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기차 美판매 3분기 33% 급감… IRA 대응 놓고 여야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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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정감사]
산자위 국감서 타격 현실화 논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관련 질의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2022.10.4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관련 질의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2022.10.4 사진공동취재단
4일 국정감사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초기 대응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정부의 뒤늦은 대처로 국내 산업계가 피해를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미국 기업들조차 갑작스럽게 추진된 법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야당의 공세를 맞받아쳤다.
○ 야당 “초기 대응 실패” vs 여당 “한국만 몰랐던 건 아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우선 IRA 법안 인지 시점부터 파고들었다. 7월 27일 미국 IRA 법안 초안이 공개됐는데도 정부가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IRA의 전신인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이 나왔을 때부터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면서 구체적 인지 시점을 물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월 초 주미 대사관에서 연락을 받았고, 4일 (IRA 내용이) 도착했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8월 4일 주미 대사관에서 외교부로 IRA상 전기차 세액공제 개편안 관련 전문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법은 8월 16일 발효됐다.

국내 산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올 사안임에도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8월 초) 윤석열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통화할 때도 IRA 관련 언급이 없었는데 그 전에 대통령에게 (IRA 관련) 보고를 했나”고 묻자 이 장관은 “보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데 장관이 뛰었어야 했다”고 질책했다.

민주당의 김성환, 양이원영, 김한정 의원 등은 산업부가 피해액 추산을 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이 장관은 “광물 조건(배터리 내 핵심 광물 채굴·가공 지역 기준)이 나오기 전이라 추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IRA가 갑작스럽게 추진된 법안이라며 반박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IRA 법안 통과는 비밀리에 진행됐다”며 “미국 의회와 자동차 회사, 언론도 ‘쇼크’라고 하는데 한국만 몰랐다고 하는 건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 문제를 놓고) ‘조문 참사’라고 하는 것만큼 어이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 현대차·기아 3분기 전기차 판매량 전 분기보다 33% 줄어
공영운(왼쪽)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 시작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공영운(왼쪽)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 시작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산자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공영운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2025년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이 완공돼도 생산 최적화와 유통망 구축 등에 추가적으로 2∼3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여러 변수를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그때까지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3분기(7∼9월)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1만2577대에 그쳤다. 1분기(1∼3월)와 2분기(4∼6월)에 각각 1만5724대와 1만8794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이 33%나 줄어든 것이다. 9월 들어 판매량은 더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는 2분기 1660대에서 3분기 6657대로 4배로 늘어났다.

다만 9월 판매량의 경우 IRA 시행 전 계약된 물량이 실제 인도된 게 대부분이어서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정감사#ira#현대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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