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12년만에 ‘전략 개념’ 바꾼다…러는 ‘적’으로 中은 ‘잠재적 위협’ 명시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6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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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달 말로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12년 만에 새로운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을 채택할 예정이다. 서방 군사 동맹은 신냉전과 강대국의 귀환 등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 중국 및 러시아를 잠재적 위협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나토에 따르면 정상회의는 이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급한 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새로운 개략 개념을 승인하는 것이 목표다.

논의의 중심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될 것이지만, 무엇보다 10여 년 만에 새롭게 채택하는 ‘전략 개념’에 담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외에 터키가 승인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문제도 다뤄질 예정이다.

나토의 ‘전략 개념’은 이 군사 동맹의 핵심 문서다. 나토의 가치와 목적, 임무를 재확인한다. 나토는 전략 개념에 대해 “동맹이 직면한 안보 문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나토의 정치·군사적 과제를 제시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략 개념은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해 정기적으로 검토, 업데이트한다. 냉전 종식 후 약 10년 마다 업데이트했다.

이번에 채택하는 전략 개념은 탈냉전 후 4번째다. 마지막 버전은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전략 개념을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나토는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새 전략 개념을 짜기로 합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마드리드 전략 개념은 새로운 안보 환경을 반영하고, 우리의 가치를 다시 다짐하며, 우리의 단합을 재확인함으로써 우리 동맹이 미래에 적합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략 개념에서 주목할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처음 명시하고,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에서 전략적 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번 전략 개념에선 러시아를 이전 ‘잠재적인 전략적 파트너’(potential strategic partner)가 아닌 ‘전략적 적’(strategic adversary)으로 간주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에 대해선 대서양 동맹에 대한 ‘잠재적 위협’(potential threats)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줄리앤 스미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일 “새로운 전략 개념은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내용을 처음으로 담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은 이번 전략 개념이 신냉전과 강대국의 귀환이란 안보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리스본 전략 개념’은 이른바 집단 방어와 위기 관리, 협력 안보 등 3대 핵심 과제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다. 1999년 미 워싱턴에서 채택했던 전략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냉전 이후 러시아와 같은 과거의 적이나 중국과 같은 신흥 강대국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 통합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했던 시절이다.

그만큼 집단 방어나 억지력의 중요성이 덜했단 의미다. 냉전 시대 이후 서방의 군사 기술 우위에 비춰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2008년과 2014년 남오세티야, 크름반도 병합, 그리고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과거 강대국 간 경쟁 시대가 돌아왔다. 중국의 전략적 부상과 중·러 유대 강화도 안보 지형을 바꾸고 있다.

여기에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중심축 전환도 나토가 대응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루이스 시몬 스페인 엘카노 왕립연구원의 브뤼셀 책임자인 루이스 시몬 교수는 “중국의 전략적 부상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세계에서 나토 동맹은 안보에 대해 보다 글로벌한 접근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러 관계의 진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하는 미국의 필요성, 그리고 그것이 나토와 유럽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럽과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미국의 힘에 크게 좌우되고 이 두 지역이 계속 미국의 국방 자원에 상당한 압력을 계속 행사하는 한 그들의 동맹과 억지 구조는 서로 얽혀 있을 것”이라며 “이는 나토와 아시아·태평양 주요 파트너들, 즉 일본과 호주, 한국, 뉴질랜드 간 정치적·군사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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