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신기한 ‘코내기’들… “유튜브로 응원 배워왔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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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2년만에 대면 행사 재개… 복학생 선배들에 MT 조언도 구해
‘비대면 수업’탓 학습 부족 학생… 전공 교과 익히려 학원 다니기도

“얼마 만인가” 축제 즐기는 대학생들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봄 축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날 고려대에서는 응원단 주최 축제 ‘입실렌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2019년 이후 중단된 지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 기간 입학한 일부 학생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응원을 미리 연습하기도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얼마 만인가” 축제 즐기는 대학생들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봄 축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날 고려대에서는 응원단 주최 축제 ‘입실렌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2019년 이후 중단된 지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 기간 입학한 일부 학생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응원을 미리 연습하기도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축제의 핵심인 응원도 모르면 잘 놀지 못할 것 같아 늦게나마 유튜브로 배우고 왔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중단됐던 고려대 응원제 ‘입실렌티’가 27일 3년 만에 열린 가운데 서울 성북구 고려대 교정에서 만난 엄모 씨(20)는 들뜬 기색으로 이같이 말했다.

23일부터 시작된 축제 ‘대동제’에 이어 이날 입실렌티가 열리자 고려대 녹지운동장은 응원단장의 선창을 따라 구호를 외치는 한편 어깨동무를 하고 함성을 지르는 학생들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비대면 수업과 거리 두기가 지속되면서 선배들로부터 학교 응원을 배우지 못했다. 이 대학에 2021년 입학한 엄 씨는 “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저녁마다 동아리실에서 부원들과 예전 축제의 영상을 보며 따라 연습했다”고 했다.
○ “유튜브로 대학 문화 배워요”
대학가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차츰 되찾아가는 가운데 입학 뒤에도 대면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던 20∼22학번 ‘코내기’(코로나19+새내기·코로나19 사태 기간 입학한 신입생)들이 적응을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 선배들과 교류하며 자연스레 터득했던 문화를 뒤늦게 익히는가 하면 재개된 대면 수업을 따라잡기 위해 전공 관련 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단절됐던 대학 문화를 유튜브가 이어주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등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동아리 활동과 선후배 교류가 위축된 결과 ‘직접 전수’는 끊어졌지만 영상은 남아 있는 덕이다. 축제에 참가한 고려대 21학번 이모 씨(22)는 “코로나19 탓에 친한 선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영상으로 응원을 배웠다”면서 “동작을 제대로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제야 학교의 전통을 잇는다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 복학생 선배에게 MT 준비 묻기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문화를 경험한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서울대 21학번 이모 씨(22)는 올해 입학한 새내기를 위한 멤버십 트레이닝(MT)을 최근 기획하면서 4학년 선배의 도움을 받았다. MT를 한 번도 다녀오지 않은 탓에 도움이 절실했던 것. 이 씨는 2019년도 MT를 준비했던 선배로부터 숙소 예약, 교통편, 식사 준비, 레크리에이션 등의 요령을 전수받아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선배들은 반갑다는 반응이다. 연세대 19학번 유진우 씨(22)는 “군 전역 뒤 복학하면 후배들과 교류가 없을 줄 알았는데 학교생활을 묻는 것이 반갑다”고 했다. 고려대 19학번 한모 씨(23)는 “후배에게 대학생활에 관해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동안은 교류가 끊겨 안타까웠다”고 했다.
○ 전공 수업 따라가려 학원 다니기도
전공 공부에 부담을 느끼고 학원에 등록하는 ‘코내기’들도 부쩍 늘었다. 2021년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에 입학한 전모 씨(21)는 최근 아랍어 학원에 등록했다. 전 씨는 “아랍어를 잘 모르는 상태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수업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니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가 부담스러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21학번 A 씨(22)도 지난달부터 프랑스 어학원에 다닌다. A 씨는 “비대면 수업 때 질문하기가 쉽지 않아 이해가 어려웠다”며 “대면 강의가 본격화되기 전 최대한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축제#코내기#대학생들#응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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