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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우크라 침공 90일째… 돈바스, 2차대전 후 최대 격전 중

입력 2022-05-25 17:42업데이트 2022-05-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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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90일째로 장기화되면서 24일(현지 시간)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동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전투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돈바스 공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전개된 최대 규모 공격”이라며 서방에 장거리포와 탱크 등 추가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 돈바스 전투 본격화…2차대전 후 최대 규모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4일 동부 돈바스 내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일대에 전투기, 다연장 로켓포, 미사일 등을 동원해 총공세를 폈다. 특히 도네츠크 내 거점인 리시찬스크와 바흐무트, 루한스크의 주요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였다. 돈바스 내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이들 지역 근처로 우크라이나군 주요 보급로가 통과하고 있어 군수 보급로 등 서방의 지원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을 빼앗기면 중요 보급로와 서방 지원을 끊기고, 루한스크 전체가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참호를 이용한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이 가장 활발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동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이날 민간인 14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은 발표했다. 또 돈바스 내 우크라이나 군부대의 탄약, 연료 등이 점차 떨어져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내 러시아군의 공세에 맞서 미군에서 공수받은 신무기를 전면 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탱크를 공격하는 핵심 무기로 미국이 지원한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을 주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사거리가 짧아 평지가 많은 돈바스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게 어렵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둘러싼 러시아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에서 지원받은 M777 곡사포(왼쪽),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등 최신 무기를 전면 배치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캡처


이에 따라 사거리가 길고 화력이 보다 강한 M777 곡사포, 최첨단 무기인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를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두 무기 모두 미군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 도입됐다.
● 마리우폴 건물 잔해에서 시신 200구 발견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민간인 희생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고층 건물 잔해에서 20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인 페트로 안드리우시첸코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시신들은 건물 지하실에서 부패가 진행된 상태“라며 러시아군이 집단 학살 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세계적 식량 위기도 가속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농업 수출 대국이다. 농경지 면적이 약 42만 km²로 한반도(약 22만 km²)의 2배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의 10%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5위 수출국이다.

보리는 전 세계 생산량의 12%, 옥수수는 15%를 생산해 수출량이 각각 세계 3위와 4위다.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한 밀, 옥수수 등 곡물은 흑해를 거쳐 전 세계로 수출된다. 그러나 남부 오데사, 마리우폴 등 흑해 일대 주요 항구도시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특히 러시아군이 항구를 봉쇄하면서 해외 수출을 위한 공급망이 붕괴됐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공급망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대표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인정을 베풀어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를 해제함으로써 전 세계 어린이들이 기아에 빠지는 것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전 세계 3억25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다. 43개국의 4900만 명이 굶는 등 전 세계는 식량 위기“라고 강조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트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도 이날 전화 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봉쇄로 수출이 막힌 우크라이나 곡물을 반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은 시한에 ¤기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내 나치즘을 완전히 추방할 때 까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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