중에는 창업을 하길 원하는 학생이 많다. 그러나 지금 대학은 이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대학은 학생들이 원하는 걸 가르치고 꿈을 이루도록 해줘야 한다. 일론 머스크가 되고 싶다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다.”(이 총장)

―서울대에 재직하던 장대익 교수를 초대 창업대학장으로 영입했다.

“장 교수는 인간 본성을 연구하는 과학철학자다.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공감,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다. 스스로 창업을 한 경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초대 창업대학장으로 적임자라 생각했다.”(이 총장)

단독인터뷰/사진보완=중후반] 스타트업의 중심지인 판교와 가까운 것을 장점으로 삼아 혁신적인 대학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이길여 총장. 성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가천대가 통합 이후 10년 동안 적지 않은 성장을 했는데 그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단계를 생각한다는 데서 진심을 느꼈다. 큰 고민 없이 이직 제안을 받은 지 2주 만에 결정했다. 서울대에 있을 때보다 더 가슴 뛰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다.”(장 학장)

―창업대학 학생 선발은 어떻게 하나.

“창업대학은 다른 전공처럼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3학기 이상 이수한 가천대 학생 중 서류평가와 인터뷰 등의 절차를 거쳐 3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1기 모집에는 120명이 몰려 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이 총장)

―창업대학에 선발된 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받게 되나.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창업학기제’로 스타트업 창업 프로젝트, 기업가 정신 등 6과목 18학점을 이수한다. 이 학생들 중에 실제로 창업할 학생을 선발하는데, 한 학기에 최대 1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학교로부터 창업 지원을 받는 학생들은 학기당 최대 12학점을 3학기까지 ‘창업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이 총장)

“기존 대학에서도 학생이 창업하면 학교에서 창업지원단을 통해 투자와 지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는 창업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됐다.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창업을 하면 졸업하기가 힘들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하지만 창업대학에 들어와 실제 창업 지원을 받게 되면 휴학 부담 없이 학생들은 창업 후 회사를 운영하면서 졸업할 수 있게 된다. 이건 기존 학사 운영의 틀을 깬 혁신이다.”(장 학장)

―학생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는 어떤 게 있나.

“창업 지원 대상으로 선발되면 최대 1억5000만 원의 지원금을 준다. 창업대학만을 위한 공간도 만들었다. 올해 초 준공한 인공지능(AI) 공학관 6층(약 2560m²) 전체를 미래형 창업 전용 공간인 ‘코코네스쿨’로 조성했다. 창업대학 수업도 여기서 진행된다. 앞으로 스타트업도 입주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업계 전문가와 자유롭게 교류하고,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장 학장)

“창업대학 설립에는 가천대 동문인 천양현 코코네 회장이 큰 힘을 보탰다. 천 회장은 한게임재팬, NHN재팬 대표를 지내고 2008년 아바타 기반의 콘텐츠 기업인 코코네를 설립한 인물이다. 천 회장이 창업 지원을 할 대학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가 욕심내서 잡았다. 천 회장이 모교 후배들을 위해 창업지원금 명목의 2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코코네스쿨 조성비 30억 원도 기부했다.”(이 총장)

―국내 대학가에서 가천대의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대학이 대기업이라면 가천대는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의 중심지인 판교와 인접한 것도 큰 장점이다. 가천대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대학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장 학장)

“우리가 대학의 틀을 바꾸고 있다. ‘남들보다 잘한다’는 건 혁신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지. 학생들이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을 배우고 졸업한다면 그 자체로도 한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것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가천대에서 성장해 세상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이 총장)


성남=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스타트업#상위 10대 대학#창업대학#가천대#공동인터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