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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제|자동차

현대차그룹 美 전기차 전용 공장, 국내 연관산업 성장 기대

입력 2022-05-21 12:08업데이트 2022-05-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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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이 협약식에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체계 구축에 총 6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왼쪽)과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오른쪽)이 투자협약에 서명후 악수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20일(현지시간)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미국 내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미 투자는 미국 정부의 고강도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톱티어 전기차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동시에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국내 광범위한 연관산업의 성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해외 완성차 생산은 현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그 결과가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형성해 왔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된 2005년의 직전연도인 2004년 대비 2021년 양사의 국내 완성차 생산은 12%, 완성차 수출액은 79%, 국내 고용은 26%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279%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은 ‘제 2의 앨라배마 효과’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2005년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큰 폭으로 증대되고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진출도 활성화됐다.

○ 현대차그룹 美 전기차 전용 공장, 국내 연관산업 성장 기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은 현지의 긍정 여론을 형성하고 고객 니즈를 신속하게 반영해 브랜드 신뢰도 제고는 물론, 판매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궁극적으로 현지 공장과 함께 미국 제품 공급을 담당하는 국내 공장의 대미 전기차 수출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 건설 이후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했다. 공장 가동 이전인 2004년 연간 70만대에도 못 미쳤던 양사의 미국 내 판매량은 2021년 149만대로 2배 이상 늘었다. 2021년 국내 판매량(126만대)보다 월등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첫 생산 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은 관세 등 유무형 장벽의 실질적 해소와 함께 미국 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이끌며 현지 판매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국내 완성차 수출액도 증가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등 고급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며 2004년 91억8000만달러였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해 140억달러로 52%나 늘었다.

미국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전환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한 미국 전기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전기차 부품의 국내 생산과 대미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앨라배마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에 머물던 중소 부품업체들에게 미국 진출의 길이 열렸다. 현재 40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대차·기아는 물론 현지 글로벌 메이커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도어트림을 공급하는 한일이화는 지난해 현지 공장을 통해 2812억 원, 헤드라이너와 인슐레이터를 생산하는 대한솔루션은 4699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전체 수출액도 2004년 11억7500만달러에서 지난해 69억1,00만달러로 6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은 국내 설비업체들의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현대차그룹은 공장의 뼈대인 생산설비의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공급받는다.

구체적으로 차체 프레스부터 컨베이어, 용접 로봇, 차체 조립 및 운반 관련 주요 설비들뿐만 아니라 프레스에 장착되는 차체 금형도 국내에서 조달된다.

○ 현대차·기아 해외 거점들, 국내 생산·수출액·고용 증대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글로벌 시장에 전략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동시에 해외 공장들이 글로벌 판매 신장을 이끌면서 국내 공장의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해외 생산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과 수출액, 고용을 증가시켰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5년을 기준으로 직전 해인 2004년 현대차·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302만대를 생산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12.1% 증가한 수치다.

수출금액 증가폭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2004년 203억6000만달러였던 현대차·기아 수출액은 지난해 363억8000만달러로 79% 확대됐다.

국내 고용도 탄력을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양사 직원수는 2만2000명 늘었다. 2004년 8만5470명에서 지난해 10만7483명으로 26% 높아졌다.

국내의 연구개발 기능 강화로 2007년 5931명이었던 국내 현대차 연구직 인원은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국산 부품의 해외 수출 증가와 부품 협력업체의 글로벌화도 눈에 띈다.

2004년 국내 자동차 부품의 수출액은 60억17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4배가량 증가한 227억7600만달러의 부품을 수출했다.

또한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 그 결과 협력업체 평균 매출액은 2004년 979억 원에서 2020년 3196억 원으로 3.3배, 자산규모는 702억 원에서 2612억 원으로 3.7배 늘었다.

○ 美투자, 전기차 톱티어 도약을 위한 전략적 결정

미국은 친환경 정책을 뒷받침할 전기차 보급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하며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설비 50만기를 설치하고 전기 스쿨버스를 포함한 저공해 버스를 대대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월에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0%를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로만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이러한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뒷받침되며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5만대 규모에서 2025년 203만대, 2030년에는 602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2년형 차량부터 기업 평균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 2026년형 신형 자동차부터는 2021년보다 약 33% 높아진 연비 기준을 적용한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는 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필연적으로 늘려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은 ‘바이 아메리칸’ 정책도 밀어붙이며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판매에 유리한 구도를 준비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약 44만대에 달하는 정부기관의 공용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현지 생산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60%로 상향하며 2029년까지 75%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세액 공제도 미국산 차와 수입차에 다른 기준을 적용해 자국산 차가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 정책에 부응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내 전기차 관련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먼저 GM은 미국 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디트로이트 햄트랙공장을 ‘팩토리제로’로 이름을 바꾸고 22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전기 트럭 생산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 4개의 제조시설에 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는 26억달러를 투입해 랜싱에 새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건설한다.

포드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올해부터 전기 픽업트럭 F-150을 생산하고 있으며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대규모 전기차 조립 공장과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폴크스바겐도 북미 전기차 생산 및 R&D 현지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에서 수입 판매하던 ID.4를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배터리셀 현지 생산도 검토한다. 또한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의 주요 설계 및 엔지니어링 책임을 미국 지사에 이관해 향후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2025년 가동 예정인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한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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