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6개 크기 대구첨단물류센터…쿠팡, ‘쿠세권’ 전국으로 넓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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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서 1조4000억원 조달
비수도권 인프라 확장에 투자
“충청 이남 아우르는 거점 삼을 것
현지 업체 참여로 지역경제 활성화”

쿠팡이 내년 국내 최대 물류센터인 대구첨단물류센터(대구FC)를 가동하고 로켓배송(익일 배송) 가능 지역인 ‘쿠세권’(쿠팡+역세권) 전국화에 나선다. 수도권과 광역시 등 일부 대도시에서만 가능했던 ‘밤 12시 주문, 내일 도착’ 서비스가 남부권 중소도시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4일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대구FC 준공식을 열고 비수도권 거점 물류센터 가동 계획을 밝혔다. 총 3200억 원 이상이 투자된 대구FC 규모는 축구장 46개 크기와 맞먹는다. 연면적 33만 m²(약 10만 평)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다. 인천, 고양, 동탄 등 기존 쿠팡 FC 중에서 가장 크고, 단일 물류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다. 다음 달부터 물류설비 테스트를 거쳐 내년 하반기(7∼12월)에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쿠팡이 대구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지은 건 ‘전국구 새벽배송’을 위한 포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날 주문한 생필품을 다음 날 문 앞에서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한정된 인프라 탓에 주로 수도권에서 가능했다. 쿠팡은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 100여 개 물류센터(지난해 말 기준)를 가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이나 신도시를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쿠세권 확장이 더디게 진행됐다. 물류센터 한 곳당 평균 1000억∼2000억 원 정도가 들어가는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물류센터 투자 비용은 쿠팡이 지난해 3월 미국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에서 나왔다. 쿠팡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로 대부분 물류센터 건립에 쓰였다. 쿠팡은 충북 청주, 전북 완주, 경남 창원, 부산 등과 1조 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쿠팡이 1년간 지은 물류센터 총면적은 140만 m²에 이른다.

쿠팡은 대구FC를 충청 이남의 남부권을 아우르는 전국 로켓배송의 핵심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새벽배송 주문은 수도권은 밤 12시, 비수도권은 이른 저녁에 마감된다. 다른 배송업체에 위탁하는 지역은 이틀 이상 걸리는 곳도 있다. 비수도권의 주문 가능 시간을 수도권처럼 늦추고 배송 가능 품목도 확 늘리겠다는 게 쿠팡의 목표다.

물류센터는 지역 경제 활성화도 이끈다. 쿠팡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시작된 대구FC 건립 공사에서 대구지역 업체 참여율은 76%에 달했다. 대구FC 가동으로 생기는 2500개 이상의 일자리 역시 여성과 중장년층 등 지역민을 우선 고용하기로 했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FC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물류센터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권역을 확장해 지역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쿠팡#대구#쿠세권#로켓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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